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유한 책 가운데 모 인터넷서점에서 품절 또는 절판이라 뜨는 책을 목록으로 만들었다. 사실 구매 버튼 대신 '품절' '절판'이라는 문구가 뜨면 왠지 뿌듯해지면서 안도의 한숨이 내쉬게 된다.

책이 품절 또는 절판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출판사가 망해 절판된 경우, 둘째, 출판사 측에서 책이 팔리지 않아 재고 보유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자 절판시키는 경우, 셋째 개정판을 내거나 출판사가 바뀌면서 재출간되는 경우, 넷째 출판사가 피인수되면서 새 주인이 기존의 책을 털어 버리려는 경우이다. 첫째는 어쩔 수 없다치지만, 둘째와 세째, 그리고 네째는 출판사가 돈벌이에 혈안이 돼 그리 된 걸 종종 보아 왔다. 그런 책을 볼 때마다 화가 치민다. 하지만 책이 잘 팔리면 그런 일은 대체로 없으니 역시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이다.

몇 가지 절판 사유를 더 알게 되어 추가한다. 그중 하나는 타국과 자국의 출판 환경의 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외서를 계약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예컨데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시장이 다른 미국에서는 별개의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섣불리 계약했다가 피눈물 쏟는 경우가 있다. 계약은 페이퍼백으로 해놓고 하드커버로 책을 내놓으면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바다출판사가 <역사의 원전>과 <지식의 원전>이 양장본을 절판하고 반양장을 다시 내놓은 게 이에 해당하는 사례인 듯. (이 페이지에 따르면 잘못 알았던 사실.)

그리고 저자 스스로 지나간 책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절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공저자와 다툼을 벌인 끝에 의절해 둘의 이름으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고, 스스로 졸저라 생각하거나 자신의 책이 지금 시일에 맞지 않는다 판단해 책이 사라지기를 원하기도 한다. 심지어 저자가 출판사(정확히는 사장)가 마음에 안 들어 절판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 번역서의 경우 외국 에이전트들이 판권료를 무자비하게 올리는 바람에 대박으로 나가는 책이 아닌 양 군소 출판사가 감당하지 못하고 판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읽는 것이 바로 나'라는 패러디성 문구도 있지만, 무슨 자랑질 하는 것도 아니고 내/아내가 보유한 책의 목록을 공개한다는 게 다소 추잡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구매 도서 목록도 그런 맥락에서 비공개로 돌려놓았다. 이 글 또한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목록 부분만 떼로 떼어낼까 하다가 일단 두기로 했다. 이는 이러한 품절/절판 도서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해 장만하라는 뜻이다. 품절/절판 도서 구매는 손품이든 발품이든 열심히 찾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목록을 보면서 미리 품절된 만한 책을 장만해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덧.

1.
품절/절판된 책 구하는 방법으로 검색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각종 헌책방을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발품을 파는 것. 다른 하나는 해당 출판사에 연락해 사정하는 것이다. 대개 품절된 지 얼마 안 된 책은 출판사에 보관용으로 남아 있는 게 좀 있다. 잘 보이면 득템할 수 있다. 책 구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유입이 많아 헌책을 구하는 방법에 관한 포스팅을 따로 했다. http://camelian.tistory.com/288

2.
내가 보유한 품절/절판된 책의 권 수를 세어 보니 모두 90권이다. 흐믓하기보다는 씁쓸하다.

