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헌책으로 샀던 노명식 선생의 <프랑스 혁명에서 파리코뮌까지:1789~1871>라는 책을 읽는데, 제아무리 역사는 좋아해도 워낙 숫자에 취약한 뇌를 가졌기에 정신 없이 진행되는 프랑스 대혁명의 사건이 너무 복잡해 아놔~ 해 버렸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혁명의 과정이 재미있기에 망정이지 마구 튀어나오는 익숙지 않은 프랑스어 단어에 뇌가 꼬일 뻔해 책을 집어던졌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 보니 1980년에 나온 책치고는 잘 읽힌다는 생각도 든다.
'테르미도르 9일의 반동'으로 로베스피에르의 공포 정치가 종식되는 부분까지 읽었는데 이때까지 일어난 혁명의 주요 사건만 정리해 본다. 혁명이 순식간에 일어나 루이 16세의 목을 잘랐다고 알고 있었는데(바스티유 감옥 습격 이후 루이 16세가 2단 분리되는 데는 3년 반이 걸렸다), 생각보다 혁명은 여러 세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엉망진창이었다.
1789-05-05 루이 16세, 삼부회 개최 1789-06-17 제3신분, 국민의회 창립 선언 1789-06-20 제3신분, 테니스코트 선언 1789-07-09 국민의회, 제헌의회 선언 1789-07-14 파리 민중, 바스티유 감옥 습격 1789-08-04 국민의회, 봉건제 폐지 선언 1789-08-26 국민의회, 인권선언 공포 1789-10-06 국민방위군, 루이 16세를 튈르리 궁에 유폐 1789-11-02 국민의회, 교회 재산 몰수 및 국유화 법령 포고
1790-05-14 국민의회, 교회 재산 매각 결정 1790-07-12 국민의회, 성직자 공민 헌장 제정 1790-11-27 국민의회, 모든 사제에게 성직자 민사기본법 충성 서약 의무화
1791-06-20 루이 16세 도주 시도(바렌느 사건) 1791-07-17 국민방위군, 마르스 연병장에서 파리 민중 학살 1791-08-27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 혁명 간섭 표명(필니츠 선언) 1791-09-03 국민의회, 1791년 헌법 가결 1791-09-14 루이 16세, 헌법 준수 서약 1791-10-01 제헌의회, 해산 후 입법의회 소집 1791-11-09 입법의회, 망명 귀족에 대한 법령 성립 1791-11-29 입법의회, 선서 거부 사제에 대한 법령 성립
1792-04-20 입법의회, 오스트리아에 선전포고로 혁명전쟁 시작 1792-05-27 입법의회, 선서 거부 사제 추방 결정하나 루이 16세가 거부권 행사 1792-06-08 입법의회, 의용병을 모아 파리 연맹군 결성 결정 1792-07-11 입법의회, <조국이 위기에 처해 있다> 선언 채택 1792-07-20 오스트리아-프로이센 연합군, 혁명파에 선전 포고 1792-08-10 파리 민중, 파리 코뮌 결성 및 국민공회 소집 결정(8월 10일 봉기) 1792-08-19 라파예트, 파리 민중 진압 실패 후 국외 도주 1792-08-25 입법의회, 봉건적 권리 폐지 법령 포고 1792-09-02 오스트리아 군, 베르됭 함락 1792-09-02 파리 민중, 6일까지 반혁명 용의자 살해(9월 학살 사건) 1792-09-20 혁명군, 프로이센 군 격파(발미 전투) 1791-09-20 국민공회 소집 1792-09-22 국민공회, 왕권 폐지 의결 후 공화력 1년 선포 1792-11-11 루이 16세 재판 개시
1793-01-17 국민공회, 루이 16세 유죄 판결 후 사형 결정 1793-01-21 루이 16세, 단두대에서 처형됨 1793-03-10 국민공회, 혁명재판소 창설 1793-03-10 방데 지방에서 반혁명 반란 발발 1793-04-06 국민공회, 공안위원회 창설 1793-05-18 지롱드 파, 12인위원회 구성 1793-05-31 무장 상퀼로트들의 봉기로 지롱드 파 정권 붕괴 1793-06-24 국민공회, 1793년 헌법 채택 1793-10-05 국민공회, 혁명력 채택 1793-10-17 혁명군, 방데 반란군 평정 1793-11-10 노트르담 대성당을 이성의 제전으로 명명, 이후 파리의 모든 교회 폐쇄 1793-12-04 국민공회, 혁명 정부에 관한 법령 가결
1794-02-26 국민공회, 반혁명 용의자 재산 몰수 및 무상 분배 법령 가결 1794-03-24 로베스피에르, 에베르 파 숙청 1794-04-05 로베스피에르, 당통파 숙청 1794-07-27 테르미도르 9일의 반동으로 로베스피에르파 숙청
1795-04-01 제르미날 12일의 봉기. 파리 민중이 공회를 점령하려다 진압당함. 1795-05-20 프레리알 1일의 봉기. 파리 민중의 재차 봉기. 1795-08-22 국민공회, 혁명력 3년의 헌법(5인 총재와 양원제) 채택 1795-10-05 방데미에르 13일의 반란. 왕당파가 의회를 습격했으나 나폴레옹에게 격퇴. 1795-10-26 국민공회 해산 후, 총재 정부 수립.
1796-03-11 나폴레옹, 이탈리아 원정 1796-05-10 바뵈파가 주도한 평등주의자들의 음모 발각
1797-02-19 나폴레옹과 교황 사이에 트렌치노 조약 가결 1797-09-04 프륄티도르 18일의 쿠데타, 총재 정부가 나폴레옹의 지원으로 왕당파 제거
1798-05-11 플로레알 22일의 쿠데타, 총재 정부가 자코뱅파 축출 1798-05-19 나폴레옹, 이집트 원정 1798-08-01 아부키르 해전에서 프랑스 함대 영국에게 궤멸.
1799-11-09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 나폴레옹이 총재 정부를 폐지하고 제1통령 취임
이제 총재 정부의 수립과 '영웅' 나폴레옹의 등장, 그리고 공화국의 몰락이다. 물론 책 제목처럼 파리꼬뮌까지 다룬다지만, 사실 내 관심사는 개판 오분전의 프랑스가 어떻게 세계사의 귀감이 되는 공화국을 수립하고 지켜냈는가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나폴레옹이 합법적으로 권력을 쥐는 과정을 분석해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적용될 단초를 살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