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nio Morricone'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25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2
  2. 2009.02.05 가브리엘의 오보에
<The Mission>, <Once Upon A Time In America>, <Cinema Paradiso>, <Love Affairs>.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은 언제나 가슴 저미는 선율, 하지만 섬세하거나 장중하다기보다는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익숙한 단조로운 패턴의 선율로 수놓아져 있다. 하지만 그가 들려주는 가슴 저미는 선율은 웬만해서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을 지녔다.

그중에서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담당한 영화 중에서 최고 걸작은 아무래도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Once Upon A Time In West>일 것이다. 미국의 서부에서 무법자들의 종말을 드라마틱하게 보여 주는 영화도 영화지만, 엔니오 모리코네의 빼어난 선율을 다각적으로 변주한 테마는 영화를 뛰어넘는다. 성스러움, 한탄스러움, 아련함, 희망, 아쉬움, 쓸쓸함 등 영화에서 표현되는 그 어떤 정서와도 잘 조화되는 <Once Upon A Time In West>의 테마야말로 엔니오 모리코네 음악의 정수라 할 수 있다. 부활의 2집 <Remeber>의 대미를 장식하는 Jill's Theme, 메인 테마의 변주 중 하나인 질의 테마를 듣다가 예전에 쓴 이 글이 생각나 수정해 본다.




호기심에 인터넷을 뒤지니 꽤 많은 뮤지션이 이 곡을 자신의 스타일대로 연주했다. 그만큼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 자리 잡은 듯. 그렇게 찾은 곡 가운데 가장 절절했던 곡은 노르웨이의 바이얼리니스트 Arve Tellefsen의 연주. 바이얼린이라는 악기의 특성상 마치 날카로운 비수가 심장을 서서히 파고드는 듯한 절절함이 살아 있는 곡인 듯싶다. 칼이 스며들어간 상처 자욱에서 흘러 내리는 선홍색 피. 하지만 그런 장면조차 아름답도록 보이게 만드는 영화는 수없지 않은가? 그런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Arve Tellefsen - <Intermezzo>(2002)


다음 곡은 영화에 마지막 엔딩신에 실린(실은 영화를 언제 봤는지조차 기억이 안나는 - 혹시 안 봤을지도 모르는 - 정확히는 모르나 이런 음악은 대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흐른다)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의 Finale. 스트링의 조화 속에서 여성 스캣 코러스과 이따금 흐르는 하프시코드가 살짝 얹혀져 아르베 텔레프센의 곡에 비해 한껏 아련함이 느껴진다. 아마 영화의 Finale로 쓰여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아르베 텔레프센이 지금 겪고 있는 절절한 아픔이라면, 원곡은 먼 옛날의 아픔을 회상하는 느낌을 전해 준다.

Ennio Morricone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OST>(1972)


그리고 다음은 클래식 대중화의 전도사인 클래식 계의 히딩크라 불리우는 앙드레 류가 요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전 세계를 돌며 협연했던 곡. 원곡보다는 좀 더 장중한 느낌의 오케스트라에 아득한 느낌을 주는 소프라노의 코러스가 다소 위압적이게 들린다. 텔레프센의 절절함이나 원곡의 아득함을 느끼기는 힘드나 좀 더 강렬한 느낌을 전해 준다.

Andre Rieu - <Special Tour Edition>(2004)


이어지는 곡은 엔니오 모리꼬네와 파두 현대화의 선두 주자(?) 둘체 폰테스가 함께한 앨범 <Focus>에 실린 버전이다. 얼핏 듣기에는 셀린느 디옹이 아닌가 했는데 둘체 폰테스란다(나 보고 목소리를 구별하라는 것은 이명박의 주둥아리를 꼬매는 것보다 조금 쉬운 행위이다). 대개 파두에서 느낄 수 있던 애조띤 정서보다는 꾹꾹 눌러 담아 놨던 슬픔을 터뜨린 채 엉엉 우는 듯한 힘 있는 보컬이 또 다른 면에서 숙연하게 만든다.

Ennio Morricone & Dulce Pontes - <Focus>(2003)


앞서 말했듯 부활 2집에는 'Jill's Theme'이라는 이름으로 록 스타일의 연주곡이 수록되었다. 김태원의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이 곡은 일렉트릭 기타의 울부짖음으로 원곡의 스캣을 절묘하게 카피하고 있다. 아무래도 록 밴드의 연주이다 보니 다른 연주보다 다소 격하게 느껴지지만 애당초 엔니오 모리코네가 추구한 정서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앨범 수록 이후 부활의 공연에서는 자주 연주되는 듯한데, 이승철이 다시 합류한 후 가진 관현악단과 함께한 공연 실황을 올려 본다.

마지막으로 마크 노플러가 이끌었던 다이어 스트레이츠가 연주한 곡을 올려 본다. 원곡과는 제목만 같을 뿐이다. ^^;

Dire Straits - <Communique>(1979)

* 엠블 시절 작성한 글을 아주 조금 고치고 보탠 글이다.
Posted by Enits
,
아들이 엄마 뱃속에서 나갈까 말까 하던 시절,  TV에서 모리꼬네 할배의 서울 공연 실황을 방송해 줬다. 공연의 막바지였나? 앙코르였나? 모리꼬네 할배의 곡 중 가장 유명한(부부가 침대 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외국곡 1위란다.) 곡인 Gabiel's Oboe가 연주된다. 순간 뱃속의 아이가 마구 엄마 배를 걷어 찬다. 짜식 음악 좋은 건 알아가지고서. 얼마 전에 다시 들려줬을 때에는 아이가 모르쇠하긴 했지만.

처음 <미션>을 봤을 때에도 그랬고, OST를 사서 들을 때에도 그렇고, Gabiel's Oboe는 참으로 눈물나게 하는 곡이다. 곡을 듣는 순간 경건해진다고나 할까? 두 손 모으고 기도를 올리지 않으면 뭔가 죄를 짓는 느낌이 드는 곡. 그래서 내 지은 죄를 다 털어놓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 그러면서 눈물 좀 펑펑 쏟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 그리고 다 듣고나면 죄를 용서받아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듯한 느낌.

도미옹께서 <미션>을 용감하게 혼자 보고 새사람이 되시어 곡을 포스팅하기에 나는 동영상을 올려본다.



영화의 원 장면. 힘겹게 폭포를 거슬러 올라온 가브리엘은 원주민들에게 이 곡을 들려준다. 소리에 감화(?)된 원주민들은 전과 달리 경계심을 다소 푸는... 지극히 오리엔탈리즘 적인 장면. 좋은 음악은 과연 보편적일까? 글쎄... 그리고 모리꼬네 할배는 하필이면 오보에를 택했을까? 소리가 좋아서? 다른 악기보다 더 섬세하게 관리해야 할 오보에가 나오는 것은 다소 오바라는 생각. 하지만... 사운드트랙과 달리 제대로 연주되지 않은 이 곡조차 첫 멜로디를 들었을 때 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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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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