3.
품절과 절판의 차이를 검색어로 들어오는 유입이 좀 있다. 나도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선배에게 물으니 공식적으로 출판사에서는 절판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설사 앞으로 책을 찍어 낼 일이 없다고 해도 출판사에서는 체면치레 겸 책임 소재로부터 도망갈 요량으로 절판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품절이라고 한단다.
다만 출판권을 소멸한 경우에는 어쩔 수 절판이라고 한단다. 예를 들면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녹색평론사에서 나오다 현재는 중앙북스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럴 경우에나 절판되었다고 한단다. 아니면 출판사가 아예 망하거나 꽤 오랫동안 품절 상태로 있던 경우나 새 판본을 내놓으려 구판을 폐기했을 경우 절판이라 한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 몇몇 출판사는 앞으로 출간할 의사가 없을 경우 절판이라고도 선언하는 듯 보인다. 예컨대 세미콜론의 신시티 시리즈 중 몇 권은 절판 딱지가 붙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슬쩍 일시품절 같은 면피를 붙였다가 슬쩍 품절로 바꿔 놓는데, 재고가 떨어지자마자 아예 절판 딱지를 붙여 버렸다. 이럴 때 책을 애타게 찾던 독자의 슬픔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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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내와 아이가 일주일 동안 처가에 가 있는 동안, 작년 이사 후 여태 하지 못했던 책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격이 안 맞는 책끼리 '가오' 떨어지게 등을 맞대고 있는 일도 참 뵈기 싫기도 하지만, 뭔 책이 어디 있는지 몰라 있는 책을 또 살 것 같은 불안감이 때때로 엄습했다. 매일 야근해야 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올지 모를 '그때'[각주:1]까지 책 정리는 언감생심, 그저 꽂힌 순서를 외우는 게 더 나을 게 뻔했다.[각주:2] 하지만 책 정리라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내가 책 사는 패턴을 보면 의도했든 아니 했든 '가오'라는 말을 빼놓을 수 없다. 책의 상당수가 두툼한 양장본이고, 책장에도 안 들어갈 만한 사이즈의 커다랗고 무거운 책도 제법 있다. 사는 책의 분야도 철학이나 역사를 위시한 인문학이나 교양, 미술 분야가 많다. 물론 만화책도 적지 않다. 이러니 책의 권수는 늘어나고 책 한 권 자체가 묵직한 게 많다.

2.
처가에서 돌아오는 날부터 매일 두세 시간씩 책 정리를 했다. 먼저 책을 책장에서 다 끌어내 분류했다. 천 권이 넘는 것으로 측정되는 책을 분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모든 책이 딱딱 분류되는 것도 아니다. 목차라도 읽어 봐야 분류되는 책도 제법 있으니 분류 자체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내가 분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망정이지 이 짓 할 짓 못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이 다가 아니다. 한 절반쯤?


분류 다음 단계는 서가 배치. 아내는 자기가 공부할 철학과 정치사상/철학 쪽은 서재방에 놓아달라고 부탁. 그런데 이 책들이 앞서 말한 '가오'를 뽐내기에 적합한 책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서가에서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쪽에는 어떤 책을 놓아야 할까? 미술/사진/건축을 배치할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경제학 책을 꼽기로 했다. 그래 내가 명색은 경제학과에 8년 반이나 적을 두다가 졸업은 한 사람 아니던가. 그리고 대외적으로 폼이 안 나는 만화책은 제일 아래쪽 구석에, 그중에 대여점용 코믹스는 신발장 옆 수납장으로.[각주:3] 그리고 아내의 오래된 잡지는 베란다 구석 수납장으로. 그다음부터는 역사, 교양 책 중심으로 거실 서가를 배치했다. 그리고 문학이나 사회 분석 같은 생각보다 부부의 관심을 덜 받고 의외로 폼도 안 나는 책은 서재 서가로.

3.
물론 이렇게 배치하는 와중에 책의 먼지를 털어내면 좋으랴만, 도저히 그렇게 했다간 일주일 내에 작업을 끝내지 못할 듯. 그래서 손과 발에 먼지 때가 진득진득 달라붙는 것을 눈 감고 일단 꽂아 버렸다. 그런데 이사 와서 버려진 책장도 하나 주어 오고, 책장 외 수납장에도 넣고, 유아와 육아는 아예 서가에서 빼놓고 건넌방에 둘 생각이었는데도, 책장이 부족한 상황 발생. 뭐 그동안 겹겹이 꽂아 둔 책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럴 수가. 결국 의도와 달리 책을 다른 책 위에 쌓아야 하는 상황 발생.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겹겹이 쌓아 뒤 책이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난감. 다행히 애초에 분류를 포기한 시디와 디비디만 그리 하는 선에서 난감한 상황은 모면했다.

하지만 좀체 계통과 장르를 알 수 없이 마구 꽂아진 시디와 앞뒤로 겹겹이 쌓여 뭐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디비디는 이번 정리의 루저들. 좀 불쌍하지만 니들은 정황상 뒷전이다며 달래 주었지만 에휴. 그래도 이것들은 책에 비하면 정리는 껌이니 다시 여유가 생기면 재차 작업을 해야지. 수납박스 같은 것도 좀 구해 봐야 하고.

