남들 다 하는 분석 같은 것 말고 아무도 안 할 것 같은 것을 해 보자는 마음에 지난 2016년 테러방지법안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국회의원 38명의 이번 총선 결과를 점검해 보았다.

일단 결과는 다음과 같다.(발언 순서) 생각보다 컷오프와 경선 패배 등으로 불출마한 사람이 꽤 된다.

김광진(더)-불출마(낙천)
문병호(국)-낙선(부평갑)
은수미(더)-낙선(성남중원)
박원석(정)-낙선(수원정)
유승희(더)-당선(성북갑)
최민희(더)-낙선(남양주병)
김제남(정)-사퇴(은평을)
신경민(더)-당선(영등포을)
강기정(더)-불출마(컷오프)
김경협(더)-당선(원미갑)
서기호(정)-불출마(선언)
김  현(더)-불출마(컷오프)
김용익(더)-불출마(선언)
배재정(더)-낙선(사상)
전순옥(더)-불출마(낙천)
추미애(더)-당선(광진을)
정청래(더)-불출마(컷오프)
진선미(더)-당선(강동갑)
최규성(더)-불출마(컷오프)
오제세(더)-당선(서원)
박혜자(더)-불출마(낙천)
권은희(국)-당선(광산을)
이학영(더)-당선(군포을)
홍종학(더)-불출마(선언)
서영교(더)-당선(중랑갑)
최원식(국)-낙선(계양을)
홍익표(더)-당선(중성동갑)
이언주(더)-당선(광명을)
전정희(더/국)-불출마(컷오프)
임수경(더)-불출마(컷오프)
안민석(더)-당선(오산)
김기준(더)-불출마(낙천)
김관영(국)-당선(군산)
박영선(더)-당선(구로을)
주승용(국)-당선(여수을)
정진후(정)-낙선(동안을)
심상정(정)-당선(고양갑)
이종걸(더)-당선(만안)

종합하면 참여 의원 총 38명 가운데
당선 17명, 낙선 7명, 사퇴 1명, 불출마13명으로 당선율은 44.7%다.
불출마/사퇴 제외 시 당선율은 70.8%다.

필리버스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도 많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것만으로 의정 평가를 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만, 적어도 국회의원이 일한다는 것을 보여 준 이들인 만큼 20대 국회에서도 뭔가 보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Posted by Enits
,

나신부님의 은경축 이야기에 은경축이 silver jubilee라는 것, 수품 50주년은 금경축이고 gold jubilee라는 것은 아는데 그보다 상급(?)인 diamond jubilee는 뭐라 번역하는지 궁금했다.

다이아몬드를 금강석이라고 하니 금강경축? 이런 말은 들어본 적 없다.

그런데 은경축이 25주년, 금경축이 50주년이라 diamond jubilee는 75주년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60주년이다. 그래 성인+75주년이라는 것은 거의 100세가 넘어가는 것이긴 하지. 몇 년 전에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의 diamond jubilee 기념 공연에서 브라이언 메이가 버킹엄 궁전 옥상에서 간지폭풍을 날리던 것도 기억났다.

참고로 70주년은 platinum jubilee란다. 그럼 80주년은? 40주년이 ruby jubilee라는 것, 100주년은 centenary라는 것만 알아냈다. 궁금해! 80주년!

Posted by Enits
,

어쩌다 라이코스 아이디를 네이트온 아이디로 썼는데, 그간 라이코스 코리아도 망해서 네이트에 합병되고, 뭐 네이트도 망한 바나 진배 없고.... 등등 하다가
결국 오늘 부로 라이코스 코리아 계정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네이트에 합병된 건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고 다 사라지거는구나... 언젠가 엠팔도 사라지려나....

Posted by Enits
,

예전에 시골의 본가에 가다가 뭔가 확 튀어나오는 바람에 급정거했었다. 다행인지 가로등 하나 없이 어둡고 비교적 낯선 길이라 그리 빨리 달리지 않아 금세 멈출 수 있었다.

사오 미터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는 튀어나온 무언가를 가만히 살펴보니 너구리였다. 난생처음 본 너구리, 이 녀석은 별로 놀라지도 않고 나를 응시한다. 바로 옆의 고속도로와 달리 그리 차량 운행이 많지 않은 시골길이라 로드킬의 위험을 덜 느끼는 것일까?

녀석은 한참 동안 나를 응시하다 종종 사라졌다. 나 역시 녀석이 사라질 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 처음에는 나 때문에 놀랐겠거니 하고 안 움직였던 것이었는데, 좀 지나 생각하니 녀석은 나를 관찰했던 것.

가뭄에 콩 나듯 운전하다 결혼하면서 본격적으로 운전하게 되었는데, 주행 수가 늘어나는 만큼 로드킬 사체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도심보다는 외곽 주행이 많으니 보게 되는 로드킬 사체의 수는 그만큼 늘어난다. 볼 때마다 매번 기분이 나빠지고 우울해지고 동물들이 불쌍해진다.신설 도로를 가다 보면 산을 통째로 잘라먹은 곳을 종종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로드킬 당할 동물들에게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주로 로드킬이 발생하는 곳은 적어도 내가 본 바로는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코너다.)

