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 IV 세 주역이 스타워즈에 대한 입장은 저마다 달랐다. 해리슨 포드는 자기 필모 중 하나로 여기고 이후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배우로 거의 만렙을 찍었고, 마크 해밀은 이후 주역은 거의 맡지 못하며 조연과 성우을 전전하면서도 스타워즈를 자기의 인생 작품으로 여기며 스스로 스타워즈 덕후가 되었다. 하지만 캐리 피셔는 레아 공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냥 그런 한때 잘 나갔던 배우로 전락하면서 스타워즈가 자기 연기 인생을 꼬이게 만든 주범으로 여길 수밖에 없게 해 버렸다.
하지만 영화 세 편에서 보여 준 레아의 모습은 강고한 스타워즈 팬덤 덕에 꾸준히 반복해 재생되었다. 시트콤 프렌즈에서 로스는 레이첼에게 양머리와 금색 비키니의 레아 코스프레를 요구해 실현(물론 해당 에피소드는 시트콤답게 판타지를 친구들이 무참히 박살내었지만...)시켰다. 

그러다 스타워즈 시리즈가 다시 재개되면서 셋 다 나온다는 소문에 스터워즈 팬덤은 흥분했고, 실제로 영화에서 한 명 한 명 나올 때마다 우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실제로 예견하지 못했던 타임에 핸 솔로와 츄이가 딱 등장했을 때는 아드레날린이 마구 솟구쳤다. 루크 스카이워커의 분량은 아쉬웠지만 그 한 장면의 포스와 후속편에서 예견되는 비중에 후속편을 기다리게 했다. 레아의 비중은 핸 솔로나 이후 예견되는 루크의 비중을 생각하면 좀 아쉽지만 그래도 저항군 총사령관으로서 악역의 어머니로서 적잖은 비중이 있을 것임을 고려할 때 루크만큼 기대감을 갖게 했다.
VIII편의 촬영이 어느 정도 되었을지라도 레아 역을 맡은 캐리 피셔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스타워즈 새 3부작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겠다. 새 3부작의 주축이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고 하지만 핸, 레아, 루크의 전 세대 주축이 지니는 비중을 여전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클래식 팬덤과 새 팬덤을 동시에 잡으려 했던 쌍제이는 이를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해진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RIP Carrie Frances Fisher 1956-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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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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