이제 남은 건 유아와 육아 책을 건넌방 수납 박스에 꽂아 두기만 하면 된다. 물론 집안 전체가 책에서 떨궈진 먼지로 가득해 가족 건강이 심히 위태로우므로 쓸고 닦고 해야 하지만, 그리고 은근히 발생한 정체 불명의 잡동사니도 정리해야 하고. 남은 건 오늘 밤 하루 달랑. 그래도 가능할 듯싶다.

3.5.
남은 유아와 육아 책도 정리. 잡동사니 상당수를 정리하고 청소까지 완료해도 정리할 것은 여전히. 그리고 기약할 수 없는 시디와 디비디 정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리(?)된 거실 책장. 저거 4칸치 서재방 책장도 완료. 정리는 해도 '가오'와는 거리가 좀 멀다.




4.
다시는 이사 가기 싫다.
책 좀 그만 사야겠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을 결심.

  1. 심지어 다음 이사, 나아가 몇 번의 이사를 끝내고 나서일 수도 [본문으로]
  2. 실제로 가오선생은 이렇게 한단다. [본문으로]
  3. 때마침 박쥐가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런데 수납장 사이즈가 그지같아서 겹겹이 쌓아야 하는 상황 발생. 하지만 이게 어디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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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사야 할 책들이 많은데 찾다 보면 품절된 책이 많다. 이럴 때에는 출판사에 연락하거나 헌책을 사야 하는데, 전자로 가능한 책은 별로 없기도 한데다 피차 다 아는 판에 아쉬운 소리 싫어 헌책을 사기 마련이다. 그런데 헌책을 사는 것은 정말 발품을 팔아야 한다. 요새는 거의 대부분 온라인으로 검색이 가능해 예전처럼 정말 발품 파는 일은 없지만 숱하게 많은 헌책방들 뒤져 원하는 책을 찾는 것은 손품을 팔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손품 파는 것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이를테면 헌책방 통합검색 또는 개인 판매자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일단 후자에는 알라딘 중고샵과 북코아가 있다. 시작은 북코아가 먼저 했지만 알라딘이라는 거대(?) 인터넷 서점이 서비스를 시작하니 대부분 이쪽에서 거래되는 느낌이다. 전문 헌책 판매자도 많이 입점했다. 특히 숨책처럼 웹사이트가 없던 헌책방도 입점해 책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북코아는 오늘 처음 이용해 봐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하루에 5천 권 이상씩 거래되는 것을 보니 만만치 않다 싶다.

헌책방 통합 검색은 더 있을지 모르지만 내가 이용하는 것은 헌책사랑, 북아일랜드, 고고북 3곳이다. 헌책사랑은 사실 말만 통합 검색이지 일일이 헌책방 버튼을 눌러야 하기에 이용이 꺼려지지만, 알짜배기 개인 판매자를 중계해 주기도 한다. 알라딘 중고샵이 생기기 전에는 꽤 이용했다. 말만 개인 판매자이지 전문 헌책 판매자로 보이는 사람이 많다. 북아일랜드는 헌책사랑에 비해 확연히 통합검색 능력을 잘 보여 준다. 오늘 알게 된 고고북은 북코아를 함께 검색해 주기에 검색 결과가 북아일랜드보다 좀 더 많다. 북아일랜드와 고고북에 얼마나 많은 헌책방이 링크되어 있는지는 파악하지 못했으나, 북코아 검색 분을 제외하면 북아일랜드에서 검색 결과가 좀 더 많은 것으로 보아 느낌상 링크는 북아일랜드에 더 많이 되어 있는 듯하다.

대충 이 다섯 사이트에서 헌책을 검색해 보면 어지간한 책은 구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모두 놓치는 책을 구글을 뒤져 미처 링크되지 않은 헌책방에서 책을 찾기도 한다. 그러한 일은 드물 듯하니 결국 이 다섯 곳에서 책을 찾지 못하면 남은 방법은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수밖에 없다. 복사나 제본을 하는 것은 개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다. / 2009/09/16 14:51


추가

1.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24가 중고 서적 중개를 시작했다. 대체로 알라딘과 비슷해 보이는데, 광화문 교보문고 한켠에 헌책방에 들어선 꼴이다.

