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6.26 내가 연루된 책 2
  2. 2009.02.24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09년 개정판 출간 6

어제 서점에 갔다가 익숙한 제목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첫 직장에서 만들던 잡지에 실렸던 연재물의 제목이었는데, 그 연재물을 묶어 단행본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 연재는 초등학교에서 만들기 같은 수작업 활동을 슬라이드 쇼 형식으로 지면에 담은 것인데, 내 스타일에는 다소 안 맞았다. 뭐 그래도 하라면 해야 하지 않나. 물론 첫 기사는 컨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집 과정에서 삭제되는 비운의 운명에 처하기도 했다. 그 후로 좀 했나 싶었는데 막상 목차를 보니 내가 작성한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꼴랑 3개이다. 헛헛.


사실 출판사에서 자사 발간 잡지가 있으면 여러 모로 유용하다. 가장 좋은 것은 다량의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거다. 1-2년 정도 연재한 기사를 잘 가다듬으면(이게 편집 아닌가) 단행본 한 권을 뚝딱 만들 수 있다. 광고로 가득찬 잡지가 아닌 담에야  잡지 대부분은 적자이다. 그럼에도 출판사가 잡지를 내는 이유는 이러한 콘텐츠 확보 때문이다. 물론 적자를 감당할 수 없으면 폐간 또는 휴간하지만...


4년 반 동안 월간지를 만들었다 보니 그동안 직접 쓰든 편집하든 내가 관여한 기사를 엮어 내놓은 책이 몇 권 된다. 그것을 정리해 봤다. 이중 단행본 편집까지 관여한 것은 두 권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거드는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손으로 만든 책은 한 권도 없다.



'더이상' 잡지를 만들지도 않고, 그렇다고 단행본을 만드는 일도 아니라서 내 손으로 만드는 책이 과연 나올까 싶다. 게다가 책이 아닌 콘텐츠의 묶음을 고민하는 지금의 나로서는 더더욱. 그래서 저 책들을 보면 조금 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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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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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편집 매뉴얼(2009) 상세보기
열린책들 편집부 지음 | 열린책들 펴냄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 2009년 개정판이 나왔다. 2008년 판이 일찌감치 품절돼 구매자들이 이리저리 수소문하게 했다는데, 그때마다 열린책들의 대답은 "2009년 판을 기다리세요"였단다. ^^;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알라딘의 설명을 보니 다음 같은 부분이 눈에 띈다.

이번 2009년판의 변화된 점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2008년 10월 개정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여, 수정된 사항을 모두 반영했다. 둘째, 저작권 및 제작 관련 내용을 대폭 보강했다. 셋째, 순화해야 할 출판 편집 용어에 대해 논의하는 '새 이름을 지어 봅시다' 난을 마련하여, 책에서는 온갖 말을 벼리면서도 정작 업무 중에는 부적절한 용어들을 무분별하게 쓰는 세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내가 '10.9사태'라고 일갈했던 지난해 표준국어대사전의 개정 내용을 일일이 확인해 반영했다니 2008년 판을 가진 나도 지갑을 열게 만드는구나. 맨땅에 헤딩하듯 일일이 찾아 헤매며 고생했을 열린책들 편집자들의 노고가 눈에 선하니 이 얼마나 착한(?) 행위인가? 게다가 정가 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사실 2008년 판은 3500원이라 무려 42.85% 인상했다 ^^;). 사실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지만 내부용으로 만드는 책을 조금 여유 있게 찍어 시중에 내놓는 만큼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가는 욕만 먹겠지.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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