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 ham'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08 Pete Ham - Without You 6
일전에 Badfinger의 Without you를 포스팅한 적 있다. 일단 크게 울고 보면 장땡이라는 듯 속절없이 엉엉 우는 듯한 머라이어 캐리의 커버와 달리 터져 나올 듯한 눈물을 꾸꾹 참으며 목울대만 겨우 적시게 하는 배드핑거스의 오리지널에 아무래도 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설사 아랜비빠라서 그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라도, 공연 중에 "배드핑거는 가라! 우린 비틀즈를 원한다"라는 팬들의 야유에 충격받고서 자살을 택한 피트 햄의 가려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아무래도 이쪽에 정이 가기 마련.

피트 햄은 생전에 솔로 앨범을 내지 못하고 사후에 데모를 편집한 유작만 2종 내놓았는데, 그중 <Golders Green>에 그의 이름을 팝 음악사에 남긴 걸작 Without You의 다른 버전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에게도 흔히 알려진 Without You는 1970년에 나온 <No Dice>에 수록된 곡인데, 이 곡은 Without You의 백미인 후렴구 부분이 원곡(?)과 아예 다르다. 그 덕에 아예 분위기도 통으로 다르다. 배드핑거 버전의 정서가 슬픔 또는 괴로움이라면, 피트 햄 솔로 버전은 안타까움 또는 아련함이다. 원곡(?)의 절절함은 느낄 수 없지만 이것 역시 매력이 있다. 실제로 연인과 이별하면 징징 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저 홀로 쓸쓸해하는 척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이 곡은 후자의 정서를 반영한 게 아닐까?

앨범에 실린 곡들이 대부분 피트 햄이 혼자 작곡하고 녹음하던 데모가 출전인지라 아무래도 이 곡이 원 곡이고, 배드핑거의 일원으로써 녹음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절절하게 가사를 바꾸고 편곡한 게 아닐까 싶지만 확인하지 못했다. 톰 이번스가 공동 작곡자인 것으로 보아선 후렴구는 톰 이번스의 작품이 아닐까 추측만 해 본다.



Golders Green(1999)


Posted by Eni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