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에 소환된 음악]

커팅 크루의 I Just Died In Your Arms의 전주와 첫 소절, "(빰빰빰빰 빰빰빰빰 빰빰) I, I just die in your arms tonight"을 들으면 맞바로 "뭐가 보이는가?"를 외치고 이어 "자유가 보인다"라고 응답한다면 그냥 아재/아짐 인증!

레고 배트맨 무비를 보는데 I Just Died In Your Arms가 두 번이나 흘러나왔다. 브루스 웨인이 바바라 고든에게 홀딱 반하는 상황에서 드립성으로 쓴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워낙 맥스웰 광고의 임팩트가 커서 그런지 실제로 이 곡이 영국/미국에서는 딱히 어떻게 쓰였는지는 모르겠다. (뭐 그냥 네 품 안에서 죽고프다는 제목 자체 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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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 옹도 인정했다시피 아무리 오리지널이라고 해도 Hallelujah는 솔직히 제프 버클리의 커버가 더 낫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오리지널로...
옛날 뮤지션들만 좋아하다 보니  툭 하면 부고를 접한다. 올드 뮤직 애호가의 비애....

RIP Leonard Cohen

https://www.youtube.com/watch?v=ttEMYvp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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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권과 최성원의 관계는 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관계와 얼추 비슷하다. 그리고 정말 친하면서도 허구헌날 싸워 대던 둘을 그래도 달래 주고 화해시키고 놀아 주고 한 사람은 두 밴드의 드러머인 주찬권과 링고 스타였다. 그럼 조지는? 내 나름 허성욱 정도가 아닐까 하지만 허성욱에 관해서는 그다지 아는 게 없다.
재결성하면서 톱밴드2에 나간다느니 바람을 넣고 놀러와에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들국화는 결국 주찬권의 죽음으로 다시 산화해 버렸다. 전인권과 최성원이 다투더라도 그들을 이어 줄 사람은 이제 없기 때문이다.

들국화가 재결성하기 전에 귀국해 솔로 앨범까지 냈던 원년 멤버 조덕환이 재결성에 끼이지 않았던 것은 의외였으나 그 무렵 조덕환은 집안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간 게 아니라 들국화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봤다. '세계로 가는 기차',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축복합니다' 같은 명곡을 쓰긴 했지만 다른 멤버에 비해 노래도 별로고 기타도 못 쳤다는 이유에서다. 아니나 다를까, 조덕환의 자리는 첫 앨범에서 세션을 했던 최구희와 손진태의 몫이었고 조덕환의 자리는 이내 잊혔다.
그런 점에서 조덕환의 포지션은 비틀즈 데뷔 직전에 방출당한 피트 베스트의 위치가 아닌가 한다.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던 어머니 빽으로 비틀즈 멤버라고까지 평가받던, 쫓아내고 싶어도 명분이 부족해 프로듀서인 조지 마틴의 성에 안 찬다는 명목 아래 쫓겨난 드러머 피트 베스트 말이다. 비틀즈의 앤솔로지 앨범이 히트하면서 실연자 저작권료만으로도 그때까지 평생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나중에서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그래도 나쁘지 않은 인생이었다고 평가받는 피트 베스트와 달리 조덕환에 대한 평과 반응은 '뭐 그랬어' 정도에 불과한 듯하다.

오늘 조덕환이 암 투병 끝에 작고했다고 한다. 나라가 개판이어도 가신 분은 고이 모셔야 한다. 그게 산 자의 도리, 팬의 의무다.

RIP 조덕환 1953-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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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군대를 가면서부터 소위 '민가', 민중가요를 들을 일도 부를 일도 그리 많지 않았다. 사실 민중가요는 듣는 음악이 아니라 부르는 노래이고, 그 노래를 부를 때에는 집회/시위 현장이나 술자리에서였던 만큼 부르던 노래는 다소 '센' 노래였다. 후배들은 세대가 그러하다 보니 그런 센 노래보다는 내 기준으로 말랑한, 서정성 짙은 노래[각주:1]를 좋아했지만, 내 기준으로는 그 노래들은 민중가요일지는 몰라도 '민가'는 아니었다.

복학생 시절에는 예전만큼 집회/시위에 나갈 일도 그리 많지 않았고, 때마침 유행(?)한 촛불집회에서는 일전에 부르던 민가를 부를 일이 거의 없었다.[각주:2] 그리고 직장 생활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결혼하고 아이 낳고부터는 아예 집회/시위에 나갈 일은 거의 없었으니 민중가요와는 그야말로 빠이빠이.


2.

불렀던 것과는 달리 '듣는' 음악으로서 민중가요는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그래도 '천지인'과 '노래마을'를 꼽을 수 있다. 노찾사, 안치환, 정태춘은 좀 애매... '천지인'은 아직 테이프를 가지고 있고, 더럽게 비싸긴 하지만 중고 시디를 수배할 수 있는 데 반해, '노래마을'은 시디는커녕 테이프도 좀체 구경을 할 수가 없다.[각주:3]

사정이 그러다 보니 듣는 음악으로서 또는 서정적인 민중가요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한줌 햇볕이 될 수 있다면'을 듣기란 힘들다. 물론 피엘송 등을 통해 mp3파일은 얼마든지 구할 수 있지만 시디든 테이프든 실재하는 미디어로 들어야 음악 같은 내 관점에선 아쉽기 그지 없다.


3.

그러다 발견한 게 노래마을을 비롯해 노찾사, 정태춘, 안치환 등의 다소 서정적인 민중가요를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시대의 노래>이다. 솔직히 수록곡 면모를 보면 '우리 시대'라기보다는 '그 시대'이겠지만, 내가 그토록 찾던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한줌 햇볕이 될 수 있다면'이 수록되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지만, 발견했을 때에는 그마저도 이미 품절 상태. 그 후 꽤 시간이 지나서 중고라도 겨우 구할 수 있었으니 다행.

노찾사의 '그날이 오면'으로 시작하는 첫 번째 시디를 들으니 가물했던 옛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집시 판의 유일한 승리의 기억이었던 95년 가을에 정말 질리게 불렀고 그 후로도 꽤 불러 댔던 '오월의 노래', 민중의례 때마다 불렀던 '임을 위한 행진곡', 노동자 집회의 페이버릿 송 '철의 노동자', 진뱀형의 절규가 기억에 박혀 있는 '잠들지 않는 남도' 등 익숙한 노래가 이어진다. 의외의 발견은 정말 까마득하게 잊고 있던 '백두산'. 예전에는 지나치게 경쾌하다고, 감상적인 통일 타령은 별로다고 불러야 할 때 부르긴 해도 좋아하지 않았던 곡이었지만, 간만에 들어보니 무척 신선하다. 부를 때마다 함께하던 율동이 기억 날 리는 만무하지만...


4.

운동권이었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지금은 더더욱 동떨어진 채 살고 있지만, 남들 보기에는 운동권 티 팔팔 나는 내 모습을 보건대 <우리시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더더욱 티 낼 것만 같다. 하지만 응4를 보면서 열광했듯이 <우리시대의 노래>는 술자리 뒷담화처럼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 90년대를 기억하게 하는 소중한 매개체이다. 물론 단절의[각주:4]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우리 시대'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민망하지만... 



덧.

'백만년'만의 블로그 포스팅. 계정도 휴면 상태였고, 웹서점의 서지 정보 가져오는 것도 까먹었다.

페북에 올릴까 하다가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1. 예를 들면 조국과청춘의 '우산'이라든가... [본문으로]
  2. '아침이슬'이 어찌 민중가요던가? [본문으로]
  3. 테이프는 아직도 개인 소장하는 사람이 있긴 할 테지만 1, 2집 시디는 발매나 되었나? [본문으로]
  4. 사실 한때 좋았지만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맥락의 '리즈시절'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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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안에서 종종 시디를 듣는데 비틀즈의 컴필레이션 앨범 중에서 일명 레드 앨범이라 불리는 '1962-1966'의 첫 번째 시디를 트니 아이가 좋아한다. 특히 She Loves You의 후렴구 '예예예예'를 따라 부르는데... 거참. 아이도 좋아하고 아이의 반응도 재미있어 몇 차례 더 시디를 트니 아이는 아예 노래를 따라 부른다. 심지어 음악을 더 듣겠다고 차에서 안 내린다고 떼를 부르는 상황이 벌어져 난감하기까지.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애가 영어로 노래를 부르니.

아내 말로는 비틀즈 초기의 음악은 일반적인 동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간결한 멜로디, 반복적인 리듬, 경쾌한 분위기, 매끄러운 하모니, 일리 있는 말이다. 앞서 말한 부작용도 있어 산울림 동요 앨범도 틀어 줬는데 비틀즈 만큼의 호응은 없다. 사실 비틀즈도 그 앨범에 수록된 첫 네 곡인 Love Me Do - Please Please Me - From Me To You - She Loves You를 좋아할 뿐 뒤에 이어지는 곡은 네 곡에 비하면 호응도는 그저그런편. 다섯 번째 곡 I Wanna Hold Your Hand도 별로고 시대를 넘어선 한국인의 애창곡 Yesterday도 별로라 한다. 허긴 아들에게 지난날이란 뭐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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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엠블에 Hayden의 Bass Song을 포스팅하면서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에 애비로드[각주:1] 창가에 앉아 담배 반 갑을 연거푸 피우며 잭다니엘 서너 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듯한 느낌이라 한 적이 있다. 이에 사람들은 여름에 들었다면 죽여 줬을 것 같다거나 맥주 한 잔 당긴다고 응수했다. 느낌이야 어쨌든 주관적인 것이니까 옳고 그름은 없지만 이 생경한 반응이 좀 묘했다.

