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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3 도서관 전쟁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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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카와 히로 지음 | 대원씨아이(주) 펴냄
책을 둘러싼 전쟁과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아리카와 히로의 도서관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도서관전쟁』. 미디어의 검열을 강화하는 법률인 '미디어양화법'이 시행된 지 30년. 그 검열과 검열권의 무력에...

'도서관 전쟁' 시리즈라는 일본 원작의 라이트 노벨이 있나 보다. 그런데 작품의 배경이 독특하다. 가상의 일본에 국민에게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매체를 검열하겠다는 '미디어양화법'이라는 게 생긴다. 방송, 신문, 잡지 같은 각종 미디어에서 비속어, 막장 스토리, 음란물은 물론 정부를 비판하는 일련의 것들을 싸그리 단속하겠다는 법이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그러한 법이 공표된 지 30년 후, 홍위병 마냥 미디어양화법에 따라 도서 검열을 일삼는 '양화대'가 있고, 그들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맞서는 이들이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은 도서관을 근거지 삼아 양화대와 맞서 싸우는 '도서대'이다. 말하자면 사서들이 표현의 자유를 지키고자 총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거의 내전 상태. 하지만 양화대와 도서대는 총 들고 설치긴 하지만, 해방기 좌우익 '완장'들의 그랬던 것처럼 국가 권력의 방조 또는 무능 아래 지네들끼리 싸움질한다. 하지만 늘 미디어에 맞닿아 살아가는 일반 시민들은 동화책 한 권 보려 하다가 이들의 싸움에 휘말리기 십상이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온 4권짜리 '도서관 전쟁' 시리즈는 라이트 소설답게 이 심각하디 심각한 상황 속에서 남녀의 로맨스를 중심 삼아 이야기를 펼치는 듯하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양화대와 도서대 간의 대립은 꽤나 흥미롭다. 특히 국민들이 정치에 무관심하는 바람에 이 법이 통과되고, 법이 집행되고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지만 돌이키기엔 늦었다는 상황 설정은 웃어 넘길 수만 없다. 멀지 않은 과거에 표현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던 사전 검열이 있었고, 최근에는 정부 시책에 반하는 글을 인터넷에 썼다고 잡혀 가는데다, 일사부재의의 원칙 따위는 무시하고 미디어법을 강행 통과하는 '대한민국'을 볼 때 이는 소설 속 이야기라고 치부하기 힘든 제법 그럴 듯한 상황으로 보인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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