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경향신문에서 이 기사를 읽고 난 후, 그리고 그 기사와 연루된 포스트와 그와 또 연루된 다른 포스트를 읽으면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데는 무한한 책임의식, 그리고 그것의 실제 구현 형태인 돌 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널까 말까 하는 꼼꼼한 검증이 무척 필요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단순히 하나의 글을 가르고 묶은 뒤 문장을 교열하는 정도로는 책은 세상을 채울 텍스트의 집적체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언제든 수정 가능한, 그리고 언제든 오류가 발생한 사실을 알려 주면서 상호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매체와 다르다. 그러기에 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교과서를 만든다 하는 나로서는 가슴에 철필로 아로새겨야 할 교훈이다.

P.S.#1. 그나저나 문학과지성사는 대단한 위기상황에 봉착했다. 마치 가래로 막아야 할 것을 호미로 막다가 밭을 절단 낸 출판계의 농심(생쥐깡을 기억하시라)이 된 모양새이다. 어떻게 대처하려나? 기사나 나귀님의 포스트대로라면 갖은 비난이 쏟아질 텐데, 그러기엔 이 프로젝트는 애당초 덩치가 너무 큰 공룡이다.
P.S.#2. 문제의 해제를 쓴 이익성 교수는 아무래도 제자에게 원고를 쓰라 하고 검토도 안 한 채 출판사에 송고한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제자들에게 대필시키는 기존 학계의 문제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이 부분은 사실이 아니라 내 억측이라고 한다.)
P.S.#3. 알라딘 나귀님이 지적했듯 '순수문학'의 장르문학에 대한 폄하하는 듯한 말 또한 두고 두고 회자될 것이다. 다음달 <판타스틱>에서 어떤 말이 나올까?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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