아무튼 그 곡에 반해 버린 나머지 수록된 헤이든의 네 번째 앨범 Skyscraper National Park를 사려 했으나 좀체 구할 수 없었고, 다만 그 전작인 The Closer I Get를 구할 수 있었다. 동명의 타이틀 곡은 Bass Song이 전해 준 묵직한 맛에 비하면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무게감 없고 심심했다. 덕분에 손이 잘 안 간 채로 가끔 먼지나 털어 주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다 Skyscraper National Park를 드디어 구할 수 있었고, 덤으로 The Closer I Get도 복습을. 음악이라는 게 귀를 타기도 하고 시일을 타기도 하는지라 다시 들으니 꽤나 괜찮았다. Hayden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앨범을 차지하는 두 장을 듣고 나니 그의 다른 앨범도 궁금해졌다. 하지만 알라딘이 요상스레 Hayden을 Franz Joseph Haydn, 즉 하이든의 작품으로 등록[각주:2]해 버린지라 앨범 찾기도 참 ㅈㄹ 같다가 겨우 그들의 오래전에 품절된 두 번째와 다섯 번째 앨범을 중고로 구매할 수 있었다. 

먼저 순서대로 두 번째 앨범 Everything I Long For를 들었다. 위키피디어에도 헤이든의 장르를 어쿠스틱 락으로 분류하던데, 딱 그런 느낌. In September에서처럼 줄이 끊어져라 기타를 후려치면서 걸걸하게 외쳐대는 그의 목소리는 커트 코베인의 느낌을 지닌 닐 영을 오버랩하게 하지만 거기에는 묘하게 톰 웨이츠와 레너드 코헨의 느낌이 버무려져 있다. 대체로 멜로디가 예쁘게 뽑아져 나와 있지 않아 당장 또 듣고 싶은 마음을 일구지는 못했지만, We Don't Mind나 Tragedy 같은 어둑축축한 곡 덕택에 조만간 다시 또 들어봐야지 하는 숙제 같은 느낌만 남겨 버리는 기묘한 앨범. 다섯 번째 앨범인 Elk-Lake Serenade는 앨범 제목부터 전작을 연상케 하고 정서도 많이 비슷하다. 초반부는 초기의 격정 때로는 절망에 찬 이글거림은 휘발되어 버리고 애잔함, 먹먹함, 피곤함이 역시나 늦가을 낙엽 밟는 느낌을 전해 준다. 전형적인 방구석 음악. 첫 곡 Wide Eyes는 아예 톰 웨이츠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중반부에는 Hollywood Ending 같은 경쾌한 업템포 곡도 다수 배치되어 있지만, 뭐 발라드 가수의 앨범에 이따금 들어 있는 댄시블한 곡 정도. 무엇보다 이 앨범의 정수는 두 번째 앨범에서도 그랬다시피 짧디짧은 소품 위주로 구성된 앨범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11분 54초의 대곡 Looking Back To Me[각주:3].

hayden으로 검색하면 결과는 대부분 미드 주인공 헤이든 파네티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헤이든 크리스텐센으로 나올 만큼 인지도는 바닥 수준이다. 뭐 장재인을 비주류라고 하는 나라에서 캐나다 출신의 포크 지향의 뮤지션을 곡을 몇 사람이나 듣겠나. 첫 번째 앨범을 자주 제작인 듯하여 그렇다치더라도 최근 앨범 두 종은 주요 음반몰에 리스트업도 안 되고 다른 앨범도 중고를 찾아야 겨우 들을 수 있는 것을 보면 갑갑하다. 이런 암울한 시디 시장을 보면 차라리 디지털 음원 시장이 답인 듯하지만 달빛요정만루홈런의 비극을 보면 그래도 시디가 뮤지션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많겠지 싶다.



  1. 주인이 바뀌면서 맛탱이 갔다가 지금은 아예 사라져 버린 극동방송국 옆에 있던 뮤직바. 여기 창가에서 클럽 골목의 야밤 천태망상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본문으로]
  2. Hayden으로 검색하면 Charlie Haden이 나오는 건 그나마 발음이라도 같으니까 양호. [본문으로]
  3. 앨범 끝자락의 대곡답게 실은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은 채로 3-4분 흘러간다. 그리고 유튜브에도 동영상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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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릿 조핸슨의 농염한 듯하면서도 특유의 어리숙하고 맹한 표정을 커버에 담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사운드트랙의 일본반에는 다른 반에는 없는 50 Floors Up이라는 곡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나직하면서 감미롭고 조금은 권태로운 듯 무미건조하게 딩동 거리는 건반 음이 3분가량 흘러나오다 한 8분 정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12분 58초라는 러닝 타임을 볼 때 히든 트랙에서 자주 써먹던 공백 처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갑자기 스칼릿 조핸슨이 '레이디스 앤 젠틀먼 블라블라' 하더니 이내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하핫. 영화 본 사람은 알겠지만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록시 뮤직의 More Than This, 그리고 빌 머레이가 가라오케에서 이 곡을 지독히도 못 부른다. 영화 내내 그리고 최근 십여 년 동안 여타의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보여 준 권태의 극에 달한 표정과 자세, 말투 등을 한데 녹여 내어서. 이쯤 되면 제프 버클리가 Songs To No One(1991-92)에서 레드제플린의 Kashmir를 장난친 건지 아니면 조롱한 건지 코믹하게 부른 것과 비등하다.



비디오 버전은 저작권 관계로 짤렸다. 하하. 당연한 거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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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시절 해외 음악쪽은 에어 서플라이에서 이내 뉴트롤즈나 킹크림슨 같은 프로그레시브 계열 밴드로 관심사가 넘어갔지만, 국내 음악쪽에서는 넥스트 2집에 잠시 눈이 돌아간 것을 빼면 늘 015B가 1순위였다. 뿅뿅거리는 리메이크를 앞세운 5집에 화딱지가 나기 전까지 015B의 음악은 적당히 있어 보였고 적당히 매끄러웠고 적당히 세련됐었고, 적당히 실험적이었다.

뭐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홀린 감도 분명 있겠지만, 취향상 필연적으로 서태지를 좋아할 수 없는 내게 015B는 하나의 경전이었다. 물론 모든 곡을 다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정석원이 여자에게 채일 때마다 썼다는 매끄러운 멜로디의 발라드 넘버는 싫어하는 척했지만 몰래 흥얼거리기엔 딱 좋은 곡이었고, 지금은 '어장관리'라는 말로 정리되는 개념을 선구적으로 읊은 곡도 좋았다. 그리고 그네들이 있어 보이려고 노력한 연주곡이나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적당히 사탕발림한 곡도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좋아하기는 했다.

인기를 얻어 가면서 이들의 장난질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급기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나온 5집은 자신들의 곡보다 리메이크 곡을 앞세우는 자기 존재 배신 행위로 영 아니었다 싶었다. 게다가 대학에 올라가서는 산울림과 프로그레시브 계열 음악 듣기조차도 버거웠던 관계로 015B는 차차 관심에서 멀어졌다.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내가 좋아할 만한 6집도 거의 들어보지 못하고 일단 패스. 그리고 밴드 해체와 장호일의 개그짓. 하하. 그러고는 015B는 내게서 사라졌다.

나이가 먹으니 옛 노래가 좋아져 한두 장씩 사 보려던 차에 015B도 들어보려 했더니 웬걸 죄다 품절이다. 세월이 흐르면 이렇게 되는 건가? 내 기억으로는 대영기획에서 음반을 냈는데 핑클도 내보낼 정도로 잘 나가던 음반사가 망했나? 그래도 중고는 간간히 볼 수 있었지만 딱히 중고로라도 꼭 사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앨범을 중고 시장을 더듬다가 그들의 베스트 컬렉션 앨범과 4집이 있길래 일단 구매했다. 2, 3집은 너무 비쌌고 1집은 없었으며, 6집은 종수가 많아 다음 기회에 사기로 한 만큼 나쁘지 않은 구매. 당연히 파이널 판타지 앨범과 7집, 싱글처럼 완연히 맛 간 앨범과 연주력을 신뢰할 수 없는 라이브 앨범은 살 일이 없다.

중고 음반을 받아들자마자 회사에서 워크숍을 가야 해서 차에서 틀었다. 베스트 컬렉션의 첫 곡 '텅 빈 거리에서'가 나오자마자 옆자리와 뒷자리에서 나오는 탄식. 77년생과 80년생인 회사 후배들에게 015B와 이들을 가장 대표하는 곡인 '텅 빈 거리에서'는 분명 옛 추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곡을 부른 이가 윤종신이라고 하니 안 믿는 사람이 있다. 하하. 뭐 84년생 듀오에게 윤종신의 소싯적 약간 빠다 바른 미성은 이른바 리즈시절일 테니. 뭐 요즘 아해들에게 윤종신은 심하면 라디오스타 DJ일지도 모르는 마당에 그네들이 코흘릴 적에 나온 노래를 두고 놀라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만큼 015B는 정말 옛스런, 지나간 추억일지도 모른다.

