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l'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2.10 Camel Discogrphy #1 7
  2. 2009.07.20 캐멀의 A Nod And A Wink 2
저 오래된 여인숙이라는 블로그에 Camel의 전 곡[각주:1]이 올라오길래 링크를 모아 보았다. 그런데 명색이 캐멀의 팬이라고 하면서 남의 블로그를 링크만 옮겨 붙이는 것이 다소 찜찜해 앨범에 대해 (리뷰는 능력이 안 되기에) 짤막한 멘트라도 달아놓을까 싶다. 그래도 정주행 한번 하면서 멘트를 다니 이것 또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이미지나 볼드 처리된 앨범 타이틀을 클릭하면 전 곡을 들을 수 있는 포스트가 뜬다.



 Camel(1973)
캐멀의 데뷔 앨범으로, 눈물 흘리며 질주하는 낙타 열차(?)를 담은 커버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내 취향상 처음 들을 때에는 캐멀 특유의 서정성이 담긴 Mystic Queen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큰 인상을 남기는 앨범은 아니었다. 하지만 후일 발매된 라이브 앨범 <Never Let Go>를 듣고 난 뒤에는 Never Let Go 같은 그루브감 넘치는 곡도 서서히 관심을 끌게 되었지만 거장의 데뷔 작 정도로 여기기는 마찬가지다.

추천 곡: Mystic Queen, Never Let Go



  Mirage(1974)
캐멀 골수 팬들에게 캐멀 하면 대개 이 앨범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나 또한 이 앨범의 이미지를 넷상에서 나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종종 쓰고 있다. 앨범 전체적으로 애잔한 느낌의 서정적인 연주와 함께 그루브 감 넘치는 박력 있는 연주가 종횡하는데, 톨킨의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을 받은 곡들이 많이 보인다. 이 앨범의 백미이자 절정인 3부작 조곡 Lady Fantasy 역시 갈라드리엘을 노래한다고 한다.

추천 곡: Supertwister, Lady Fantasy



 Music Inspired By The Snow Goose(1975)
폴 갤리코의 동화 <Snow Goose>를 음악으로 표현한 토털 컨셉 앨범으로, 동화에 대한 사운드 트랙이라 할 수 있다. 캐멀을 동명의 담배 회사 소속 밴드로 오해한 폴 갤리코가 저작권 사용 승인을 해 주지 않아 제목을 저렇게 지어야 했고, 가사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됭케르크 철수를 역사적 배경으로 한 외톨이와 소녀의 우정 그리고 그 둘을 이어 준 흰기러기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동화의 주요 사건과 인물을 보컬 없이 연주만으로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추천 곡: Rhayader, Snow Goose



  Moonmadness(1976)
캐멀 서정 미학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앨범이지만, 결성 시부터 이어 온 앤드류 레이티머(V, G, Flute), 피터 바덴즈(K), 앤디 워드(D), 덕 퍼거슨(B)으로 구성된 탄탄한 쿼텟은 이 앨범으로 종결을 맞이한다. 그만큼 이 앨범은 밴드의 최절정이자 화룡점정이 아닐까 한다. Song Within Song, Spirit Of The Water, Air Born, Lunar Sea로 이어지는 곡들은 커버 이미지만큼 아름다우며, 다른 곡에서도 마찬가지로 짠한 멜로디를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모든 곡에 애정이 가는 유일한 앨범이다.

추천 곡:  Song Within Song, Spirit Of The Water, Air Born, Lunar Sea
       


 Rain Dances(1977년)
<Moonmadness>를 끝으로 탈퇴한 베이시스트 덕 퍼거슨 대신에 캐러번 출신의 리처드 싱클레어와 킹크림슨 출신의 멜 콜린스(Sax.)가 가세하면서 사운드는 좀 더 재지해졌다. 숫제 One Of These Days I'll Get An Early Night는 재즈 밴드의 곡이라 해도 속을 정도. 하지만 Tell Me 같은 곡에서는 여전히 캐멀 특유의 서정성을 내비친다. 이 앨범을 기점으로 캐멀은 분열과 변화의 시기인 중기에 접어든다.

