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무리 핑크 플로이드의 팬일지라도 정규 앨범 14장을 묶은 CD 16장짜리 박스 세트가 나왔을 때 꿈쩍하지 않았다. 다시는 수입되지 않는 한정판이라고 쇼핑몰이 뽐뿌질하고 실제로 각종 포스터와 스티커 등이 포함된 패키지라 군침이 날지라도 14장의 앨범 중 2장을 빼곤 이미 가지고 있으니 딱히 사야 할 메리트가 없었다. 물론 눈먼 돈 22만원이 난데없이 생기면 고민 좀 하겠지만...

그런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산울림 전집 17장짜리 박스 세트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내가 가진 산울림 앨범은 2집과 3집, 그리고 3장짜리 컴필레이션이 달랑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요작 2~3장만 더 가졌어도 유혹에 견뎌 보겠는데, 1집을 중고로도 구매하기 힘든 마당에 전집 박스 세트라니... 게다가 엘피 미니어쳐에 150쪽 양장 부클릿이라니... 재발매를 하는 로엔(듣보잡 음반사인 줄 알았는데 YBM서울음반의 새 이름이란다.)에게 절이라도 할 태세이다. 하지만 17.8만원이라는 가격은 만만치 않다. 한 달 용돈 탁탁 털고 점심을 한 달 내내 라면으로만 먹으면 가능한... 하하...

경제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대박 고가 상품은 꾸준히 나온다. 줄줄이 글이 길어지지만 그냥 지워 버렸다. 아씨바 욕 나온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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