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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7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 9

리퍼러로그를 역추적하다 우석훈의 블로그에서 척추골반전위증(대부분의 검색은 척추전방전위증)이 우유와 관련 있다는 가설이 있다는 말에 이것저것 검색하다 발견한 책이 프랭크 오스키의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 이다.  저자의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10장과 11장의 제목인 "우유를 당장 끊어라!"와 "송아지만 우유를 먹어야 한다"이란다. 특히 몇몇 리뷰를 훑어 보니 정말 먹어선 안 될 것이다. 특히 책의 뒷표지에 나온 걸 옮겼다는 다음 구절에서 질겁.

- 평생 우유 마신 사람 동맥 경화 앓는다!
- 우유는 철분 결핍성 빈혈의 원인!!
- 우유 지방은 콜레스테롤 덩어리다!!
-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은 독성 탓이다!!

학교에서 먹는 우유도 모자라 하루에 1000ml 한 팩을 단숨에 마시던 네 살 아래 동생이 고등학생인 내 키를 훌쩍 넘겼음에도, 내 위가 우유를 썩 잘 소화하지 못하는 바람에(그리고 우유의 비릿함을 싫어해) 나는 우유 마시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시절 준강제 급식으로 매일 우유를 마셔야 했던 시절에는 이래 뺀들 저리 뺀들 하며 우유를 곧잘 버리는 등 잘 마시지 않았던 게 천만 다행이다 싶다. 그리고 아내가 임신과 출산의 와중에 골반이 심하케 틀어졌음에도 모유 수유를 고집해 아이가 분유를 먹지 않아 아내가 무척 고맙다. 앞으로 아내가 얼마나 더 모유만 먹일 수 있는지, 아이가 평생 우유를 안 마시며 살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우유팩을 드는 순간 나를 엄습할 불안감을 나는 당당히 맞아드릴 것이다.

2003년에 나온 이 책은 현재 절판된 상태이다. 언제 절판된 지는 잘 모르지만 알라딘 세일즈 포인트가 1228 정도 되고 리뷰가 9개 달린 정도에 출판사 역대 판매량의 11위 정도면 굳이 절판시킬 만한 책은 아니다 싶다. 입시 전략과 주식 투자 관련 서적을 주종으로 삼는 출판사라 회사의 출간 경향과 안 맞아 정리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낙농업자와 정치인의 결탁으로 우유 소비를 권장하는 비도덕성을 고발한다."라는 책 소개의 마지막 구절을 볼 때, 낙농업계가 모종의 압박을 가한 건 아닌지 의심이 살짝 든다.


덧.

'오래 살고 싶으면'이라는 문구가 다소 마음에 안 들긴 한다. 하지만 목수정의 <뼛속까지 자유로운 치맛속까지 자유로운>에 나온 일화가 하나 생각난다. 요지는 목수정이 딸 칼리를 임신했음을 남자친구 희완에게 알리자 아나키스트로 가족 제도를 부정했을 법한 희완이 대뜸 담배를 끊겠다 선언했다고 한다. 이유는 "앞으로 자기는 오래 살아야 한다."였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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