'텅 빈 거리에서'를 두고 탄식했던 77년생 후배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재결성 기념 공연도 친구랑 다녀왔다고 하는데, 둘 다 티켓값 10만원이 아까웠다고 한다. 그럴 만한 게 그들도 이제는 늙어 버렸던 것이다. 설사 그네들의 실력이 아무리 좋다 치더라도 그간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뭐 실력보다는 당대의 트렌드를 절묘하게 잡아내 세련되게 상품으로 포장한 게 그네들이 히트한 이유란 평도 보긴 했다. 뭐 그래도 오랜 만에 그네들의 음악을 들으니 유쾌했다. 비록 지금 들으니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같잖은 가사는 애써 들은 척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두 번은 몰라도 '텅 빈 거리'에서 정도를 빼곤 세 번 이상 듣기는 힘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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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ata Forneria Marconi, 일명 PFM의 데뷔 앨범에는 Impresionni Di Settembre라는 곡이 있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9월의 인상' 정도 된다. 조곤조곤 읊조리는 듯 어쿠스틱 기타에 맞추어 나직하게 들리던 목소리는 곧 이탈리아 남정네의 열정으로 발화되고 급기야 무그의 폭풍이 몰아친다. 그리고 반복. 여름과 가을의 문턱에서 낮에는 여름, 밤에는 가을 같은 9월에 대한 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Impressioni Di Settembre - Storia Di Un Minuto(1972)

PFM은 좁은(?) 이탈리아에서 벗어나고파 영국으로 진출한다. 그 과정에서 영어 앨범을 내놓고 Impresionni Di Settembre도 새로운 버전으로 내놓는다. 이름도 완연히 바꾸어서. 사운드의 질감은 좀 더 좋아지고 멜로트론이 좀 더 강하게 몰아치나, 혹자는 완벽한 편곡으로 더 좋아졌다고 하나, 왠지 느낌은 가을과 겨울의 문턱으로 옮겨진 데다 조금은 두터운 벽에 가로막힌 느낌. 그래도 원곡이 워낙 좋으니까.


The World Became The World - The World Became The World(1974)


보너스로 근자에 있었던 일본 클럽 치타 공연 실황의 일부. 약간은 힘에 부친 듯한 목소리와 조금은 느린 연주에서 꽤 오랜 세월이 지났음을 알 수 있으나, 거의 환갑줄 닿은 이 할배들의 열정만큼은 아직 청춘이다. 허긴 저때보다 몇 년 뒤인 내한 공연에서는 회춘했는지 아예 펄펄 날아다니더구만.


Impressioni Di Settembre - Live in Japan(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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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펌질한 것을 재차 퍼 오고, 약간의 오탈자와 띄어쓰기를 수정했다. 볼드 친 것은 내가 소유한 앨범. 26장밖에 안 된다. 이렇게 추천해도 끝내 안 살 앨범도 적잖게 있고, 한 뮤지션의 다른 앨범을 추천한 경우도 있지만 어쩌나 저쩌나 다소 적은 수. 이게 다 캐멀, 핑크플로이드, 킹크림슨에 몰빵해서 생긴 일이라고 자부하지만 '매니아'들에 비하면 적게 산 건 적게 산 거다. 그나저나 출처는 어떻게 될까? 혹시나 원작자께서 보시면 연락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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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ngelo Branduardi [Cogli La Prima Mela] (79)
이탈리아 계열의 명인 중 한 사람으로 본 작은 그의 중반기 걸작으로 평가된다. 초기 [Alla Fiera Dell'est]에서 들려준 동요틱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그의 진기가 더욱 배가 되어 Ninna Nanna 등은 초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2. Ange [Au Dela Du Delire] (74)
프랑스에 몇 안 되는 대 그룹 중 하나로 Decamps 형제를 주축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느나 명반 대열에 항상 끼는 작품이다. 장대한 스케일의 편곡과 깨끗한 리듬이 장점이며 멜로트론을 즐겨 쓰고있다.

3. Amazing Blondel [England] (72)
영국 계열 그룹으로 실력에 비해 명성은 높지 않으나 골수팬들 중에는 추종자가 많다. 3인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믿어지지 않을 만큼 꽉 찬 느낌이며 마치 영화 한편을 본 듯하다. The Paintings는 특히 매력 만점이다.

4. Affinity [Affinity] (70)
Led Zeppelin의 John Paul Jones가 참여한 아트록 판이라 해서 콜렉터들 사이에서 최고가로 거래되었던 작품으로 급기야 93년에 시디화되었다. 그다지 큰 감흥은 없으며 재미로 들을 만하다. 어이없게 Bob Dylan의 히트곡인 Along The Watchtower를 커버하고 있다.

5. Alphataurus [Alphataurus] (73)
그 유명한 자켓으로 더 유명하게 된 이탈리아 출신의 이들은 의외의 수확이라 하겠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이라 할 수있을 정도의 개성적인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으며 연주도 꽤 잘한다. 가장 유명한 곡 La Mente Vola 외에 Croma, Dopo'uragano 등 들을 곡도 많다.

6. Atoll - L'araignee Mal (75)
프랑스 대표 그룹으로 여타 그룹에 비해 테크닉적인 측면이 꽤 강하다. 첫곡 Le Photographe Exorciste는 장난이 아니며 특히 반을 가득 채우고 있는 L'araignee Mal 시리즈의 구성력은 따라올 자가 없다. 80년작 [Rock Puzzle]도 들을 만하다.

7. Amon Duul II - Wolf City (72)
꽤 멋진 자켓이 우선 눈길을 끄는 Amon Duul II의 대표작이자 그나마 다른 작에 비해 들을  만한 작품이다. 독일 출신으로 Amon Duul이라는 커다란 음악 집단이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I 와 II 로 분리되었다고 한다. Surrounded By The Stars나 Wolf City 등 편곡이 깨끗히 잘 되었다. 한편에서는 [Yeti] 를 걸작으로 추앙하나 개인적으론 별로다.

8. Area [Crac] (75)
이탈리아 출신인지 불가리아 출신인지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재즈적인 구성 속에 그 자유스러움은 너무나 신선하다. 들을 곡이 꽤 많은데 La Mela Di Odessa, Megalopoli 등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멋지다. PFM 의 Patrik Dijvas가 눈에 띄고 이 밴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거의 없으나 리더인 D. Stratos는 암으로 죽었다고 전해진다.

9. Apoteosi [Apoteosi] (75)
처음 한 이탈리아 아트록 Compil 시디로 접하게 된 그룹으로 다행히 후에 시디화되었다. 이 밴드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으며 Silvana Ida이라는 여성 보컬를 주축으로 5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아하고 깔끔한 사운드가 특징이며 연주력도 꽤 뛰어나다. Embrion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10. Anekdoten [Vemod] (93)
80년대 이후로는 그다지 과거 선배 형들을 뛰어넘을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스웨덴 출신 Anekdoten의 [Vemod]는 온통 아트 휀들을 뒤집어 놓았는데 그 위대한 King Crimson에 견주어지기도 했다. 멋진곡들이 많지만 특히 The Old Man & The Sea는 압도적.

11. Barclay James Harvest [Once Again] (71)
영국의 대표적인 그룹으로 Poor Man's Moody Blues의 원곡자들이다. 굉장히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본 작을 비롯해 대체로 초기작들이 명반으로 손꼽힌다. 깔끔한 John Lees의 목소리와 전반적인 연주의 조화가 뛰어나다. 대표곡으로 잘 알려진 She Said와 Mocking Bird가 들을 만하다.

12. Bloque [Hombre, Tierra Y Alma] (79)
Nu, Crack, Mezquita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대표적 그룹으로 손꼽히는 Bloque의 대표작이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선곡 구조를 가지고 있고 Gutierrez의 키보드가 사운드를 주도한다. 스페인의 핏줄답게 장엄하고 굳센 분위기다. 특히 Humanidad Inderfensa는 뛰어난 곡 !

13. Banco Del Mutuo Soccorso [Darwin] (72)
Banco라는 축약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간판 그룹으로 최근까지 활동하는 장수
밴드다. 그들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내공과 외공 모두 뛰어나다. L'evoluzlone을 비롯해750,000 Anni Fa.. L'amore 등 이탈리아 특유의 감각을 잘 살리면서 실험적인 노력도 함께 도모한 노력이 엿보인다.

14. Blocco Mentale [Poa] (73)
Titania라는 알 수 없는 레이블에서 발표되었고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Poa]는 유일한 작품이다. '정신적 결합' 정도로 해석되는 그룹 이름답게 음악도 조화스럽다. Capita, Ritorno 등 서정적이고 깔끔한 사운드가 앨범을 매운다.

15. Bread, Love And Dreams [Amaryllis] (71)
Fairport Convention과 같이 포크로 아트록 범주에 포함되는 그룹이 몇 있는데 이들도 여기에 속한다. 깔끔하고 촉촉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짜임새있게 구성했다. McNiven과Angie 등 2인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Time's The Rhief를 비롯해 Brother John 등 기분 좋은 곡들이 수록되었다.

16. Cico [Notte] (74)
Alberto Radius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그의 유명 솔로작이다. Formula 3 를 결성하여 활동한 뒤 발표한 첫 작품인데 '신선함' 그 자체다. Paolo Ormi, Ciro Cicco 등이 도와주고 있으며 Se Mi Vuoi, La Notte 등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17. Cervello [Melos] (73)
자세한 정보는 없는 그룹이나 Osanna 의 Rustici 동생이 재적해 있는 그룹이란다. 프로라기에는 조금 모자른 측면이 없지않으나 그 맛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Canto Del Capco라는 곡이나 Scinsione, Melos 등 꽤 개성적인 사운드를 들려 주고있다.

