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4구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12 달빛 그림자에 실려 갔어요 8
  2. 2009.01.20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6
Deezer로 마이크 올드필드의 곡을 죽 듣는데 Moonlight Shadow가 흘러나온다.
광고 배경음악으로도 꽤 쓰인 이 곡 왕년에 안 좋아했던 사람 몇이나 될까?
마이크 올드필드의 짧은 기타 연주에 뒤 이어 나오는 매기 라일리의 청아한 목소리.
뮤직비디오를 보니 당시에는 인기 좀 끌었을 법하다.
멜로디는 경쾌한데, 번역된 가사를 보니 연인을 잃은 여인네의 자기 고백이다.
혹자는 존 레논의 피살을 암시한다고 하지만 일단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왠지 용산4구역과 화왕산에서 죽은 이들이 생각난다.
멜로디는 경쾌하기 그지 없는데...
사람들은 어느 날 달빛에 실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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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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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광주의 비극을 소재로 한 '오월의 노래'라는 노래가 있었지. "두부처럼 잘리어진..."이라는 잔인한 묘사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 나를 몹시 두려움에 떨게 하던... 하지만 노래는 사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 화가 단단히 난 95년 가을을 성냥갑 같은 강의실이 아닌 안개 자욱한 종로나 남대문 등지에서 주로 보냈어.

세월이 지나 이 노래가 외국곡의 곡을 따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 찾아보니 아는 가수더라고. 어렸을 적 나는 'Holiday'라는 노래를 이따금 들어봤는데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원작자더군. 그 사람은 미셸 폴나레프라고 하는데 웃기게 생긴 선글라스를 주로 쓰고 나오던 프랑스 가수, 그러니까 샹송 가수였어.

세월이 더 지나 나는 그 곡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지. 곡의 원제는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였어. 음... 미스테리를 소재로 한 곡인가? 프랑스어는 통 모르니 알게 뭐야 했지만, 인터넷이 대세가 된 시절이었기에 가사의 한국어 번역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 그리고 놀랐지. 노래는 바로 (정부의) 재개발과 그 때문에 희생당한 소시민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 프랑스에서도 이딴 상황이 있구나.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렸지.

아침부터 터져 나오는 기사를 보다가 이 노래가 다시 생각났어.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정원에는 꽃이 피어 났지.
세월은 흐르고 기억만이 남았네.
그리고 네 손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침묵만이 들려왔네.
나무 위엔 가지들이, 가지 위엔 나뭇잎들이.
나뭇잎 위에 새들이 노래했었네.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였네.
그리고 꽃들을 굴착기로 바꿔 놓았지.
노래하던 새들에겐 공사장만이.
이것이 네 맘에 들기 위함인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오늘 아침, 누가 시민 여섯과 경찰 하나를 죽였을까? '할머니'가 제발 더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사람 목숨은 안중에 없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람이 이 놈의 땅구석에는 너무 많아. 도심 재개발? 개나 줘 버리라고.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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