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없는 회식 때문에 못 들은 강의를 오늘에서야 녹음파일로 듣는데, 통 뭔소리인지 잘 모르겠다. 동영상이라면 그나마 조금 낫겠지만, 그마저도 실제로 얼굴을 대면하고 강사와 수강생 사이에 밀접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실제 강의보다 훨씬 못하리라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오프더레코드까지 종종 있는 듯하니 괜시리 궁금증만 불러일으킨다.


오전에 들은 부분은 실제 강의가 아니라 어찌 보면 잡담처럼 들리는 이야기이지만, 몹시 중요한 이야기이다.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골자이니 공부하겠다는 마음 있는 사람에게는 무척 중요한 이야기임이 틀림없다. 그 이야기의 골자는 결국 한 놈만 패라는 것. 뭐 학부생 수준에서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읽으면서 그에 대해 서평을 써 보면서 내공을 높인다면, 대학원생 수준에서는 공부하고 싶은 주제 하나를 택해 목 뒤에 빨대를 꼽고 조력자의 도움 아래 한 주제만 들입다 파야 한다는 것이다. 하물며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일 년 동안 몇 번, 몇십 번을 다시 읽어 가며 도통하란다.


말이야 쉽지. 어떻게 한 놈만 팬담. 나처럼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잡스러운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아직 학부생 수준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학을 졸업했다고 생각한 지 4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태 졸업증명서를 확인해 보지 않았으니 내가 학부(제적)생이 아니라고는 말 못한다. 정말 나는 대학을 졸업한 게 맞나? ^^; 실제로 책이라는 것을 내 스스로 뒤적이고 공부 좀 해 보겠다고 강의 좀 듣는 게 작년 가을부터이니 학부생 수준이라고 보는 게 맞다. 뭐 그렇다면 학부생 수준에 맞게 이것저것 다 섭렵해 보고 서평 써 보면서 내가 공부하고 싶은 주제를 탐색해 나가는 게 지금 내 몫일 게다.


그런데... 조금 비참해진다. 아... 이런 위화감 정말 싫다. --;


이딴 식으로 스스로 한탄하기보다는 일단 계획이나 세워 보자.


2006년 가을학기 학부 입학 기준으로...
2006년 9월-2007년 8월 : 자유교양과정
2007년 9월-2008년 8월 : 자유교양 및 전공예비과정
2008년 9월-2009년 8월 : 전공기초과정
2009년 9월-2010년 8월 : 전공심화과정 & 논문 작성

이 정도로 학부과정을 마치고 그 후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자.
뭐 올 여름이나 겨울에 진학고사(?)를 통해 학부를 4년과정으로 할지 3년과정으로 할지
아니면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할지 그때 판별해 보기로 하지.
그럴려면 그때까지 앞으로 무엇을 공부할지 확정을 지어야 할 텐데...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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