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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6 보나파르티즘, 국왕 없는 입헌 군주주의
테르미도르 파는 이제 왕당파에 대하여 자기들의 보수적 공화주의가 공화주의 원칙에 얼마나 철저한가를 과시하였다. 그러나 테르미도르 파는 군주주의에 반대하는 것만큼 민주주의에도 반대하였다. 테르미도르 파의 공화국은 자유주의적이고 부르조아적이었으나 민주주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 정책은 상퀼로트의 민주주의적 요구를 물리치는 동시에 왕당파의 왕정 복고도 거부하면서 부르조아적 규범 안에서 혁명을 안정시키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것은 오른편에서는 왕당파의 공격을 받고 왼편에서는 서민 계급의 압력을 받았다. 이 공격과 압력을 적절히 배제하면서 부르조아적인 정치 체제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테르미도르 파의 정책은 시종 안정성이 없고 늘 위태로운 상태에 있었다. 그 정치 체제가 쿠데타를 반복하다가 혁명의 본질적 획득물인 1789-1791년의 성과를 확보하기 위하여 드디어 나폴레옹에게 인계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거기 있다. 이렇게 본다면, 테르미도르 파의 공화주의적 이념이라는 게 결국 '1891년 입헌 군주 정치'의 이념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1794년 여름에 뒤를 돌아다볼 때 국왕은 이미 시해되고 없었다. 거기서 결국 군주정을 회복할 수는 없고 공화정을 고집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해석해야 옳을 것이다. 말을 바꾸면, 테르미도르 파의 이상은 국왕 없는 입헌 군주주의였다. 이 모순에 해결의 길을 제공한 것이 바로 보나파르티즘Bonapartisme이다.
- 노명식, <프랑스 혁명에서 빠리 꼼뮨까지 1789-1871> 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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