추천 곡: Tell Me, Elke, Raindance



 Breathless(1978)
개인적으로 <Single Factor>와 함께 캐멀의 앨범 중에서 가장 정이 안 가는 작품으로 정규 앨범 중에서는 품절로 구입이 힘들었던 <A Nod And A Wink>를 제외하곤 가장 나중에 구입했다. Echoes에서는 재즈 어프로치가 강한 초기 사운드를 느낄 수 있으나, 동명 타이틀 곡을 비롯해 대체로 앨범 전체적인 구성, 특히 보컬 파트는 이전에 비해 상당히 파퓰러한 느낌이 든다. 이러한 변화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밴드의 양대 기둥 중 하나인 피터 바덴즈가 녹음 도중 탈퇴하고 캐러번 출신의 데이빗 싱클레어가 그 자리를 메우면서 이후 캐러멜(캐멀+캐러반)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마지막 수록 곡인 Rainbow's End는 그나마 남은 서정적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으나 파퓰러하기는 매한가지다.

추천 곡: Echoes, Rainbow's End



I Can See Your House From Here(1979)
초입부터 연이어 터지는 파퓰러한 두 곡과 베스트 앨범에서 들은 뉴웨이브 스타일의 Remote Romance 덕분에, 아마 라이브로 먼저 들은 Ice가 아니었으면 이 앨범 역시 어정쩡한 팝 앨범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진지하면서도 실험적인 프로그레시브 열풍이 잦아들고 반대급부로 펑크와 디스코가 대세이던 70년대 후반에 밴드의 생존 방책은 파퓰러한 사운드였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재지한 사운드 변화의 주동자인 싱클레어 들이 퇴장하면서 캐멀은 다시금 짠한 멜로디를 바탕으로 하는 서정성을 여전히 앨범 속에 녹여 내었다. 다만 그것이 앨범의 기조라 하기엔 부족해 보이지만, 다시 돌아온 대곡 Who We Are와 Ice는 현존하는 캐멀의 기초적인 모델로 남는 듯하다.
   
추천 곡: Eye Of The Storm, Who We Are, Hym To Her, Ice



 Nude(1981)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 섬에 고립되었던 일본군 패잔병[각주:2]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두 번째 토털 컨셉 앨범이다. 밴드의 기조가 점차 파퓰러해지는 가운데 토털 컨셉 앨범을 추구했다는 점은 캐멀이 적어도 평범하게 팝 음악을 하지 않는 아티스트적 면모를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보인다. 잇따른 멤버 교체와 다양한 세션 참여 등으로 약간은 산만한 느낌이 들지만, 실화를 소재로 한 토털 컨셉 앨범인 만큼 인물과 상황에 대한 세밀한 묘사가 극적이면서도 짜임새 있는 연주로 펼쳐지는 수작이다. 개인적으로 캐멀의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 Drafted가 수록되었다.

추천 곡: Drafted, Landscape, Lies
   


The Single Factor(1982)
마지막 남은 원년 멤버 앤디 워드마저 약물 중독과 손목 부상으로 밴드를 떠나게 된다. 앤드류 레이티머는 그 죽일 놈의 계약 때문에 왕년 멤버 피터 바덴스와 멜 콜린스를 비롯한 내로라하는 세션을 모아 앨범을 내놓는다. 홀로 남은 레이티머를 상징하는 앨범 타이틀과 커버 이미지는 더 이상 레이티머가 밴드의 리더가 아닌 밴드 그 자체임을 의미하는 듯하다. 밴드의 급작스런 변화기에 나온 작품이다 보니, 캐멀 특유의 서정적 분위기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Heores 같은 곡에서는 갑자기 앨런 파슨즈 프로젝트가 연상되며, You Are the One은 이게 캐멀 맞아 하는 소리가 나오는 등 앨범은 전체적으로 다소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덕분에 <Breathless>와 함께 꽤 늦게 사게 되는 앨범이 되었는데, 그나마 마지막을 장식하는 접속곡 A Heart Desire/End Peace가 그래도 캐멀임을 증명해 준다.

추천 곡: Selva, A Heart Desire, End Peace



 Stationary Traveller(1984)
개인적으로 엠블 시절 블로그 이름을 가져다 쓰기도 했으며, 히트 곡인 Long Goodbye 덕에 우리나라에 캐멀을 알리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앨범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Ice와 쌍벽을 이루며 캐멀의 서정성을 극대화하는 타이틀 곡 Stationary Traveller로 기억되는 앨범이다. 분단된 도시 베를린을 소재로 한 토털 컨셉 앨범이지만, 전 매니저와의 법정 공방 때문인지 이전의 토털 컨셉 앨범 두 종에 비하면 구성력이 떨어져 '토털'의 느낌은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커버 이미지에서도 보이듯 앨범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차가운 느낌이 지배하지만 그 톤은 대체로 고르지 못한 편이라 앨범만 놓고 보면 <Mirage>, <Moonmadness>, <Nude>에 미치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앨범이다.

