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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1 시공사의 책 10
다들 알다시피 시공사는 전두환의 큰 아들 전재국, 말하자면 아버지 돈을 달랑 29만 원만 남기고 자기가 낼름 먹은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이다. 시공북스나 시공코믹 같은 출판사는 물론 온/오프라인 서점 북스리브로를 비롯해 연천 허브빌리지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 외 계열사는 이 페이지이 블로그를 참조.

그런 점에서 시공사의 책을 사는 것은 찜찜한 일이다.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를 비롯해 '왓치맨' 같은 그래픽노블 시리즈,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xx의 역사' 같은 책은 좋은 책의 범주 안에 든다. 하지만 그 책을 사는 것은 언제나 가슴 한구석에 피멍 들게 한다. 전두환의 국장에는 눈물을 흘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그의 돈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에서 나오는 책을 산다니. 책이 아무리 좋아도 쉽게 선택할 수 없는 문제이다.

가오 선생이 강의에서 디스커버리 총서를 추천했나 보다. 이것에 의아해하는 사람에 대해 "'시공'을 떠들 때마다 제 속도 많이 타들어 갑니다."라고 말하듯 이 시리즈를 두고 구매자는 갈등하기 마련이다. 서정주의 시를 좋아하면서도 사람들 앞에서는 차마 좋아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좋은 책과 좋은 시에 그것을 둘러싼 맥락을 제거하고 텍스트 그 자체로 바라보는 게 과연 옳은지 잘 모르겠다.

결론: 이 모든 게 전두환 썩을 놈 때문이다. [2009/09/29 처음 작성]


덧.
계간 판타스틱을 시공사가 인수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아니면 판타스틱 너마저, 라고 해야 할까?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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