2. 고고북에서 알라딘 중고샵과 옥션/지마켓 중고 물품 장터도 함께 검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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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이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e북에 관해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을 엮은 <e-북이 아니라 e-콘텐츠다>의 텍스트를 공개했길래 링크를 모아 봤다. 첫 번째 e북 열풍이 불었던 10년 전에 나온 책이라 지금에 와서는 다소 낡은 느낌이 들지만, 한기호 소장은 자신의 관점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나 역시 대체로 그의 주장에 동의하며, 현재 온라인 서점 주도의 e북에 대해서는 다소 우려된다. 거칠게 말하면 10년 전보다 e북 리더만 좋아졌을 뿐이다. 책들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출판에서 중요한 것은 책을 읽는 목적은 무엇일까, 콘텐츠의 성격에 따른 다양한 미디어를 어떤 식으로 최적화해 독자에게 공급할까이다. e북이든 디지털 미디어이든 그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서문

1장 e-북, '문자 르네상스' 꽃피울까?

2장 변화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는 출판시장

3장 소설은 e-북으로 다시 꽃필 것인가?

4장 e-북은 없다 1 

5장 e-북은 없다 2 

6장 아날로그 종이책의 가능성을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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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취미를 (안 팔리는) 영화 표 사주기[각주:1]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안 팔리는 영화는 요즘 같은 와이드 개봉 시대에 단관 내지는 전국 다섯 관 이하 수준으로 개봉하는 마이너 영화를 말하는데, 소위 마니아 영화라고도 하며 예술영화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니아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마니아가 아니면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없는 마니아가 볼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 또한 마이너 영화는 예술영화를 포괄하지만 상업 영화, 대중 영화임에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말 그대로 마이너 영화이다. 일 년에 50-70편 정도 보면서 이런 영화를 절반 정도 봐 주었으니 마이너 영화 표 사 주기라는 표현은 그다지 틀린 표현은 아니었다. 하지만 출산과 함께 일 년에 영화 한두 편 보는 상태로 전락했지만 몇 년 안 남았다. 과연?

원래 이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요즘 취미는 품절, 절판된 책 사 모으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집이나 컬렉팅이라는 용어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 희귀한 책, 고서처럼 값이 비싼 책을 사지는 않는다. 원가 대비 가장 비싸게 주고 산 게 정가 1.2만 원짜리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민음사 본을 2만 원에 주고 산 게 가장 비싸게 산 책이다. 나머지는 여러 헌책방 또는 아직 재고가 남아 있는 서점을 두루 훑어서 산다. 그리고 품절, 절판된 책을 예측(?)[각주:2]해서 미리 사 두면 알아서 품절, 절판된다. 알라딘에 만들어 놓은 리스트를 보니 126권이다. 세트로 묶인 책도 있고, 결혼 전 아내의 책을 아직 리스트에 넣지 못해 대략 20여 권 정도 더 추가될 수 있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그만큼 뿌듯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간혹 리스트에서 빠져야 할 이들이 있으면 왠지 일시보호 하던 아이를 입양 보내는 느낌이며, 행여나 재출간되면 죽었던 아이가 살아오는 느낌이다. 반면 이따금 구매 리스트를 훑다가 품절된 책을 발견하면 정말 안타깝다.

이래저래 괜찮은 취미 같기는 한데, '품절 절판된 책 사 모으기, 하지만 수집이나 컬렉팅은 아님'이라는 말은 너무 길다. 뭐 좋은 말 없을까?
  1. http://gile.egloos.com/3229462 글 참조 [본문으로]
  2. 인문학 서적은 다른 분야에 비해 품절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재쇄를 찍을 확률은 낮다.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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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솔루션책 취향 섹션이 추가되었다. 이런 거 있으면 절대 마다하지 않고 해 보는데, 첫 테스트 결과는 평론가의 까탈, "북방침엽수림" 독서 취향이었다. 이전 취향 테스트에서도 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 다시 해 보니 웬걸 우수에 젖은 휴머니즘, "서안 해양성" 독서 취향이 나온다.

이쯤 되면 극과 극을 오가는데 서안 해양성은 영 아니다 싶기도 해 또 한 번 더 해 보니, 이번에는 하드보일드 실용주의, "사막" 독서 취향이 나온다. 재미 붙어서 또 하니 이번에는 외톨이의 초연함, "툰드라" 독서 취향. 그 후로는 사막이 두 번 더 나와 결국 사막이 내 취향이 아닌가 잠정적으로 결론내렸다. 빌 밸린저나 위화는 읽어 보지 않았지만 베르베르는 그래도 몇 권 읽기는 했다.