18. Crack [Si Todo Hiciera Crack] (79)
스페인이 아트록 계열이 꽤 강한 측면을 나타내는 데 이들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간판 그룹이다. Fontaneda라는 보컬이 꽤 특이하며 Mento Hevia 의 건반 연주도 일품이다. Marchando Una Del Cid 등 잘 만든 곡들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끌리는 건 아니다.

19. Caravan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70)
꽤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앨범으로 국내에서 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Canterbury 의 대표 Wild Flowers의 Kevin Ayers가 빠지고 재편성된 후신이라고 볼 수 있는 Caravan 은 구수한 멜로트론을 주무기로 한다. 잘 알려진 앨범과의 동명곡을 비롯해 Hello Hello 등 좋은 곡이 많다.

20. Celeste [Principe Di Un Giorno] (76)
아트휀이 아니더라도 Celeste 정도의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Celeste는 유명 그룹이다. Museo Rosenbach나 Il Sistema 등과 관련되어 꽤 계보가 복잡하다. 앨범 자켓처럼 하얀 색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같이 신선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데 Favole Antiche는 매우 흡족한 곡 !

21. Dr. Z [Three Parts To My Soul] (71)
시완에서 디지팩으로 발매되어 접한 Dr. Z 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박사들로 구성된 인텔리 밴드이다. Keith Keys라는 무시무시한 작자의 음성과 건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Watkins 의 Drum 솜씨도 장난이 아니다. 좋은 곡들이 꽤 많은 데 특히 In A Token Of Despair는 걸작 중에 걸작이다.

22. Delirium [Ⅲ] (74)
이름만으로 볼땐 무시무시한 밴드같지만 굉장히 깨끗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주무기로 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대표적 그룹이다. 어이없게 산레모 가요제 출신이라고 하며 다양한 악기 구성을 지니고 있다. 대표작인 Ⅲ에선 개인적으로는 Il Dono가 마음에 들며 전해지기는 La Battaglia Degli Eterni Piani가 명곡으로 손꼽힌다.

23. Devil Doll [Sacrilegium] (92)
아주 예전에 Devil Doll의 이 음반을 구하기 위해 별 짓을 다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데 어렵사리 구입한 후 기대한 만큼 큰 성과는 없었다. 대부분의 앨범에서 그렇 듯이 58분 짜리 Sacrilegium 달랑 한 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끝까지 들은 기억은 없다. 난 차라리 데뷔작 [The Girl Who Was Death]가 더 낫다.

24. Darryl Way's Wolf [Canis Lupus] (73)
Curved Air를 워낙 좋아해서 구입하게 된 작품인데 리더 Darryl Way의 능력은 워낙 뛰어나다. Curved Air 시절에 비해 좀 더 난해해 졌는데 Darryl Way 나름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Cadenza 같은 곡을 명곡으로 불러야 한다.

25. Esperanto [Last Tango] (75)
[Danse Macabre]에 맛들려 바로 어렵사리 [Last Tango]를 구했는데 대만족이었다. 굉장히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특히 Beatles의 Eleanor Rigby 편곡은 Beatles도 감동받을 만하다.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이 모인 밴드로 유명한데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음악적 평가보다는 가쉽거리 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

26. East of Eden [Mercator Projected] (69)
아트록을 듣다 보면 결국 남는 건 영국 밴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영국의 위력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Curved Air가 그렇듯이 실력에 비해 그 인지도는 떨어지는 아까운 그룹들이 꽤 많다. East of Eden도 그러한 경우에 속하는데 걸작 [Mercator Projected]는 최고로 좋아하는 앨 범 중 하나다. [Snafu]도 꽤 많이 회자되나 Dave Arbus의 뛰어난 잡기력은 본 작에서 드러난다.

27. Earth & Fire [Atlantis] (73)
네덜란드의 간판격 그룹인 Earth & Fire의 3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Song of The Marching Children]도 들을 만하나 개인적으로는 [Atlantis]를 더 좋아한다. 미녀 Jereny Kaagman의 음성은 이보다 신선할 수 없으며 전반적으로 컨셉에 의해 잘 짜인 책과 같다. 특히 Plelude 와 Prologue는 기분을 좋게 하는 명곡이다.

28. Equipe 84 [ID] (70)
Equipe 84는 꽤 많은 음반을 발표했는데 대체적으로 여타 그룹에 비해 조금 경쾌한 편이다. Maurizio Vandelli가 리더인 듯하고 이외의 정보는 잘 모른다. La Notte Di Verita 나 Giochi D'amore는 너무나 재미있는 곡 !

29. Emerson Lake & Palmer [Trilogy] (72)
너무 유명해서 덜 애착이 가지만 잘하는 자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Nice 출신의 Keith Emerson을 비롯 Greg Lake라는 King Crimson 초기 멤버, Arthur Brown과 함께 멋진 Crazy World와 Atomic Rooster를 거친 Carl Palmer까지 초특급 구성이다. 너무나 많이 들었던 초절정 명곡 From The Beginning을 비롯 죄다 명곡이다. 개인적으론 73년작 [Brain Salad Surgery]도 추천한다.

30. Emmanuel Booz [Le Jour Ou Les Vaches] (74)
정보 부실한 프랑스 그룹으로 Emmanuel Booz라는 멋진 보컬이 이끄는 그룹이다. 부클릿을 살펴보면 내가 아는 딱한 사람의 이름이 띄는 데 프랑스의 유명 건반 주자로 꼽히는 William Sheller 정도다. 대체적으로 장엄한 스타일이며 나름대로 들을 만하다. 곡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고른다면 Esperance 정도가 그나마 좋다.

31. Fusion Orchestra [Skeleton in Armour] (73)
개인적으로 아끼는 앨범 중에 하나로 특히 여성 리더 Jill Saward의 파워풀한 면모를 내세우는 밴드다. Saward는 보컬뿐만 아니라 플룻과 건반까지 다루고 있어 리더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Talk to The Man In The Sky를 비롯 Sonata in Z 등 하드록적이면서 재즈적인 어프러치나 섬세한 플룻 연주까지 곁들여져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32. Focus [Moving Waves] (73)
본 작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네덜란드 간판스타인 Focus의 인기작이다. 다양한 악기와 보컬을 맡고 있는 리더 Thijs Van Leer와 기타 Jan Akkerman의 역량이 눈부시며 오랫동안 사랑받은 Hocus Focus가 수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5부작으로 구성된 명곡 Eruption이 들을 만하다.

33. Fields [Fields] (71)
Rare Bird의 리더인 Graham Fields 를 중심으로 King Crimson이나 Athur Brown 등과 활동했던 Andy McCulloch와 다양한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Alan Barry가 합류한 그룹이다. Rare Bird적인 느낌에 각 멤버들의 개성이 녹아 들어 나름대로 새로운 사운드를 위해 노력한 듯 보인다. A Friend of Mine은 꽤 좋은 곡 !

34. Fruupp [The Prince of Heaven's Eyes] (74)
Fruupp의 걸작이라 하면 73년 첫 작인 [Future Legends]를 뽑기도 하나 개인적으로는 본 작을 더 좋아한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Paul Charles라는 이상한 놈의 이야기의 후속편을 다루고 있으며 그 내용답게 음악도 신비하다. 재즈적인 느낌도 풍기고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클래식컬한 사운드를 전개한다.

35. Formula 3 [Sognando E Risognando] (72)
Lucio Battisti-Mogol 사단이 탄생시킨 Numero Uno의 간판 그룹이자 이탈리아의 대표 밴드로 알려진 Formula 3의 유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싫어하는 밴드이나 아트록 베스트에 빠지지 않는 작품이라 올린다. Lucio Battisti 원작인 Sognando E Risognando를 제대로 망쳐 주고 있어 용하기도 하다. 차라리 데뷔작 [Dies Irae]가 들을 만하다.

36. Faust [Faust] (71)
독일의 당시 전반적인 락씬은 대체적으로 기계적이거나 전위적이다. 이 계열의 사운드도 예외가 아닌데 Faust 역시 두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오히려 인더스트리얼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시기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다. 특히 명곡 Meadow Meal은 너무나 멋지다. 마음에 든다면 이들의 73년작 [Ouside Dream Syndicates]도 함께 추천한다.

37. Fairfield Parlour [From Home to Home] (70)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으로 Fairfield Parlour는 유명한 영국의 포크 그룹 Kaleidoscope의 후신격이다. 두 대의 멜로트론이 사운드를 매우고 있어 전반적으로 꽉 찬 느낌을 부여한다. 앨범 전체적으로 구성도있는 곡들이라 하나 버릴 것 없으나 Emily는 특히 추억의 명곡이다.

38. Genesis [Foxtrot] (72)
대그룹 Genesis 의 대표작 [Foxtrot] 이다. 물론 [Nusery Cryme]이나 [The Lamb Lies Down on Broadway] 등 뛰어난 걸작들이 즐비하지만 Watcher of The Skies의 감동은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본 작에 백미 Suppers Ready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위엄을 지니고 있다.

39. Gravy Train [(A Ballad of) A Peaceful Man] (71)
영국 출신으로 이들은 줄곧 Jethro Tull 등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Gravy Train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분위기 메이킹은 꽤 잘해 주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하드한 사운드로 매우고 있다. Alone In Georgia는 장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Jule's Delight는 블루지하기도 하다. 뭐니뭐니 해도 백미는 Messenger!

40. Gun [Gun] (68)
Gun은 아주 재미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그룹이다. 블루지하고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오케트레이션까지 동원하고 있으며 팝적인 센스도 뛰어나다. 잘 알려진 곡인 Race With The Devil뿐만 아니라 너무 재미있는 곡 The Sad Saga of The Boy and The Bee, 팝 성향의 깨끗한 발라드 Rat Race, 10분이 넘는 대곡 Take Off 등 들을거리가 많다.

