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락'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4.05 '아트락'에 대한 몇 가지
  2. 2010.03.19 아트락 내한공연은 이제 끝인감? 2
  3. 2009.06.05 아트락 아트락 아트락 4
1.
지난 토요일, 오후에 업무상 일이 있었다. 요즘 분위기상 대충 6시면 끝날 듯했지만 오잔나 공연을 가지 않았다. 아내가 몸살기가 있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오잔나는 땡기지 않았다. 그들의 앨범을 두 장 가지고 있지만 일전에 말했듯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다시 시디를 꺼내 들어 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오리지널 멤버도 한 명인가 두 명인가. 150장밖에 안 팔렸다는 읍소가 머릿속에 맴돌았지만 공연장으로 끝내 이끌지 못했다. 카페나 블로그에서 후기를 보지만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으로 한국 땅에서 아트락 공연은 이제 끝일지도 모른다. T.T

2.
일요일에는 아내의 몸살기가 호전되기도 했고 날도 좋아 외출했다. 첫 행선지는 경복궁 옆 대림미술관. 예스 등의 아트락 밴드의 앨범 커버를 거의 도맡아했던 로저 딘의 회고전이 있기 때문. 대림미술관을 찾는 데 조금 헤매었지만 막상 가 보니 좋았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시디에 들어 있는 커버 이미지를 보는 것보다 엘피의 커버 이미지, 그것보다 더 클 수도 있는 원화를 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아내의 말대로 '간지'를 추구하는 로저 딘의 그림은 엘피 사이즈마저도 좁아 보이게 한다. 아내가 면박했지만 도록도 구매했다. 앞으로도 엘피를 사 모으지 못할 테니 도록으로나마 로저 딘의 그림을 종종 보고 싶었다. 그런데 띄어쓰기가 눈에 걸린다. 흑. 도록 만든다고 할 때 교정 자원할 걸 그랬나. ㅎㅎ

3.
요즘 들어 포스트락이나 슈게이징 밴드에 귀가 많이 돌아가긴 하지만 아무래도 아트락이라는 장르는 "고독한 인텔리인 척"하는 내게 딱인 장르이다. 요즘은 앨범 하나 구하기 힘들지만 그런 만큼 공들여 앨범 한 장 사서 들으면 꽤 뿌듯하다. 잘 몰랐거나 안 들린다고 내버려 두었던 이들의 음악을 다시 듣고 감탄하면 그것은 두 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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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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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 동안 한국을 다녀간 New Trolls, P.F.M., Latte E Miele에 비하면 Osanna는 사실 내게도 그다지 인기 없는 밴드이다. 그들의 앨범을 두 장 가지고 있긴 하지만, L'uomo와 Conzone(There Will Be Time)을 제외하면 내 귀에 꽂힌 곡은 없다. 뭐 3집 이후는 제대로 들어본 적 없긴 하지만.

들리는 말에 따르면 내한공연을 2주 앞두고 좌석이 겨우 150장 팔렸단다. 700석 규모의 마포아트센트에서 말이다. 그 덕분에 공연을 기획한 이들은 똥줄이 타는 모양. 사실 오잔나가 내 취향이 아니라고 그동안 공연에 대해 별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내가 다 걱정이 든다. 뉴트롤즈 같은 이들이야 아트락 매니아가 아니더라고 어느 정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다지만, 오잔나 같은 그럭저럭 인지도가 있는 뮤지션의 공연이 대참패 하면 앞으로 아트락 공연은 끝이다. 뉴트롤즈가 다시 온다 해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이쯤 되니 관심 없었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더라도 오잔나 공연에 가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 하지만 일정이야 그렇다 쳐도 티켓 값이 만만치 않다. 평소 같으면 그 돈이면 시디 대여섯 장을 사고 말지, 라고 할 텐데 이제는 섣불리 그리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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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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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는 음악 중 아내가 좀체 이해 못하는 게 이른바 '이태리 프로그레시브'이다. 과도한 극적 구성 등을 이유로 아내는 좀체 마음을 열지 못하는데, 뭐 개인의 취향이니 제발 이해해 달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 하지만 아내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다 아직 아이가 어리다 보니 집에서 프로그레시브 밴드의 시디를 듣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회사에서 업무 시간에 이어폰 꼽고 듣는 것 또한 한계가 많다. 아무리 비싼 이어폰이라 하더라도 음악을 제대로 듣는 데엔 싸구려 스피커로 크게 틀어 놓고 듣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무 중에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다행일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근무 중, 주로 교정을 볼 때 이어폰 꼽고 울며 겨자 먹기로 듣는 수밖에 없지만, 항상 그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상황이 반복될수록 결국 시디 듣는 일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포스트락 같은 요즘 끌리는 뮤지션의 곡이나 60-70년대 레전드들의 음악도 좀 들어 줘야 하기에 프로그레시브를 듣는 일은 별로 없었다. 자연스레 관심도 떨어지는 법. 작년에 라떼에미엘레가 내한 공연 했을 때에도 바쁜 업무 탓을 하며 가지 못했다. 몇달 전부터 예매해 놓고 달달달 떨던 PFM이나 뉴트롤즈 공연 때에 비하면 프로그레시브에 대한 애정은 팍 식은...

그런데 뉴트롤즈가 다시 내한한단다. 그것도 백만년만에 이름을 내보이신 달콤님의 전언으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서울아트록페스테벌이라는 카페도 알려 주셨다. 익숙하고 그래서 반가운 이름도 보인다. 읽을거리도 많다. 간만에 에니드의 음악을 듣고, 라떼에미엘레 동영상을 보니 술이 다 깬다. 그리고 순간 울컥. 한껏 새로 태어난 기분을 느끼는데 순간 기분이 잡쳤다. 정작 중요한 공연 날짜는 9월 12-13일, 날짜가 뷁이다. 11월 초에 대대적인 마감을 치르는 나로서는 사무실에서 손가락 빨며 눈물을 글썽이며 한탄만 해야 한다. 그래도 주말인데 째고 가? 업무 쨀 요량이면 주말인데 처자식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그냥 집에서 시디라도 들을까?

덧. 나는 개인적으로 '아트락'보다는 '프로그레시브'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이유는... 그게 더 있어 보인다. ^^; 하지만 다들 아트락 아트락 하다 보니 제목만은 그리했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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