사막을 포함해 무려 4개의 유형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다른 4개의 유형, 즉 온화한 "지중해성" 독서 취향, 출판계의 패셔니스타, "몬순" 독서 취향 , 비옥한 창의성, "열대우림" 독서 취향 , 현실적인 품격, "사바나" 독서 취향 같은 유형은 선택되지 않으니 대략적인 내 독서 취향이 드러난다 싶다. 사실 사람의 취향을 딱 이거다라고 정의내리기는 힘들다. 당연스레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수많은 유형의 교집합에서 어느 한쪽으로 살짝 쏠리는 정도일 게다.

그런데 책 취향이라기보다는 문학, 좁게는 소설 취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거론되는 인물들은 죄다 소설가들이다. 묻기는 시도 있었고, 비문학 표지도 있었는데...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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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시사인에서 '2009년 인문·사회출판 지형도는?라는 기사로 일 년간 출간될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전망해 보더니, 올해에는 교수신문에서 '2010년 출간예정 학술서, 트렌드를 읽는다'라는 기사로 2010년의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 출간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전혀 관심 없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나와라 나와라 주문을 외울 책도 몇 권 있다. 그리고 사정상 작년에 나온다고 해 놓고 못 나온 책도 있고, 과연 저 출판사에서 저 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책도 든다. 작년 출판사들, 특히 저 책들을 내놓겠다 하는 출판사들의 매출 실적이 밑 모를 정도로 추락하는 이 판국에 저 책들을 내놓겠다는 것은 가오를 중시하는 곤조 내지는, 빈곤한 한국 인문학/사회과학 출판 시장에 대한 적선이라 생각될 정도이다.

교수신문에 나온 책을 발간 예정 시기별로 재정리해 봤다. 교수신문 기사에서는 출판사별로 정리[각주:1]되어 있는데 그것보다는 발간 시기로 보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편집해 봤다. 리스트를 구경하는 값이라 생각하련다.



  1. 교수신문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에는 좀 더 많은 출판사와 출간 예정작이 기재되어 있다. [본문으로]
  2. 2009년 12월에 기출간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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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한국출판콘텐츠 사업부 팀장이 <기획회의> 262호에 기고한 '출판사가 알아야 할 전자책의 모든 것'의 링크이다. 이 링크는 한국출판콘텐츠 웹페이지(www.e-kpc.co.kr)의 공지 사항에 연결되어 있다. 현재 교보문고든 인터파크든 유통 업체 중심으로 추진되는 전자책 사업에 대해 출판사가 알아야 할 기초적인 내용과 대략적인 방향성을 담고 있다.

출판사가 알아야 할 전자책의 모든 것(일종의 서문)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5&bsort=desc&bfsort=ino

01_전자책을 바라보는 관점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6&bsort=desc&bfsort=ino

02_전자책 제작의 문제점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7&bsort=desc&bfsort=ino

03_전자책 시장의 허수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8&bsort=desc&bfsort=ino

04_DRM의 원칙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9&bsort=desc&bfsort=ino

05_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행동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40&bsort=desc&bfsort=ino

HWP 편집 파일


앞의 링크에 연결된 페이지에 있는 글을 모아 하나의 파일로 간단하게 편집한 것으로, 당연스레 저작권은 이동준 씨 또는 한국출판콘텐츠, 그리고 <기획회의>에 있다. 편의상 만든 것이므로 읽기만 하고 타인에게 배포는 안 했으면 한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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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품절/절판된 책을 수집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좋은 책임에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을 접하게 된다. 그들의 애타는 심정을 얼마나 알겠냐 싶지만 그래도 인지상정인지라 나 또한 안타깝기 마련이다. 내 책이라도 내 주고 싶은 마음이 0.01초 정도 들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사 모으는 게 아닌가.