41. Il Balletto Di Bronzo [YS] (72)
이 분야에 있어 최고 명성을 지닌 앨범 중 하나로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다. 전작 [Sirio 2222]에 비해 일취월장한 작품으로 그리스 신화의 사랑의 신을 테마로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있다. 첫 곡 Introduzione을 시작으로 Epilogo로 끝맺기까지 전개되는 혼란과 조화는 마치 유럽의 예술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42. Il Giardino Dei Semplici [Il Giardino Dei Semplice] (75)
高3 때 선물로 받은 원판 엘피로 접하게 된 이탈리아의 꽤 유명한 그룹으로 본 작은 이들의 대표작이다. 나뭇잎이 인쇄되어 있어 자연 친화적인 인상을 느끼는데 음악도 마친가지로 자연스럽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으로 들어가 있는 M'innamorai나 Tu Ca Non Chiagne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43. Holderlin [Holderlins Traum] (72)
독일 출신으로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따뜻한 사운드를 전개한다. 포크적인 어프로치가 매우 강하며 특히 Nanny De Ruig 라는 여성 보컬이 매력적이다. Peter 나 Traum 정도가 들을 만하다.

44. It's A Beautiful Day [It's A Beautiful Day] (69)
간만에 미국 밴드를 소개하게 되는데 이름도 긴 It's A Beautiful Day는 음악적으로는 부담없이 무난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리더인 Dave의 재량이 크게 발휘되고 있으며 Hot Summer Day, White Bird 정도가 들을 만하다.

45. Il Volo [Il Volo]
역시 Fomula 3와 밀접하게 관련된 이탈리아 출신의 매우 유명한 그룹으로 Alberto Radius와 Gabriele Lorenzi가 참여하고 있다. 그나마 Formula 3 때보다는 덜 구리게 좀 산뜻한 사운드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Come Una Zanzara 등 들을 만한 곡도 꽤 있다.

46. Jethro Tull [Aqualung] (71)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외다리로 줄곧 풀룻을 불어왔던 Ian Anderson과 John Evans 등으로 구성된 영국 그룹이다. 타 그룹에 비해 플룻이 주가되어 이끌어 간다는 점이 특이할 사항이며 명곡 Aqualung을 비롯해 My God, Locomotive Breath 등 음악적으로 뛰어나면서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트랙들로 구성되었다.

47. J.E.T [Fede, Speranza, Carita] (72)
그냥 읽으면 J.E.T이지만 사실 이탈리아식 발음은 일룽고 에 티라는 이상한 이름이다.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신뢰, 희망, 자비를 모터로 걸고 있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연주와 사운드를 들려주며 특히 최히트 곡인 Sinfonia Per Un Re는 명곡!

48. Junior's Eyes [Battersea Power Station] (69)
명반 선집 같은 잡지에 줄곧 잘 나오는 작품인데 특히 그 유명한 Mick Wayne이 소속되어 있던 그룹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음악성을 지니고 있으며, 연주력은 두말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 Palytime 이나 White Light 정도가 들을 만하며 Rick Wakeman이 건반에 참여하고 있다.

49. Hawkwind [Warrior On The Edge of Time] (75)
앞에서 소개했던 Jethro Tull 등과 함께 영국 출신의 대표적 그룹으로 Group X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Hawkwind는 솔직히 좋지는 않으나 본 작만큼은 들을 만하다. 역시 잘 알려진 대로 우주적인 사운드가 이끌어 가고 있고 Warriors 등 들을 만한 곡도 있다. 그러나 특성상 전체적인 감상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50. Hunka Munka [Dedicato A Giovanna G] (72)
처음 시완에서 수입되어 화장실 변기가 열리는 괴상한 부클릿으로 인기를 끌더니 라이센스까지 된 작품이다. 그룹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고 Roberto Carlotto라는 자가 이끄는 이탈리아 출신의 그룹이다. 스타일은 무난한 이탈리안다운 작품이며 Route E Sogni와 Cattedrali Di Bambu 등은 듣기 좋다.

51.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69)
더이상 말할 필요 없는 작품이며 Epitaph 한 곡으로 이미 60년대 말을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으로 부터도 Beatles에게 펀치를 날릴 만큼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Robert Fripp 선생 외에도 Ian McDonald, Greg Lake, Michael Giles 모두 탁월한 역량을 표출하고있다.

52. Kingdom Come [Journey] (73)
Atomic Rooster와 Crazy World를 주도한 Arthur Brown이 나름대로 야망을 가지고 만든 Kingdom Come의 대표작이다. 초기 Brown이 견지했던 사이키델릭적인 음악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진보 혁명을 이루어 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타에 Andy Dalby가 참여하고 있으며 Gypsy, Superficial Raodblocks 등이 들을 만하다.

53. Kaipa [Kaipa] (75)
Kaipa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룹으로 Sweden 출신의 4인조 밴드다. 대충 무난한 음악을 전개하고 있지만 되풀이하여 들을 수록 진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Musiken Ar Ljuset는 뛰어난 곡이다.

54. Lucio Battisti [Umanamente Uomo: Il Sogno] (72)
아트록 계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 Lucio Barristi의 대표작으로 추억의 명곡 Sognando E Resognando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Numero Uno 사장의 아들로 음악적 환경에서 자라 충분히 그 토양은 마련되어 있었으며 Mogol과의 조우는 그 음악성에 큰 기여를 했다. I Giardini Di Marzo라는 또다른 명곡을 비롯 반드시 소장해야 할 작품이다.

55. Los Canarios [Ciclos] (74)
Los Canarios 역시 빠지지 않는 그룹으로 이미 [Ciclos]는 놀라지도 않을 만한 대표작이 되어 버렸다. 예닐곱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건반 주자인 Teddy Bautistaa를 중심으로 견고한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비발디의 [사계]를 편곡한 4 절로 구성되어 있다.

56. Mellow Candle [Swaddling Songs] (72)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큰 힛트를 기록한 작품으로 두 명의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큰 특징이다. 포크적인 어프로치와 신선한 연주가 잘 녹아들어 마치 동화 한편을 연상시킨다. Heaven Heath, Silver Song 등 전체적으로 예쁘고 깨끗한 곡들이 주를 이룬다.

57. Mezquita [Recuerdos De Mi Tierra] (79)
스페인 출신의 그룹으로 나름대로 민속음악을 중심으로 감칠나게 잘 만들어 나가고 있다. Jose Rafa, Randy 등 4 명으로 구성된 것 외에는 정보가 없다. Ara Buza 등을비롯해 전반적으로 스페인 풍의 개성적인 곡들이 수록되어 있어 가끔 즐기기에 좋은 앨범이다.

58. Mr. Sirius [Dirge] (90)
일본은 꽤 아트록 계열의 뛰어난 그룹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특히 Mr. Sirius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플룻을 비롯해 건반, 기타까지 맡고 있는 Kazuhiro Miyatake의 역량이 발휘되어 Fanfare..Legal Dance, A Land Dirge 등 서양 그룹들을 손쉽게 따돌릴 만한 수준 높은 연주가 인상적이다.

59. Novalis [Sommerabend] (76)
독일 출신으로 구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던 Novalis의 대표작이다. 시적이고 철학적인 가사에 걸맞게 낭만적이고 시원한 연주를 펼친다. 특히 뒷면의 다섯 장으로 구성된 Sommerabend에선 이들의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60. New Trolls [Concerto Grosso Per.1] (71)
몇 년 전만 해도 New Trolls는 소수층에 의해 사랑받아 왔지만 몇 번 유명세를 타면서 그 본질이 잘못 인식되기도 했다. 여하튼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걸작 Allegro와 Adagio의 연속적인 감동은 Candeza, Shadows로 이어지며 배가 된다. 언제 들어도 감동이 밀려오는 것을 주체 할 수 없다.

61. Osanna [L'uomo] (71)
Fonit Cetra 레이블의 대표격 그룹으로 이미 명곡 Temme로 국내에서 사랑받은 바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음악성을 구사하고 있다. Introduzione로 시작해서 Lady Power로 끝날 때까지 귀를 땔 수 없을 만큼 집중을 유도한다. 개인적으로는 [Milano Calibro 9]이라는 작품도 좋아한다.

62. Pulsar [Halloween] (77)
프랑스 계열 그룹 중 Shylock과 함께 그나마 들을 만한 그룹인데 나름대로 특색 있는 사운드를 구사한다. Holloween을 주제로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Lone Fantasy와 Halloween Song은 괜찮은 곡이다. Jacques Roman이라는 건반 주자의 실력이 꽤 쓸 만하다.

63. Picchio Dal Pozzo [Picchio Dal Pozzo] (76)
솔직히 아주 재미있는 자켓에 반해 구입하게 된 앨범이지만 알고 보니 New Trolls의 De Scalzi 친동생이 참여하고 있어 유명한 작품이었다. 물론 De Scalzi 역시 본작에 참여해 주고 있고 Celeste도 우정참여하고 있다. 여타 재즈록 그룹들의 앨범들이 오매의 위험도가 큰 것을 생각하여 볼 때 본 작은 나름대로 살 만한 가치가 있다.

64. Pallas [The Sentinel] (84)
Live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 헤비하여 실망한 바 있는데 2집인 본 작은 과거 선배 형들의 음악성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 개성있는 작품으로 Pallas를 다시 인식한 경험이있다. 80년 대가 그렇듯이 뛰어난 연주 실력과 과거의 대곡 구성을 그대로 닮은 온고지신의 정신이 들어나 있고 전작 [Arrive Alive]에 비해 훨씬 발전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Eyes In The Night는 멋진 곡 !

