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파스텔 뮤직에서 나온 <Siamese Flower>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산 적 있다. 대체로 아내가 싫어하는 음악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파스텔 뮤직과 로봇이라는 영국의 인디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여덟 밴드의 음악을 두 곡씩 모은 것인데, 보너스 시디까지 들어 있는 이 앨범은 현재 품절 중이다. (씨익.) 젠장, 혹시나 해서 다시 검색해 보니 재출시되었나 보다.

간드러지는 미스티 블루는 나 역시 별로이나, 국내 인디 뮤지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티어라이너나 해파리소년(Jelly Boy)가 함께 수록되었는 데, 로봇 출신의 뮤지션 중에서는 Tuco라고 하는 듣보잡 밴드에 귀를 뺐기었다. 뭔가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얼터네이티브한 면모도 좀 있고, 브릿스런 피시앤칩스 냄새도 살포시 나는데, 앨범에 포함된 부클릿을 보니 역시나 영국 밴드이다.

이 앨범에서는 그들의 앨범 <The Shrinking Process>(2005)에서 Meckanikal Dialling과 Can't Tell (the Cood From The Bed)이 실렸는데, 특히 앞의 곡이 무척 마음에 든다. 퉁탕 거리는 드럼 비트나 일렉트릭 기타의 디스토션 음의 배합도 좋고, 뭔가 왕 삐친 듯한 보컬의 목소리도 마음에 든다. 뒷 곡의 나른한 보컬도 왠지 정감이 간다.

투코라 하면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 나오는 '추한 놈' 투코와 남미에 사는 설치류의 한 종인 투코-투코, 신촌에 있는 케밥집 이외에는 별 다른 검색 결과가 없을 정도로 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밴드이다. 향뮤직에도 앨범 입고 사실이 없는데, 이 앨범으로 인해 땡 잡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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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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