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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6 Minor Blue 4
지못미 기상청을 읊조리는 눈 내리는 날, 데이빗 달링의 <Journal October>를 듣는다. 아 참 칙칙한 첼로 연주. 일렉트로 첼로니 8선 첼로니 피치카토 주법이니 하는 거창한 용어를 말하기 이전에 데이빗 달링의 첼로 연주는 무겁고 또 무겁다. 세상의 모든 근심을 한데 짊어진 듯한 연주.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자살을 유도할지 몰라 '청취금지' 딱지를 붙여야 할 것 같은 음악. 나 보고 부제를 붙여 보라고 하면 'Helpless'라는 단어 딱 하나만 택하게 할 곡. 그런 음악들이 연이어 흘러나오다 고지의 절정 'Minor Blue'가 나온다.

블로고스피어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세계에서 Minor Blue는 넘쳐난다. 무겁고 괴롭고 우울한 음악이지만 이 곡은 숨이 막힐 것만 같은 희열감을 느끼게 한다. 마치 '이보다 더 절망적인 게 있으랴' 하는 것 같은... 그래서일까 검색하면 주루룩 흘러나온다. 심지어 데이빗 달링의 다른 곡 Dark Wood 연작은 시의 소재로도 다뤄졌다. 하지만 앨범명 'Journal October'를 단 포스트에서 흘러나오는 Minor Blue는 죄다 <8 Strings Religion>에 실린 다른 버전의 곡이다.

나도 안다. 원곡인 <Journal October>보다 <8 Strings Religion>에서 다시 녹음한 버전이 훨 낫다는 것. 그런데 오리지널이어서 그럴까? 오늘 따라 커버곡의 세상 밑바닥까지 잡아 끄는 두터운 느낌보다 저 멀리서 손을 설래설래 흔드는 원곡의 가느다라 한 느낌에 귀가 솔깃한다.



<8 Strings Religion> 버전은 널려 있으니 알아서들 검색하시라.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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