65. Pavlov's Dog [Pampered Menial] (75)
멋진 자켓으로 눈길을 끄는 본 작은 그 가치에 비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굉장히 많은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Surkamp의 보컬은 압도적이다. 이들의 연주 실력도 놀랄 만큼 뛰어나며 Julia, Song Dance 등의 멋진 곡들이 작품을 가득 매우고 있다.

66. Premiata Forneria Marconi [Per Un Amico] (72)
축약하여 PFM 이라 하여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두고 있는 Numero Uno 소속 밴드다. 개인적으론 역시 결코 좋아하지는 않지만 빼놓기에는 또 섭섭하다. 첫 곡 Appena Un Poco는 꽤 들을 만하고, 구성력 있는 장대한 곡들이 계속 이어진다.

67. Popol Vuh [Hosianna Mantra] (73)
독일 출신으로 신비로운 음악성을 견지했던 Popol Vuh이다. Florian Ficke를 중심으로 Gila 의 Conny Veit를 비롯 Amon Duul의 Flank Fiedler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본 작에선 윤이상의 딸이라는 정 윤이 참가하여 잘 알려지게 되었다. 깔끔하고 신비로운 사운드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작품이다.

68. Procol Harum [Grand Hotel] (73)
영국을 대표했던 그룹 중 하나로 Gary Brooker와 후에 가입한 Robin Trower를 중심으로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Grand Hotel을 비롯 A Souvenir of London 등의 감동 어린 곡들이 인상적이다.

69. Quella Vecchia Locanda [Il Tempo Della Gioia] (74)
같은 국가의 PFM과 같이 QVL이라는 약어로 많이 불리우는 '저 오래된 여인숙'이라는 뜻의 그룹이다. 재미있는 자켓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작인 본 작은 전반적으로 현악과 건반이 잘 조화되어 고풍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첫 곡 Villa Dori Pamphili의 멋진 출발에서 이어지는 감동의 곡 A Forma Di... 등 들을거리가 많다.

70. Refugee [Refugee] (74)
Patrick Moraz를 중심으로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깨끗하면서도 정교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특히 Moraz의 뛰어난 재능이 앨범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데, Credo라는 곡에서의 으르간 연주는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작품이다.

71. Strawbs [Bursting At The Seams] (73)
초기 포크 지향의 그룹으로 시작하여 점점 질적으로 발전하여 [Grave New World]를 비롯 [Hero And Heroine] 등 걸작들을 남겼다. 본 작 역시 Strawbs 의 전성기인 70년대 초반에 발매된 작품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견지하고 있다. 감동적인 곡 Tears & Pavan 을 비롯해 들을 거리들이 꽤 많다.

72. Sagrado [Farol Da Liberdade] (91)
본디 Sagrado Coracao Da Terra라는 꽤 긴 이름을 지니고 있는 브라질 그룹으로 Marcus Viana를 중심으로 독특한 바이올린 연주를 특징으로 한다. 90 년대를 대표할 만한 그룹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뛰어난 실력이 십분 발휘된 본 작은 Danca Das Fadas 등 특색있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73. Sandrose [Sandrose] (72)
프랑스 출신으로 Jean Pierre Alarcen과 Rose Podwajny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어여쁜 Rose의 청아한 목소리와 더불어 Henri Garella의 멜로트론이 잔잔히 잘 조화되고 있어 나름대로 개성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본 작에선 Vision, Old Dom is Dead 정도가 들을 만하다.

74. Triade [1998: La Storia Di Sabazio] (73)
사실 Triade는 이탈리아 본 국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이라 하나, 모 국내 레이블에서 마크로 쓰고 라이센스까지 하여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 굉장히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히 Espressione는 정말 멋진 곡이다.

75. Triumvirat [Spartacus] (75)
국내에 For You라는 곡으로 히트하게 된 Triumvirat는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독일 출신이다. 본 작은 뛰어난 구성력과 연주가 일품인데 특히 Hans Fritz의 거만한 듯한 음성과 멋진 건반 플레이는 매우 영국적이다. 특별히 흠잡을 때 없는 무난한 작품이며 [Old Loves Die Hard]라는 Triumvirat답지 않은 76년 작도 추천한다.

76. Tarantula [Tarantula] (77)
스페인 출신으로 Rafael Cabrera라는 꽤 멋진 음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멤버 구성원 외에는 그다지 정보는 없으며 나름대로 실력들은 다 출중하다. Recuerdos, Lydia 정도가 들을 만하다.

77. Tai Phong [Windows] (76)
한때 국내에서 커다란 호응을 받은 Tai Phong은 베트남과 프랑스의 혼혈인 Khanh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꽤 서정적인 사운드가 주가 되는 프랑스 그룹이다. 전작 [Tai Phong]의 Sister Jane이라는 멋진 곡이 기억난다면 본 작에 수록되어 있는 Games도 만족할 듯하다.

78. Trace [Trace] (74)
네덜란드 출신으로 Focus의 드러머인 Pierre Van Linden이 소속되어 유명하다. 모든 멤버의 뛰어난 연주 실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으며 특히 Rick Van Linden의 건반 파트는 놀랄 만하다. The Death of Ace, A Memory 등이 들을 만하다.

79. Uno [Uno] (74)
Fonit Cetra 소속의 그룹으로 특이하게 영어로 노래하고 있다. 게다가 다분히 팝적인 느낌이 풍기며 Saxophone 파트가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Popular Girl, Goodbye Friends 등 이쁘장한 곡들을 비롯 이색적인 곡들이 많아 기존 이탈리아 출신의 그룹들과는 많은 차별성이 돋보인다.

80. U.K [Night After Night] (79)
Eddie Jobson, Bill Bruford, Allan Holdsworth, John Wetton 등 슈퍼급 뮤지션들이 출범시킨 프로젝트로 Allan과 Bill이 탈퇴한 뒤 또다른 스타 Terry Bozzio가 가입하여 녹음한 세 번째 작품이다. Rendezvous, Alaska 등 어쩌면 이들로선 당연한 멋진 연주를 해 주고 있다.

81. Van Der Graaf Generator [Godbluff] (75)
그 유명한 Peter Hammill이 이끌었던 그룹으로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밴드다. 71년작인 [Pawn Hearts]가 많이 알려진 편이나 본작 역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Peter 의 카리스마뿐더러 Hugh Banton의 건반과 David Jackson의 각종 관악 등의 연주 실력이 모두 뛰어나다.

82. Wallenstein [Mother Universe] (72)
中3 때 담임 선생님이 녹음해 준 테잎에 담겼던 곡으로 개인적으로도 추억이 많은 눈물의 곡 Mother Universe가 수록된 독일의 Wallenstein의 대표작이다. 국내에도 본 작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되는 데, 전반적으로 우주적이면서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구수한' 작품이다. 그 외 들을 곡이 꽤 되는데 Braintrain, Dedicated to Mystery Lands 등 좋은 곡이 많다.

83. Wally [Wally] (74)
예전에 음감회에 튼 기억이 있는 The Martyr가 수록된 앨범이다. Wally는 영국 밴드임에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밴드이지만 실력은 꽤 출중하다. 영국적인 사운드와 포크풍의 어프로치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The Martyr를 비롯하여 What To Do 등이 들을 만하다.

84. Yes [Close To The Edge] (72)
명작 [Fragile]을 발표하고 음악적 기운이 달아오른 좋은 시기에 발표된 작품이다. 따라서 멤버들 간의 팀웍과 연주 실력이 극에 올라 있어 거의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And You And I를 비롯 Siberian Khatru까지 뛰어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 이 앨범까지가 Yes의 음악적으로 마지막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85. Zao [Z=7L] (73)
프랑스 출신으로 Magma의 몇 멤버들이 나와 만든 밴드라고 한다. 나름대로 깨끗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사운드를 만들어 주고 있다. Marochsek, Arart 등이 들을 만하며 Maurici Platon이란 자는 꽤 노래를 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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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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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디를 사다 보면 좀체 못 구하는 것들이 좀 있다. 뭐 해외에서 구해 보려면 어느 정도는 해 볼 만하지만, 환율 탓에 돈이 꽤 들고 무엇보다 예전에 아마존에 사기당한 게 있어 해외 구매에는 극소심해져 있다. 결국은 중고 음반몰을 곁눈질하거나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오는 수입품을 노려야 하지만, 이것 역시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것.

언제쯤 구할 수 있을지.

Camel
- Never Let Go  
- Pressure Points - Camel Live In Concert
- Paris Collection
- On The Road 1972
캐멀의 스튜디오 앨범은 모두 갖추었고, 이제는 라이브 앨범을 하나 둘 모으고 있다.

Renaissance
- Turn Of The Cards    
- Live At Carnegie Hall
르네상스 공연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국내에서 르네상스 신품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중고도 거의 안 나온다. 카네기홀 실황은 아깝게 놓쳤다.

Pink Floyd
- Delicate Sound Of Thunder
핑크플로이드 정도는 언젠가는 수입되어 들어올 거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

Richard Wright
- Wet Dream
하지만 일개 멤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앨범은 언제 볼 수 있을까?

Patrick Moraz
- Windows Of Time  
사실 이거보다는 빌 브루포드와 함께한 "Flags"가 땡긴다. 어쨌든 시디로 Karu를 듣기란 좀체 쉽지 않다.