추천 곡: Pressure Points, Vopos, Stationary Traveller


이후 법정 공방과 미국 이주, 레코드 사의 냉대로 인한 7년간의 침묵 끝에 앤드류 레이티머가 독자적인 레이블인 Camel Production에서 내놓은 후기 앨범들, <Dust And Dream>(1991), <Harbour of Tears>(1996), <Rajaz>(1999), <A Nod and a Wink>(2002)[각주:3]는 노발리스 님이 포스팅을 하지 않은 관계로 내가 직접 음원을 올려 놓거나 음원 없이 설명해야 할 듯. 그리고 라이브 앨범인 <God Of Light '73-'75>(2000), <A Live Record>(1978), <Never Leg Go>(1993), <Coming Of Age>(1998)[각주:4] 정도는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 아무래도 글을 쪼개야 할 듯하다. 그리고 이 참에 컴필레이션을 만들고픈 욕망이 생겼다.

  1. 현재 스튜디오 앨범 10장만 전 곡을 들을 수 있는데, 아무래도 이후 작품과 라이브 앨범을 올릴 계획이 없는 듯하다. [본문으로]
  2. 아무래도 오노다 히로인 듯한데, 이런 인물이 생각보다 많다. 이 앨범의 스토리는 오노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수전 후버가 창작한 것인지, 아니면 '누데'라고 하는 또 다른 인물이 있는지 모르겠다. 가장 유명한 괌에서 발견된 요코이 쇼이치는 일단 아니다. [본문으로]
  3. 앤드류 레이티머의 건강이 호전되어 공연도 재개했다고 하지만, 나이와 건강 상태로 보건대 이 앨범은 캐멀의 마지막 앨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본문으로]
  4. On The Road 시리즈는 Official이라고 해도 결국 Bootleg이라 소개하기가 거시기하며, [Pressure Point]와 [Paris Collection]은 소유하지도 들어보지도 못해 뭐라 할 말이 없다.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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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멀의 A Nod And A Wink를 구매함으로써 드디어 캐멀의 모든 스튜디오 앨범을 구매했다.  남은 것은 라이브 앨범과 컴필레이션 앨범 각각 5종씩인데, 원체 스튜디오 앨범을 선호하는지라 이것들을 다 구매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캐멀은 라이브 앨범도 5종이나 가지고 있으며, 컴필레이션도 테이프롤 포함하면 2종이나 가지고 있다.

이렇게 10년 넘게 활동하며 10종 이상 앨범을 내놓은 밴드의 전 앨범을 구매한 것은 킹크림슨, 핑크 플로이드에 이어 세 번째이다. 사실 좋아하는 정도에 따르면 가장 먼저여야 했으나, 이 앨범을 구입하려고만 하면 실제로는 품절이라고 비보를 전해 오는 통에 이제서야 구입했다. 덕분에 새로운 음반몰을 뚫어야 해 마일리지가 분산되는... ^^: 그렇기에 막상 택배로 시디를 건네 받았을 때에는 가슴이 콩닥콩닥 했다.

환갑 넘어서까지 정열적으로 활동하는 뉴트롤즈의 비토리오나 니코 같은 이도 있지만, 사실상 캐멀 그 자체인 앤드류 레이티머가 1947년 생이기에 사실상 이 앨범은 캐멀의 마지막 앨범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상 2002년에 이 앨범이 나온 뒤로 라이브도 컴필레이션도 더 나오지 않고 있다. 2003년에 유럽과 미국에서 공연한 기록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다. 당연스레 핑크플로이드와 함께 새 앨범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내 스스로도 너무 무리한 기대라는 것 인정할 정도.

타이틀 곡을 시작으로 3번째 곡에 이르기까지 앤드류 레이티머의 보컬이나 밴드의 연주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더 보드랍고 친숙해진 느낌. 너무나 익숙한 동네 아저씨 같은 보컬, 이것이야말로 캐멀의 가장 큰 자산이 아니던가. 킹크림슨의 로버트 프립이나 핑크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는 밴드를 혼자서 쥐고 흔드는 독재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들지만, 웬일인지 앤드류 레이티머에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81년 이후 마지막 원년 멤버인 앤디 워드가 이탈한 이후, 숱하게 많은 이들이 그전부터 캐멀의 멤버가 되었지만(또한 1979년부터 레이티머와 함께해 온 콜린 베이스가 늘 곁에 있었지만), 결국에는 캐멀이 레이티머였고 레이티머가 캐멀인 것만 같다. 독야청청하는 고집불통 노친네라기보다는 이촌향도 속에서도 고향을 외로이 지켜온 우직한 사내 같은 느낌이 든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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