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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5 <春光乍洩;Happy Toghether> OST 중 몇 곡 4
나는 아내만큼은 아니지만 왕가위 영화를 좋아한다. 이 말은 아내는 왕가위 영화를 꽤나 좋아한다는 말이다. 나 역시 그렇고 많은 이들이 그러하지만 아내가 꼽는 왕가위의 최고작은 <화양연화>. 덕분에 우리 집에는 <화양연화>의 DVD와 OST CD가 복수로 있다.

그다음으로 꼽는 영화에서는 조금 갈린다. 나는 <동사서독>과 <아비정전> 중에 무엇을 꼽을지 고민한다면, 아내는 두말할 것 없이 우리에게는 <Happy Togheter>로 익숙한 <춘광사설>을 꼽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남성 동성애를 다룬다는 이유로 한 차례 VHS로 출시됐을 뿐이다. 즉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영화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수소문해 Divx를 구해다 주었지만 컴퓨터로 보는 영화는 솔직히 아니다. 특히 왕가위 영화는 구석진 방구석에서 화질 구린 VHS로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보든가, 아니면 영화관에서 마니아들과 함께 숨을 고르면서 필름으로 봐야 제 맛이다. 홍콩에서는 영화에서 나오는 이과수 폭포 램프까지 들어 있는 세트도 팔았지만... 그건 한글 자막이...

그러다 모 극장에서 왕가위 영화제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아내가 배가 왕팡 부른 상태임에도 손 붙잡고 이수역까지 달려가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감격에 겨워 하는 아내를 위해 인터넷을 뒤져 역시 출시된 바 없는 영화 OST의 일부 곡을 다운받았다. 당연히 아내는 좋아했고, 나도 영화를 보는 내내 음악에 만족해 있던 터였다.

시간은 흘러 뱃속에 있던 아이는 세상에 나와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8개월 꼬마가 되었다. 어제는 아내 보고 내가 아이를 돌볼 테니 영화 좀 보고 오라 했지만, 아내에게 나는 못미더운 사람이었고, 아이 역시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는 무법유아였다. 영화 DVD를 구해 줄 수 없다면 음악은 들려 줄 수 있겠다 싶다.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에도 삽입돼 널리 알려진 카에타노 벨루수의 Cucurrucucu Paloma. 영화 초반에서는 뜬금없이 나온다 하지만 워낙 좋은 곡이니... 그리고 초반의 이과수 폭포가 흘러내리는 폭포 소리는 언뜻 듣기에는 잡음처럼 들리지만 알고 나면 풍광을 머린속에 그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영화 내내 수 놓는 탱고 음악. 특히 아휘와 보영의 불안한 관계를 묘사한 반도네온과 피아노의 불협적인 인터플레이. 오홍. 하지만 내가 가진 곡은 초반 5곡과 영화 막판에 뜬금없이 흘러나온 영어판 제목과 동일 곡의 커버곡뿐이다. 이 참에 사운드트랙이라도 수배해 봐야겠군 하는 생각이 든다.


왜 마지막 곡은 안 올리느냐는 불만이 행여나 있을까 올리긴 하지만, asf 파일을 올리려 mp3로 변환했더니 저질 음원이 돼 버렸다. 젠장 시디 사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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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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