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의 조각상'에 해당되는 글 77건

  1. 2008.08.21 한 '선한' 병사(들)의 노래 5
  2. 2008.08.20 내가 듣는 에릭 사티?
Bugles are calling from prairie to shore,
"Sign up" and "Fall In" and march off to war.
Blue grass and cotton, burnt and forgotten
All hope seems gone so soldier march on to die.
Bugles are calling from prairie to shore,
"Sign up" and "Fall In" and march off to war.
There in the distance a flag I can see,
Scorched and in ribbons but whose can it be,
How ends the story, whose is the glory
Ask if we dare, our comrades out there who sleep.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1966)


노 예 해방이라는 인도적 의지로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남북전쟁은 실제로는 무산프롤레타리아가 필요한 북부의 산업자본가 계급이 남부의 농업자본가로부터 노동력, 즉 흑인 노예를 빼앗으려 일으켰다. 그렇기에 전쟁의 성과물은 해방된 흑인 노예가 아닌 산업자본가들에게 전유됐고, 그 대가는 북군이든 남군이든 군인으로 징집된 기층 대중과 포화 속에서 자신의 사유재산을 날려먹은 중하층 '국민'들이 전담해야 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웨스턴의 걸작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 나오는 The Good인 블론디는 실제로 착한 놈이 아니다. 다만 '착한 놈'처럼 행사하는 '추한 놈'이자 '나쁜 놈'이다. 우리는 노예를 해방시킨 북군을 The Good으로, 노예를 부려먹은 남군은 The Bad라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 북군은 The Ugly이다. 진정 The Good은 연방 정부(북군)이든 남부연합 정부이든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 죽으라면 죽고 죽이라면 죽이는, 하지만 그러하면서도 괴로워 죽으려 하는 XX 대위를 비롯한 남군과 북군의 장병들, 그리고 포화 속에서 착취당하고 죽임당하고 학대받는 사람들이다. 선하지만 몽매한, 선하기에 몽매한 그들 말이다.

그렇다, 이 노래는 그러한 이들의 노래이다. 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구슬프다. 비단 이 노래가 연주되는 동안 동료가 고문받는 것을 알면서도 명령에 따라 연주해야만 하기에 구슬픈 게 아니다. 이는 힘 있는 소수에게 희생당하는 힘 없는 다수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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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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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듣는 에릭 사티

장석남

부서진 선풍기
닳아진 흑판 지우개
벽장속의 가죽 벨트
울타리에 걸린 비가

아침 풀밭의 거미줄
빛나는 이슬 방울
"오늘은 쉬는 날"
바람이 흔드는 팻말


아마도 <짐노페디>일 듯싶었다. 장석남의 시를 일 때문에 접했는데, 회의하는 내내 <짐노페디>의 멜로디가 머릿속을 흘러다녔다. 2번일까? 아니면 3번? 그도 아니면 1번은 아닐까? 혹시 <짐노페디>가 아니라 <그노시엔느> 같은 다른 곡은 아닐련지. '아침'이나 '빛나는' 같은 시어와는 왠지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짐노페디>를 빼놓고 에릭 사티를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



1번, Lent Et Douloureux, 느리고 비통하게
 

2번, Lent Et Triste, 느리고 슬프게


3번, Lent Et Grave, 느리고 무겁게

- Peter Schildler, <Blue Solitude>(1999)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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