이런 일을 대비하여 e북의 효용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 책을 원하는 사람들은 자본마냥 허구의 상품인 e북이 아닌 자신의 손때를 묻히며 책장을 넘길 책을 원할 게다. 이런 이들을 위해서는 예전에 소개된 적 있는 에스프레소 북 머신 같은 게 유용할 듯싶다. 물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실제로 이 기계를 운영하는 미시간 대학에서는 저작권이 소멸된 책만 제작이 가능하다. 뭐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아무도 총대를 메고 돈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을 듯하니 이 획기적인 시스템을 보고도 갑갑하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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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에 주문하면 11월 30일에 받을 수 있다고 했던 서점은, 배송 기일이 지났음에도 내게 책을 보내 주기는커녕 여전히 "출판사 주문 중"이라는 문구만 내보낸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다른 서점에는 진작에 품절된 책이어서 서점이 직접 출판사에 주문해야 하는지라 재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약속한 기일이 넘었는데도 사과의 말은커녕 지연 안내조차 없는 데에 대해 화가 치민다. 더군다나 내가 주로 이용하는 서점은 배송 현황에 대해서 실시간적으로 시각화해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늦을라치면 칼같이 사과의 말을 전하거나 심지어 보상도 해 주는 것에 비하면 국내 굴지의 서점의 행태는 다소 어이없다 싶다. 최근에 내가 주로 이용하는 서점보다 책을 싸게 파는 게 많아 당분간 분산 구매를 할까 했는데 그 마음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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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톰으로 유명한 데즈카 오사무의 <아돌프에게 고한다>가 출시되었다. 아돌프 히틀러를 소재로 '정의'에 대해 추구한다는 이 만화를 걸작 내지 필독서로 꼽는 사람이 많아 관심을 가졌는데, 마침 팀장이 산 것을 잠깐 훑어 본 바로도 사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동일가에 전용 박스에 포장된 한정판은 이미 알라딘에서는 품절되었다. 교보에는 아직 재고가 있지만 단지 박스의 유무만이 차이라면 이 한정판이라는 게 꼭 사야 할 것은 아니다. 매달 한 권씩 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짜피 박스 본 구매는 쉽사리 인가될 리 없지 않은가.

얼마 전 캡콜드 님이 폼잡기 좋은 만화를 골라 주신 덕분에 <히스토리에>를  비롯해 땡기는 작품이 많지만, 만화책이라는 게 남들 보기에는 가벼워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어줍잖은 글자 나부랭이 책보다 더 깊이가 있거나 방대한 게 많다고 하더라도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거'라는 편견은 우리에게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러한 편견 이겨 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다. 무슨 독립운동 하는 것도 아닌데 그러한 편견에 맞선다는 것, 녹록지도 않거니와 무척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다.

알라딘 마이리스트에 담아 놓은 만화와 그래픽 노블을 합치면 대략 100권쯤 된다. 물론 이것을 다 사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다 사고 싶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꼭 읽고 싶은 게 적잖게 있고, 그들 대부분은 사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것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것을 다 구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계가 명확한 구매 자금과 비치 공간도 문제이지만, 앞서 말한 만화책이나 보는 인간으로 취급받는 것도 짜증난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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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구입 도서

2009. 10. 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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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없이 10시와 12시 사이에 퇴근하는 초바쁜 와중에 하루 휴가를 내고 이사했다. 한 동네에서 이사한 것이긴 하지만 이사 그 자체는 피로 또는 피곤이다. 이사하고나서 아내와 나는 그냥 뻗어 버렸다. 사실 포장 이사를 해도 따로 챙겨야 하는 것은 언제든 있기 마련이다. 며칠 동안 없는 시간을 쪼개어 아내와 둘이서 또는 아내 혼자서 힘겹게 버릴 것과 따로 챙길 것을 구분했지만 시간은 항상 빠듯했다. 그래도 하게는 되더라. 이삿날 새벽 그럭저럭 이사갈 태세를 갖추었다.

본 이사의 관건은 사다리차 기사가 여태 날라 본 가장 무거웠다던 냉장고도 아니고 65센티미터 좁은 틈에 63.5센티미터 폭의 세탁기를 넣는 것도 아닌, 대략 천 권 정도로 추산되는 책과 오백 장쯤 되는 시디였다. 100장 정도 되는 디비디는 일도 아니다. 애당초 포장 이사를 선택한 것은 바빠서가 아니라 이제는 책 싸는 일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물론 포장 이사를 한다 해도 책은 있던 그대로에 배치될 수 없다. 하자면 원 위치대로 센터에서는 할 수 있다지만 그러면서 추가되는 시간에 그냥 포기하기 마련이다. 결국 책은 내 책과 아내 책의 구분 없이 분야와 크기에 상관없이 일단 마구 꽂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오늘 내에 이사가 안 끝날지도 몰라서였다.

