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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29 울지 않는 것은 기타가 아니다 4

누가 말했는지 도통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말이 있다.

"울지 않는 것은 기타가 아니다."

잡다한 설명일랑 집우치우고 우선 이 말을 증명할 법한 열 곡을 골라 봤다.


01. Roy Buchanan - The Messiah Will Come Again

http://www.youtube.com/watch?v=deeBQZ8Aklc

'우는 기타' 아니 '울부짖는 기타' 연주의 정석. 보컬 따위는 필요 없고, 밴드는 저 뒤만치에서 서성거리라 하면서 절망, 고독, 두려움, 그리고 실낱 같은 희망을 기타로 표현한다.


02. Led Zeppelin - Since I've Been Loving You

http://www.youtube.com/watch?v=Bkjv9SscotY

로버트 플랜트의 악마 같은 목소리는 이 곡에 한해서는 양날의 검. 지미 페이지의 기타 연주를 극대화하는가 하면 거추장스럽게 보이게도 한다. 그만큼 기타 연주는 환상 그 자체.


03. Jeff Beck - 'Cause We've Ended As Lover 

http://www.youtube.com/watch?v=JDgjBl86vq8

입을 꽉 다문 듯 억지로 참지만 금세라도 입을 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극도로 정제된 슬픔.


04. Camel - Ice

http://www.youtube.com/watch?v=GlUkOopLUK4

상실, 허무, 고독. 얼어붙은 호수 위에 서서 가슴 아픈 오랜 기억을 반추하며 쓸쓸히 저 어딘가를 바라보는 듯한 연주. 기억은 그 자체로 고통.


05. Cozy Powell - Living A LIe

http://www.youtube.com/watch?v=zvuIT2VORUk

카레이서 드러머의 솔로 앨범에서 피어난 한 떨기 우는 기타. 주인장인 드러머를 잠시 잊게 한다.


06. Pink Floyd - Shine On Your Crazy Diamond 

http://www.youtube.com/watch?v=TdAEmX0OpMk

아아,  시드는 갔지만 나는 시드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70년대 영국에도 애이불비의 정서가 있었나 보다.


07. Jethro Tull - Elegy 

http://www.youtube.com/watch?v=1hMmMpZ64mQ

슬프게만 아프게만 우는 것만이 우는 게 아니다. 기품 있게 절도 있게 우아하게 아름답게 울 수도 있다.


08. Genesis - Firth of Fifth 

http://www.youtube.com/watch?v=SD5engyVXe0

한 소절 기타를 울리기 위해 스티브 해킷은 349초를 기다리게 했나 보다.


09. Cusco - Apurimac II 

http://www.youtube.com/watch?v=yedAlTF-Ego

피사로와 그 일당들의 칼에 쓰러진 잉카인들에 대한 진혼곡.


10. Gary Moore - Parisienne Walkaways 

http://www.youtube.com/watch?v=qyTHJ40pasM

이래도 안 울래 하는 협박성 짙은 울음.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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