며칠 전에는 도심도 아닌 외곽인데 차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피하지도 않고 제갈길만 묵묵히 걸어가는 비둘기를 본 적 있다. 녀석의 배짱에 지나갈 때까지 멈춰 주었다. (어짜피 내 뒤에 차는 없었으니...) 하지만 많은 경우 이 경우 최소 클랙션을 누르거나 그냥 지나칠 게다. 그런 경우는 로드킬이 잘 안 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어찌됐든 그리하면 확률은 높아지는 것.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3412

Posted by Enits
,

점심 먹으면서 식당에서 나오는 모 드라마를 보는 순간 갑자기 소환된 기억... 속초공항...

해외여행 경험이 배 타고 규슈 간 것밖에 없는지라 비행기 탄 것은 제주도 두 번 간 것밖에 없는데, 사실 하나 더 있다. 속초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편도로 비행기를 탄 것.

속초공항이야 2002년에 폐쇄된지라 그런 공항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텐데, 공항이 태백산맥과 동해 바다 사이 골짜기에 있는지라  워낙 작고 위험하고 안개도 잘 껴 결항률이 역시 폐쇄된 목포공항과 쌍벽을 이루는 그런 공항이었다.

이등병 시절 실제 근무지는 해안가였지만 대대 본부는 바로 속초공항 옆에 있던지라 휴가자는 대대 본부에 신고하고서 옆집에서 비행기 타고 집에 가는 게 당시 부대원들의 로망이었다. "뱅기 타고 집에 가자"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물론 실질적으로 운행하는 노선은 김포-속초뿐이어서 수도권 사람들에게 한정되는 일이었지만, 함께 휴가 나온 사람들에 이끌려 100일 휴가 때는 비행기를 타 버렸다.

소요 시간은 30분이나 되나? 정말 이륙하고선 공중에서 잠깐 있다가 착륙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너무 찰라여서 기내 서비스가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물론 복귀 시는 물론 이후 휴가에는 이용하지 않았다. 아무리 군인은 할인된다지만 요금도 만만치 않았고, 김포공항도 서울 서쪽에 쏠려 있어 지하철5호선을 이용한다 해도 여러 모로 불편했기 때문.

그리고 전역 2년 후 공항은 폐쇄. 이제는 사라진 공항이 되었고, 사라진 기억이 되었다.

Posted by Enits
,

코헨 옹도 인정했다시피 아무리 오리지널이라고 해도 Hallelujah는 솔직히 제프 버클리의 커버가 더 낫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오리지널로...
옛날 뮤지션들만 좋아하다 보니  툭 하면 부고를 접한다. 올드 뮤직 애호가의 비애....

RIP Leonard Cohen

https://www.youtube.com/watch?v=ttEMYvpoR-k

Posted by Enits
,

전인권과 최성원의 관계는 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관계와 얼추 비슷하다. 그리고 정말 친하면서도 허구헌날 싸워 대던 둘을 그래도 달래 주고 화해시키고 놀아 주고 한 사람은 두 밴드의 드러머인 주찬권과 링고 스타였다. 그럼 조지는? 내 나름 허성욱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허성욱에 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게 없다.
재결성하면서 톱밴드2에 나간다느니 바람을 넣고 놀러와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들국화는 결국 주찬권의 죽음으로 다시 산화해 버렸다. 전인권과 최성원이 다투더라도 그들을 이어 줄 사람은 이제 없기 때문이다.

들국화가 재결성하기 전에 귀국해 솔로 앨범까지 냈던 원년 멤버 조덕환이 재결성에 끼이지 않았던 것은 의외였으나 그 무렵 조덕환은 집안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간 게 아니라 들국화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봤다.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축복합니다' 같은 명곡을 쓰긴 했지만 다른 멤버에 비해 노래도 별로고 기타도 못 쳤다는 이유에서다. 아니나 다를까, 조덕환의 자리는 첫 앨범에서 세션을 했던 최구희와 손진태의 몫이었고 조덕환의 자리는 이내 잊혔다.
그런 점에서 조덕환의 포지션은 비틀즈 데뷔 직전에 방출당한 피트 베스트의 위치가 아닌가 한다.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던 어머니 빽으로 비틀즈 멤버라고까지 평가받던, 쫓아내고 싶어도 명분이 부족해 프로듀서인 조지 마틴의 성에 안 찬다는 명목 아래 쫓겨난 드러머 피트 베스트 말이다. 비틀즈의 앤솔로지 앨범이 히트하면서 실연자 저작권료만으로도 그때까지 평생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나중에서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그래도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평가받는 피트 베스트와 달리 조덕환에 대한 평과 반응은 '뭐 그랬어' 정도에 불과한 듯하다.

오늘 조덕환이 암 투병 끝에 작고했다고 한다. 나라가 개판이어도 가신 분은 고이 모셔야 한다. 그게 산 자의 도리, 팬의 의무다.

RIP 조덕환 1953-2016

Posted by Eni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