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는 에릭 사티

장석남

부서진 선풍기
닳아진 흑판 지우개
벽장속의 가죽 벨트
울타리에 걸린 비가

아침 풀밭의 거미줄
빛나는 이슬 방울
"오늘은 쉬는 날"
바람이 흔드는 팻말


아마도 <짐노페디>일 듯싶었다. 장석남의 시를 일 때문에 접했는데, 회의하는 내내 <짐노페디>의 멜로디가 머릿속을 흘러다녔다. 2번일까? 아니면 3번? 그도 아니면 1번은 아닐까? 혹시 <짐노페디>가 아니라 <그노시엔느> 같은 다른 곡은 아닐련지. '아침'이나 '빛나는' 같은 시어와는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짐노페디>를 빼놓고 에릭 사티를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



1번, Lent Et Douloureux, 느리고 비통하게
 

2번, Lent Et Triste, 느리고 슬프게


3번, Lent Et Grave, 느리고 무겁게

- Peter Schildler, <Blue Solitude>(1999)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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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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