Klaatu
- Sun Set: 1973-1981
중고로 나왔을 때 미적거렸더니 놓쳤다. 언제 재회할 수 있을까?

Trace
- Trace   
- Birds
영국도 이태리도 아닌 네덜란드 프로그레시브 밴드의 앨범 누가 수입할까?

Mauro Pelosi
- La Stagione Per Morire
정녕 구할 수 없단 말인가?

Dalton
- Riflessioni : Idea D'infinito  
중고가 나올 법도 한데 좀체 보이지 않는다.

Ibis
- Ibis
역시... 중고도 수입도 보이지 않는다.

Banco Del Mutuo Soccorso
- ...Di Terra
- Io Sono Nato Libero
- Come In Un'ultima Cena
아주 못 구하는 건 아니지만 가격이 ㅎㄷㄷ하다.

Jeff Buckley
- Diamonds From The Pavement: The Ultra Rare Tracks, Vol.1
- Screaming Down From Heaven: The Ultra Rare Tracks, Vol.2
- The Live Show, The Life In Between (BOOTLEG)
생전 스튜디오 앨범은 꼴랑 한 장 냈는데 별 희한한 앨범이 다 있다. 그리고 강렬하게 땡긴다.

Eric Burdon And The Animals
- Roadrunner
이 앨범에 실린 Paint It Black 라이브 버전을 강력히 듣고 싶다오.

Pete Ham
- Golders Green
위다츄의 원형을 시디로 듣고 싶은데 사라져 버렸다.

Badfinger
- Ass
중고가 있긴 한데 좀 비싸다. 그래도 살 만은 한데...

Tindersticks
- First Album
- Second Album
- Curtain
- BBC Sessions
초창기 컴필이면 될 줄 알았는데 부족하다.

Shearwater
- Everybody Makes Mistakes
- Palo Santo
- Thieves
- Golden Archipelago
은근한 매력. 딱 사기엔 망설여지지만 막상 사면 만족하는데 살 수가 있어야지.

Explosions In The Sky
- How Strange, Innocence
- The Earth Is Not A Cold Dead Place    
- Those Who Tell The Truth Shall Die    
그래도 그나마 종종 수입되는 거 같은데 최근엔 잘 안 보이네.

Eugen Cicero
- Jazz Bach
인벤션 4번에 뻑 갔지만 언제까지 MP3로 들어야 하는지.

David Darling
- Eight String Religion
맥아리 없는 다른 버전이 아니라 이 앨범의 버전을 듣고 싶다고.

High Fidelity Soundtrack
괜찮다는 썰은 무성하나 사라져 버렸다.

Pi Soundtrack
클린트 맨셀의 후속작을 들으니 이 앨범이 몹시 궁금해졌다.

하이 미스터 메모리 (Hi, Mr. Memory)
- 1집 안녕, 기억씨
정작 뮤지션조차도 한 장밖에 없다고 했던가?


추가
Focus - Moving Waves
햄버거 콘체르토 앨범 갖춰 놓고 까먹고 있었다. 포커스의 앨범은 한 장도 없었다는 것을. 컴필레이션이라도 한 장 있어야 하는데. 물론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Eruption이 없긴 하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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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워커 님의 음반몰을 뒤지다 한 앨범에 시선이 멈추었다. Darryl Way's Wolf의 데뷔 앨범 "Canis Lupus". 늑대의 학명을 타이틀로 한 이 앨범은 커버에도 늑대(개처럼 보이지만 뭐 둘은 사촌이니까)를 담았다. 오래 전에 "아트록 음반 가이드"에서 이름만 보았는데, 호기심이 생겼다. 그의 이전 밴드인 Curved Air는 몇 번 듣기는 했으니까 비슷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었다. 마침 슬립워커 님이 국내에서 인기 얻은 곡이라며 McDonald's Lament를 소개한지라 유튜브에서 검색, 그리고 청취.

오옷! 이런 느낌 참 오랜 만이다. 바이얼린인지 비올라인지(도대체 음악 몇 년을 들었는데 둘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다니) 아무튼 대릴 웨이의 애절한 연주는 '만가'라는 제목을 그대로 살려 주며 심장을 저며 버렸다.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연주에 술 생각만 간절. 아, 남들 다 휴가 가는 시즌에 평생 여름 휴가 한번 못 가 본 설움이 북받치는 이런 건. 아무튼 한번에 뿅 가 버린 탓에 원래 사려고 마음먹었던 배드핑커의 "애스"를 장바구니에서 삭제. 그런데 아뿔사 며칠 지난 뒤에 다시 보니 누가 사가 버렸다. 슬립워커 님 말대로 중고는 한번 마음이 동할 때 서슴없이 카드를 긁어야 하건만.

그래도 간만에 한 장 건졌다. 물론 앨범 전체적으로 보면 이 곡 정도의 임팩트를 주는 곡은 없지만 그래도 못 들을 만한 곡은 하나 없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 앨범은 국내에 그리 많이 들어오지 않은 앨범인 만큼 잘 사기는 잘 산 거다.




덧.
제목의 맥도널드는 앨범을 프로듀싱했다는 이언 맥도널드를 말하는 건가? 그런데 그의 만가라고 하면 왠지 그가 죽었을 것만 같다. 물론 이언 맥도널드는 이후에 포리너로 히트쳤으니 그가 죽었을 리는 없고. 흠...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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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 년 동안 구매한 시디는 모두 36장. 사은품으로 받은 것도 있고 중고가 절반 가까이지만 따지자면 매달 여섯 장씩 시디를 샀다는 것인데 내 주제에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빠듯한 용돈 탈탈 털어 쏟아붓고, 적립금 마일리지 쿠폰 싸그리 긁어 모으고, 아내도 좋아할 만한 앨범은 슬쩍 책 사면서 한 장 끼워 넣고...  이리 해도 장난 아닌 금액이다.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해 내 스스로 감당할 깜냥만큼 시디를 사지만, 책보다 더 쉬이 품절되고 정작 품절되면 언제 구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게 시디이다 보니 막상 뒤졌을 때 시디가 나타나면 안 사고는 못 배긴다. 그나마 아내가 무서워 회사에 수백 장 쌓아 두면서 가뭄에 콩 나듯 집에 들여가는 친구 놈 이야기를 들으면 그 정도가 아닌 게 다행이다 싶다.

시디가 아닌 디지털 앨범을 사고선 새 음반 샀다고 말하는 후배의 말에 깜짝 놀란 게 삼사 년 전 일이다. 시간의 지나는 것과 반비례로 시디는 더욱 안 팔리고 디지털 앨범 또는 싱글이 팔리거나 여전히 MP3 파일이 넷 세계를 헤엄쳐 다니는 시대이다. 그런데 나라는 인간은 여전히 시디를 사 대고 있다. 옛 뮤지션의 몰랐던 곡, 못 샀던 앨범을 어쩌다 접하면 시디를, 아니 시디로 꼭 사야 할 것만 같은 강박 관념이 생긴다. 그리고 구할 수 없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은 아니지만, 설사 그러기라도 하면 몹시 짜증 내며 "시디는 안 사고 불법 다운만 받는 이 더러운 세상!"이라며 혼자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그러다 중고가 나오거나 수입이라도 되면 낼름 구매해 놓고선 혼자서 킥킥 거린다.

좀 웃기다. 그 자체로 폼 나는 엘피도 아니고 고작 12인치 쌔고 쌘 시디 따위를 사 대는지. 좋은 오디오로 듣는 게 아니라 기껏 컴퓨터로 재생하거나 심지어 리핑해 싸구려 이어폰으로 듣는 주제에 굳이 시디를 사 대는지. 이삿짐을 쌀 때마다 혹여 케이스가 깨질까, 아이가 시디를 집어던지기라도 하면 흠집이 나진 않았을까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왜 굳이 시디를 사 대는지. 살림살이에 털끝만큼 해를 끼치지 않을 만큼 돈 버는 것도, 용돈이 넉넉한 것도 아니면서 어찌 시디를 계속 사 대는지. 나만큼이나 음악 듣는 거 좋아하는 아내도 선뜻 이런 내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시디로 음악을 들어야 듣는 것 같은데, 시디를 사지 않으면 누군가 채 갈 것 같아 사촌이 땅 사는 것만큼 배가 아픈데.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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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3 HOURS TOO LONG  from Sonny Boy Williamson and The Yardbirds
2. OUT ON THE WATER COAST  from Sonny Boy Williamson and The Yardbirds
3. FIVE LONG YEARS  from Five Live Yardbirds
4. I AIN'T GOT YOU  from single
5. GOOD MORNING LITTLE SCHOOLGIRL  from single
6. LITTLE RED ROOSTER (REHEARSAL)  from The London Howlin' Wolf Sessions (no Yardbirds)
7. LITTLE RED ROOSTER from The London Howlin' Wolf Sessions (no Yardbirds)
8. HIGHWAY from The London Howlin' Wolf Sessions (no Yardbirds)
9. WANG-DANG-DOODLE from The London Howlin' Wolf Sessions (no Yardbirds)
10. I'M A MAN  from Five Live Yardbirds
11. THE TRAIN KEPT A ROLLING  from demo/alternate take of "The Nazz Are Blue"
12. JEEF'S BLUES  from demo/alternate take of "The Nazz Are Blue" without vocals
13. STEELED BLUES  from demo/alternate take of "The Nazz Are Blue"
14. NEW YORK CITY BLUES  from demo/alternate take of "The Nazz Are Blue"
15. IT'S A BLOODY LIFE  from Sonny Boy Williamson backed by Jimmy Page (no Yardbirds)
16. I SEE A MAN DOWNSTAIRD  from Sonny Boy Williamson backed by Jimmy Page (no Yardbirds)

Eric Clapton, Jeff Beck, Jimmy Page의 "Blue Eyed Blues"라는 앨범이 있다.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불리는 이들은 사실 Yardbirds라는 같은 밴드 출신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3대 기타리스트'로 묶인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을 3대 기타리스트이 아니라고 누구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절대적인 기타 연주를 숱한 앨범에 선보였다. 잡설로 이 셋 중 누가 우위냐고 할 때 나는 제프 벡, 아내는 지미 페이지를 골랐는데, 막상 크림 시절 에릭 클랩튼의 연주를 들어 보면서 논쟁을 중단했다. 그렇다고 에릭 클랩튼이 끝판왕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저 논쟁만 안 할 뿐.
          