이러했음에도 보통 4시쯤 끝난다는 이사는 6시가 다 되어서야 끝났다. 책상 유리가 깨진 게 있어도 인지상정상 이삿짐 센터에 처음 계약한 금액보다 조금 더 챙겨 줘야 했다. 정말 센터 사람들에게 책은 괴물단지일 게다. 사실 나보고 저 책을 싸고 나르고 집어 넣으라 하면 돈을 더 쳐 준다고 해도 진저리칠 듯싶다. 센터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교수와 목사라는데 젊은 사람이 웬만한 교수만큼 책이 있으니 놀라긴 놀랐을 게다. 이 꼴 안 보고 사려면 빨리 집 사서 이사 안 다니며 사는 수밖에 없지만 언감생심이다.

이제 남은 것은 다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하나는 책과 시디를 분류해 분야와 크기 등을 고려해 재배치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일찌감치 재배치를 포기하고 책과 시디의 위치를 기억하는 것. 성질머리상 전자를 택해야겠디만 겁나게 바쁜 상황이다 보니 11월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사실 이전 집에 이사 오면서도 책을 정리하는 데 몇 달 걸렸다. 물론 지금은 그때보다 책이 더 늘었다. 심지어 회사에 쟁여 둔 책도 적지 않게 있다. 속히 후자를 택하는 게 마음에 여유를 줄지도 모르겠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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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웬만한 신간을 주문해 받아 보면 띠지부터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띠지는 참 난감한 책의 요소이다. 좁은 책장에 박박 구겨 넣을 때 띠지는 여지없이 걸림돌이 된다. 게다가 화려한 디자인보다는 타이포그라피 위주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관계로 띠지는 피부에 얹은 딱지 같은 존재로 여기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버리지 않고 고이 접어서 책 뒤쪽 날개에 넣어 둔다. 이럴 때 서경식 선생의 <고뇌의 원근법>처럼 커다란 띠지는 처치하는 게 심히 곤란하다.

예전에는 띠지를 무조건 싫어했는데 점차 띠지의 필요성을 느끼기도 한다. 임지호 씨의 말처럼 출판사의 주요한 홍보 수단이기도 하지만, 점차 띠지 자체가 디자인의 한 요소이기 때문에 북디자인이라는 통일적 시각에서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서구처럼 홍보 문구를 아예 표지에 넣어 버리는 것보다는 제거할 수 있는 띠지에 넣는 게 나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낫다.

물론 과다한, 무성의한, 선정적인 문구에는 눈쌀이 찌뿌려지지만 책 전체의 디자인상 부적절하다 생각하면 그냥 버리면 된다. 하지만 띠지를 잘 활용한 북디자인도 얼마든지 많다. 연휴 기간 책 정리하면서 그러한 것들을 살펴봐야겠다. 흠. 아내 책 정리와 시디 정리부터 해야겠군. 뭐 언젠가는 하겠지.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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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시공사는 전두환의 큰 아들 전재국, 말하자면 아버지 돈을 달랑 29만 원만 남기고 자기가 낼름 먹은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이다. 시공북스나 시공코믹 같은 출판사는 물론 온/오프라인 서점 북스리브로를 비롯해 연천 허브빌리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 외 계열사는 이 페이지이 블로그를 참조.

그런 점에서 시공사의 책을 사는 것은 찜찜한 일이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를 비롯해 '왓치맨' 같은 그래픽노블 시리즈,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xx의 역사' 같은 책은 좋은 책의 범주 안에 든다. 하지만 그 책을 사는 것은 언제나 가슴 한구석에 피멍 들게 한다. 전두환의 국장에는 눈물을 흘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그의 돈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에서 나오는 책을 산다니. 책이 아무리 좋아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이다.

가오 선생이 강의에서 디스커버리 총서를 추천했나 보다. 이것에 의아해하는 사람에 대해 "'시공'을 떠들 때마다 제 속도 많이 타들어 갑니다."라고 말하듯 이 시리즈를 두고 구매자는 갈등하기 마련이다. 서정주의 시를 좋아하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차마 좋아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좋은 책과 좋은 시에 그것을 둘러싼 맥락을 제거하고 텍스트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게 과연 옳은지 잘 모르겠다.

결론: 이 모든 게 전두환 썩을 놈 때문이다. [2009/09/29 처음 작성]


덧.
계간 판타스틱을 시공사가 인수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판타스틱 너마저, 라고 해야 할까?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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