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문득 추리소설에 대해 궁금해졌다. 발단은 다른 사람의 책을
찾느라 헌책사랑에 등록된 개인책방을 뒤지던 중 황금가지판 셜록 홈즈 전집을 발견해서였다. 물론 그것은 품절 상태라 구매할 수
없었지만, 인터넷서점에서는 정가보다 30% 할인된 가격으로 팔고 있어, 헌책과 새책의 가격 차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셜록
홈즈 전집을 황금가지에서만 파는 것도 아니고,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 전집이나 애거서(아가사가 익숙한데...) 크리스티
전집에도 관심이 갔다. 게다가 그것뿐이겠는가?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전집도 나와 있고, 레이몬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나
엘러리 퀸의 저작도 기억 났다. 고등학교 때는 음악과 라디오, 중학교 때는 피시통신에 꽂혔더라면 초등학생 고학년부터 중1 정도까지 내 관심사는 추리소설이었다. 이웃동네 사는 한 살 많은 육촌형과 나는 틈만 나면 추리소설을 돌려봤다. 생각해 보면 그리 많은 종수를 읽은 것 같지는 않지만, 애거서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과 엘러리 퀸의 주요작이나 셜록 홈즈의 단편은 어짓 읽었던 듯싶다. 다른 작가의 작품은 그다지 접하기는 힘든 시대였을 듯싶지만, 그래도 추리소설가를 소개하는 다른 책들을 통해 얼추 지형도 정도는 알고 있었던 듯싶다. 얼마 전 <필름2.0 >을 보는데 까치에서 아르센 뤼팽을 번역해 낸 성귀수의 인터뷰가 실렸었다. 역시나 검색을 해 보니 황금가지판과 까치판을 가지고 인터넷 지식검색에서는 전쟁이었다. 대체로 번역의 퀄리티와 상세한 역자 해설이 실린 까치가 우세하나, 표지 디자인이 예쁘다며 황금가지판을 추천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체로 7:3 정도? 내친 김에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도 찾아보니 해문판과 황금가지판이 역시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귀가해 두 출판사 중 한 곳에서 일했던 아내에게 물으니 해문판이 낫다는 평을 한다. 물론 크리스티재단에서는 황금가지판을 인정해 주고, 저작권 문제로 해문판은 80권에서 더 낼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전집이 될 수 없고 베스트선집일 뿐이라는 비판도 검색된다. 내침 김에 브라운 신부와 필립 말로도 검색해 봤는데 그럭저럭 주요작은 한 곳에서 다 출간된 듯싶다. 엘러리 퀸은 여러 군데에서 나와 다소 헛갈리지만... 읽지 않아도 왠지 서가를 채우고 싶은 추리소설의 주요작들. 본디 장르문학은커녕 문학도 잘 읽지 않는데 왠지 추리소설만큼은 어렸을 적 기억 때문인지 눈길이 간다. 그 참에 서가에 있는 단편선을 읽어 봤다. 딱 펴 본 스티븐 킹의 단편 <금연주식회사>. 오우... 으스스하군. 담배 끊길 잘했어. 검색해 보니 할리웃에서는 옴니버스로, 국내에서는 베스트극장에서 단막극으로도 만들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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