1992년에 'Charly Blues Masterworks' 시리즈의 일환으로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Blue Eyed Blues"는 세 기타리스트가 폼 잡고 나온 커버 이미지[각주:1]와 달리, 세 명이 실제로 협연한 앨범이 아니라 각자 따로 놀았던 야드버즈 시절의 곡을 모아 놓은 편집한 것이다.[각주:2] 앨범에 실린 곡도 셋에게 균일하게 배분된 것도 아닌, 에릭 클랩튼이 10곡, 제프 벡이 4곡, 지미 페이지가 2곡씩 연주한 것을 모아 놓은 앨범이다. 여기에 소니 보이 윌리엄슨과 협연한 앨범에 수록된 곡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백밴드로 연주한 곡을 비롯해, 공식적으로 에릭 클랩튼이 야드버즈를 탈퇴한 뒤에 하울링 울프의 라이브 앨범에 참여한 곡도 포함돼 있는 등, 야드버즈의 앨범이라 하기 민망하다. 그때문인지 위키피디어 야드버즈의 디스코그래피 항목에 이 앨범은 존재하지 않는다.

앨범 제목인 'Blue Eyed Blues'는 푸른 눈을 지닌 서구 백인의 블루스라는 뜻이다. 이것은 두 가지를 함축하는데, 하나는 For Your Love 같은 대중적으로 히트한 곡이 아니라 블루스 곡을 담았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흑인들의 음악인 블루스를 백인들이 재현했다는 점이다. 미시시피 강 하류에 살던 흑인들의 음악 블루스는 미국 전역에 퍼진 것으로 모자라 바다 건너 영국에 전해졌고, 로큰롤과 함께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로큰롤 밴드로 알고 있는 롤링스톤즈도, 프로그레시브 밴드의 거장 핑크 플로이드도 모두 블루스 밴드로 시작했을 만큼 음악 좀 해 보겠다는 영국의 젊은이들은 꽤 블루스를 연주했고, 그중 하나가 야드버즈이다. 물론 성공에 목 마른 나머지 대중에 영합하는 곡을 연주하거나 사이키델릭 음악이나 하드록으로 변화해 갔지만, 블루스는 록 음악 자체의 뿌리였다. 오죽하면 팝이 아니라 블루스를 하고 싶다고 에릭 클랩튼은 야드버즈를 뛰쳐나갔고, 제프 벡은 여러 가지 실험을 했을까? 그리고 지미 페이지는 모두 떠난 밴드에 홀로 남아 결국 레드 제플린을 만들었다.

재차 말하면 이 앨범은 에릭 클랩튼, 제프 벡, 지미 페이지가 야드버즈라는 이름으로 백인들의 블루스를 시도한 몇몇 곡을 모아 놓은 앨범이다.미국 블루스의 거장 소니 보이 윌리엄슨이나 하울링 울프의 곡이 주를 이루다 보니 역설적으로 오리지널 블루스에 더 가까운 연주를 들려 준다. 거기에 밴드 곡도 아직은 일렉트릭 기타가 왕왕 울어대는 축축한 블루스가 아닌 오리지널 블루스의 냄새가 풍기는 끈적한 블루스가 당대 유행하던 로큰롤이 뒤섞인 어중띤 모습(이게 리듬 앤 블루스인가?)으로 흘러나온다. 좋게 말하면 로큰롤으로 변모해 가는 블루스라고나 할까. 그 때문에 이 세 기타리스트의 야드버즈 이후 시절의 록 음악을 생각했다간 앨범 집어던지기 십상이다. 아무튼 미국 흑인의 전유물인 블루스가 어떻게 바다 건너 백인들에게 전해졌는지, 그 중간 과정을 대강 알 수 있게 하는 자료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먹었는지 이런 블루스 음악도 이제는 제법 들을 만하다.

  1. 역시 생긴 것만으로 보면 에릭 클랩튼이 한 수 위. 그런데 제프 벡보다 지미 페이지가 더 이상하게 나왔다. [본문으로]
  2. http://www.allmusic.com/cg/amg.dll?p=amg&sql=10:0bftxql5ldfe 에서 각 트랙의 일부분을 조금씩 들을 수 있다.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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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ission>, <Once Upon A Time In America>, <Cinema Paradiso>, <Love Affairs>.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언제나 가슴 저미는 선율, 하지만 섬세하거나 장중하다기보다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단조로운 패턴의 선율로 수놓아져 있다. 하지만 그가 들려주는 가슴 저미는 선율은 웬만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그중에서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담당한 영화 중에서 최고 걸작은 아무래도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Once Upon A Time In West>일 것이다. 미국의 서부에서 무법자들의 종말을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는 영화도 영화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빼어난 선율을 다각적으로 변주한 테마는 영화를 뛰어넘는다. 성스러움, 한탄스러움, 아련함, 희망, 아쉬움, 쓸쓸함 등 영화에서 표현되는 그 어떤 정서와도 잘 조화되는 <Once Upon A Time In West>의 테마야말로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부활의 2집 <Remeber>의 대미를 장식하는 Jill's Theme, 메인 테마의 변주 중 하나인 질의 테마를 듣다가 예전에 쓴 이 글이 생각나 수정해 본다.




호기심에 인터넷을 뒤지니 꽤 많은 뮤지션이 이 곡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연주했다. 그만큼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 자리 잡은 듯. 그렇게 찾은 곡 가운데 가장 절절했던 곡은 노르웨이의 바이얼리니스트 Arve Tellefsen의 연주. 바이얼린이라는 악기의 특성상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심장을 서서히 파고드는 듯한 절절함이 살아 있는 곡인 듯싶다. 칼이 스며들어간 상처 자욱에서 흘러 내리는 선홍색 피. 하지만 그런 장면조차 아름답도록 보이게 만드는 영화는 수없지 않은가? 그런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Arve Tellefsen - <Intermezzo>(2002)


다음 곡은 영화에 마지막 엔딩신에 실린(실은 영화를 언제 봤는지조차 기억이 안나는 - 혹시 안 봤을지도 모르는 - 정확히는 모르나 이런 음악은 대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흐른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의 Finale. 스트링의 조화 속에서 여성 스캣 코러스과 이따금 흐르는 하프시코드가 살짝 얹혀져 아르베 텔레프센의 곡에 비해 한껏 아련함이 느껴진다. 아마 영화의 Finale로 쓰여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아르베 텔레프센이 지금 겪고 있는 절절한 아픔이라면, 원곡은 먼 옛날의 아픔을 회상하는 느낌을 전해 준다.

Ennio Morricone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OST>(1972)


그리고 다음은 클래식 대중화의 전도사인 클래식 계의 히딩크라 불리우는 앙드레 류가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전 세계를 돌며 협연했던 곡. 원곡보다는 좀 더 장중한 느낌의 오케스트라에 아득한 느낌을 주는 소프라노의 코러스가 다소 위압적이게 들린다. 텔레프센의 절절함이나 원곡의 아득함을 느끼기는 힘드나 좀 더 강렬한 느낌을 전해 준다.

Andre Rieu - <Special Tour Edition>(2004)


이어지는 곡은 엔니오 모리꼬네와 파두 현대화의 선두 주자(?) 둘체 폰테스가 함께한 앨범 <Focus>에 실린 버전이다. 얼핏 듣기에는 셀린느 디옹이 아닌가 했는데 둘체 폰테스란다(나 보고 목소리를 구별하라는 것은 이명박의 주둥아리를 꼬매는 것보다 조금 쉬운 행위이다). 대개 파두에서 느낄 수 있던 애조띤 정서보다는 꾹꾹 눌러 담아 놨던 슬픔을 터뜨린 채 엉엉 우는 듯한 힘 있는 보컬이 또 다른 면에서 숙연하게 만든다.

Ennio Morricone & Dulce Pontes - <Focus>(2003)


앞서 말했듯 부활 2집에는 'Jill's Theme'이라는 이름으로 록 스타일의 연주곡이 수록되었다. 김태원의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이 곡은 일렉트릭 기타의 울부짖음으로 원곡의 스캣을 절묘하게 카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록 밴드의 연주이다 보니 다른 연주보다 다소 격하게 느껴지지만 애당초 엔니오 모리코네가 추구한 정서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앨범 수록 이후 부활의 공연에서는 자주 연주되는 듯한데, 이승철이 다시 합류한 후 가진 관현악단과 함께한 공연 실황을 올려 본다.

마지막으로 마크 노플러가 이끌었던 다이어 스트레이츠가 연주한 곡을 올려 본다. 원곡과는 제목만 같을 뿐이다. ^^;

Dire Straits - <Communique>(1979)

* 엠블 시절 작성한 글을 아주 조금 고치고 보탠 글이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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