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릿 조핸슨의 농염한 듯하면서도 특유의 어리숙하고 맹한 표정을 커버에 담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사운드트랙의 일본반에는 다른 반에는 없는 50 Floors Up이라는 곡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나직하면서 감미롭고 조금은 권태로운 듯 무미건조하게 딩동 거리는 건반 음이 3분가량 흘러나오다 한 8분 정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12분 58초라는 러닝 타임을 볼 때 히든 트랙에서 자주 써먹던 공백 처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갑자기 스칼릿 조핸슨이 '레이디스 앤 젠틀먼 블라블라' 하더니 이내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하핫. 영화 본 사람은 알겠지만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록시 뮤직의 More Than This, 그리고 빌 머레이가 가라오케에서 이 곡을 지독히도 못 부른다. 영화 내내 그리고 최근 십여 년 동안 여타의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보여 준 권태의 극에 달한 표정과 자세, 말투 등을 한데 녹여 내어서. 이쯤 되면 제프 버클리가 Songs To No One(1991-92)에서 레드제플린의 Kashmir를 장난친 건지 아니면 조롱한 건지 코믹하게 부른 것과 비등하다.



비디오 버전은 저작권 관계로 짤렸다. 하하. 당연한 거지. 하하.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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