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나날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8.24 내 인생의 영화? 4
  2. 2009.02.10 천국의 나날들 메인 테마 4

얼마 전 알라딘 중고샵에 <석양의 무법자 CE>가 나왔길래 적립금과 쿠폰을 탈탈 털어 구매했다. 180분짜리 풀 버전을 극장에서 본 마당에 142분짜리 일반 버전이 눈에 들어올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현재 DVD가 유통되는 것은 풀 버전과 다양한 서플먼트가 담긴 CE(컬렉터스 에디션)이 아니라 헐값에, 심지어 다른 영화와 세트로 묶인 일반판이었다. 서플먼트는 전무하고 화질도 조악할 것이 뻔했다. 한국의 초열악한 DVD 시장을 보건대 재출시될 확률은 극히 적은데다, 곧 블루레이 버전이 출시되니 이때가 아니면 언제 구하나 싶어 반성 주간임에도 덜컥 구매해 버렸다. 그래도 현금 지출은 1000원 대이니.

무엇보다 이 영화를 굳이 구매한 이유는 내 인생의 영화 5편 중에 하나로 꼽을 만한 내가 인정하는 걸작이기 때문이다. 그런 작품의 DVD를 안 갖추고 있다는 것은 그 영화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싶었다. 물론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을 꼽으라면 내 스스로도 <옛날 옛적 서부에서>를 더 쳐 주지만, 거기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징글맞은 찡그린 표정을 볼 수 없다. 레오네의 연출과 이스트우드의 연기가 최고로 잘 배합된 영화는 아무래도 <석양의 무법자>, 즉 영화 '놈놈놈'의 이름을 제공했던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다. 이런 마당에 어찌 안 사고 배기겠는가. 게다가 좀체 구할 수 없는 레어템이 되어 가는데.


이쯤에서 '내 인생의 영화 5편'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있을 듯하다. 후훗. 자뻑일까?

내가 고른 '내 인생의 영화 5편'은 다음과 같다. 선정의 기준은 딱히 없다. DVD로 소장해서 이따금 보고 싶어 해야 한다는 게 이유라면 이유이다. 절대로 자주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한국 영화는 따로 뽑으려 한다[각주:1].



무간도
감독 맥조휘, 유위강 (2002 / 홍콩)
출연 양조위, 유덕화, 여문락, 정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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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가 나온다기에 아무 생각 없이 봤던 영화인데 막상 보고 나서 대박이다 싶었던 영화다. 사실 영화 자체로만 보면 1위로 삼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지만, 도중 황 국장의 죽음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양조위의 표정[각주:2], 도저히 잊혀지지 않았다. 내게 이랬던 영화는 별로 없다. http://gile.egloos.com/3232325 참조


석양의 무법자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1966 / 스페인, 이탈리아)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 엘리 월러치, 리 반 클리프, 알도 주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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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세르지오 레오네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궁합이 최적화된 영화이다. 180분짜리 풀 버전은 자못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나 마지막 3인의 결투신은 그 지루함을 잊게 했다. http://camelian.tistory.com/50 참조


랜드 앤 프리덤
감독 켄 로치 (1995 / 스페인)
출연 이안 허트, 로잔나 파스터, 프레드릭 피에롯, 톰 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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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았던 이상이 냉혹한 현실 앞에서 짓이겨져 버렸을 때의 참담함. 켄 로치는 그것을 아주 낭만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http://gile.egloos.com/3231493 참조


천국의 나날들
감독 테렌스 맬릭 (1978 / 미국)
출연 리처드 기어, 브룩 아담스, 티모시 스콧, 밥 윌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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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아워[각주:3] 대에만 골라 가며 찍은 환상적인 화면이 죽인다. 이전까지 탄탄한 내러티브나 세밀한 심리/감정 묘사에만 천착하던 영화 보는 기준을 송두리째 바꾼 영화. http://camelian.tistory.com/175 참조


타인의 삶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2006 / 독일)
출연 울리히 뮈헤, 마르티나 게덱, 세바스티안 코치, 울리히 터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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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면서도 가슴 찡한 엔딩 신은 잘 차려진 음식에 황금 소스를 살포시 얹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http://gile.egloos.com/3232548 참조


사실 좋은 영화가 수십 편 수백 편 있는데 달랑 5편만 고르는 것은 어폐가 있다. 적어도 내가 본 영화 중에서 '내 인생의 영화'로 꼽을 만한 작품을 더 소개해 본다.






  1. 즉 한국 영화 관련 글을 따로 쓴다는 것. 물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요새 일요일에도 출근할 정도로 좀 바쁘다. [본문으로]
  2. 이 장면의 스틸컷은 알라딘의 내 서재에서 쓰고 있다. [본문으로]
  3. 일출, 일몰 전후 30분을 말한다.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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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송 프로그램이었나 개인 제작 패러디 동영상이었나 공포심을 자극하는 음악이 인상 깊은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랬다. 한참 생각한 끝에 찾은 결론은

테렌스 멜릭의 영화 <천국의 나날들Days Of Heaven> 메인 테마. 모리꼬네 할배가 만든 그 곡 말이다. 영화 화면은 참 죽이는데 음악은... 물론 어떤 상황에 따라 듣느냐의 차이다. 공포물처럼 편집하거나 그런 유형의 것을 접한 뒤 들으면 영락 없는 공포영화 배경음악. 하지만 죽이는 영상과 달리 스토리는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세 남녀의 불운을 다루고 있으니, 영화 전반을 고려하건데 적절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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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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