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이 오늘은 김남주 시인의 기일이라며 그의 시에 안치환이 곡을 붙인 '저 창살에 햇살이'를 '오늘의 한 곡'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내게 김남주 하면 떠오르는 시/노래는 다른 게 아닌 '고목'이다.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해를 향해 사방팔방으로 팔을 뻗고 있는 저 나무를 보라
주름살투성이 얼굴과
상처 자국으로 벌집이 된 몸의 이곳 저곳을 보라
나도 저러고 싶다 한 오백년
쉽게 살고 싶지는 않다 나무처럼
길손의 그늘이라도 되어주고 싶다.

대학교 1학년 때 동아리에서 축제 행사의 일부였던 통일노래한마당에 출전하자며 선배가 편곡해 며칠 연습해 나섰지만 결과는 4등... (사실 입상은 3등까지밖에 없었고 그 외 순위 발표는 없다. 쿨럭.) 합창 같은 것 취미 없어 그저 선배들이 하자니까 마지못해 연습하는 척, 노래 부르는 척했지만, 그때 처음 접한 노래 '고목'은 가사만큼은 참 마음에 들었다. 뭔가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ㅎㅎ

그러다 세월이 한참 지나 그 노래는 김남주의 시에 곡을 붙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 그렇듯이 곡에 맞추다 보니 시는 조금 바뀌어 있었는데, 익숙해서 그런지 개작된 가사가 좀 더 마음에 든다.


조국과청춘 2집(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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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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