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의 조각상/Song Within a Song'에 해당되는 글 46건

  1. 2009.01.23 두 페터의 앙상블 2
  2. 2009.01.20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 6
  3. 2009.01.20 겨울, 기타 6
  4. 2009.01.19 Private Investigation 4
  5. 2009.01.19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2악장 8
  6. 2009.01.16 Minor Blue 4
  7. 2009.01.02 섬집 아기 8
  8. 2008.11.07 '아름다운 삶'의 보너스 시디에 든 4곡 9
  9. 2008.11.04 마귀가 사탄을 두려워하네... 4
  10. 2008.10.28 착한 축구공... 5
  11. 2008.10.26 이제는 이곳이다 2
  12. 2008.10.08 루비 같은 앙상블 3
  13. 2008.09.29 Mauro Pagani의 근래 모습
  14. 2008.09.23 틴더스틱스의 새 곡
  15. 2008.08.21 한 '선한' 병사(들)의 노래 5
살타첼로의 멤버로 알려진 이들 가운데 두 페터가 짝짜꿍하여 듀엣 앨범을 냈다. 페터 쉰들러는 '파이프' 오르간을, 페터 레헬은 색소'폰'을 연주해 앨범의 타이틀은 'Pipe & Phone'.

앨범 수록곡 가운데 첫째인 찰리 헤이든 원곡(하지만 스탄 게츠의 곡으로 인식되는)의 'First Song'이 땡기지만 또 집에 앨범을 두고 왔다. 아쉬운 대로 검색으로 얻은 알비노니의 Adagio를... 물론 이 곡도 두 페터의 앙상블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곡이긴 하다.


이거 저작권 보호 대상 리스트에 올라와 있던데...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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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광주의 비극을 소재로 한 '오월의 노래'라는 노래가 있었지. "두부처럼 잘리어진..."이라는 잔인한 묘사 때문에 처음 들었을 때 나를 몹시 두려움에 떨게 하던... 하지만 노래는 사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 화가 단단히 난 95년 가을을 성냥갑 같은 강의실이 아닌 안개 자욱한 종로나 남대문 등지에서 주로 보냈어.

세월이 지나 이 노래가 외국곡의 곡을 따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지. 찾아보니 아는 가수더라고. 어렸을 적 나는 'Holiday'라는 노래를 이따금 들어봤는데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원작자더군. 그 사람은 미셸 폴나레프라고 하는데 웃기게 생긴 선글라스를 주로 쓰고 나오던 프랑스 가수, 그러니까 샹송 가수였어.

세월이 더 지나 나는 그 곡에 담긴 이야기를 들었지. 곡의 원제는 "누가 할머니를 죽였는가"였어. 음... 미스테리를 소재로 한 곡인가? 프랑스어는 통 모르니 알게 뭐야 했지만, 인터넷이 대세가 된 시절이었기에 가사의 한국어 번역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어. 그리고 놀랐지. 노래는 바로 (정부의) 재개발과 그 때문에 희생당한 소시민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 프랑스에서도 이딴 상황이 있구나. 프랑스에 대한 환상이 깨져 버렸지.

아침부터 터져 나오는 기사를 보다가 이 노래가 다시 생각났어.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정원에는 꽃이 피어 났지.
세월은 흐르고 기억만이 남았네.
그리고 네 손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할머니가 살았던 시절에,
침묵만이 들려왔네.
나무 위엔 가지들이, 가지 위엔 나뭇잎들이.
나뭇잎 위에 새들이 노래했었네.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불도저가 할머니를 죽였네.
그리고 꽃들을 굴착기로 바꿔 놓았지.
노래하던 새들에겐 공사장만이.
이것이 네 맘에 들기 위함인가?

누가 할머니를 죽였나?
세월인가 아니면
여가를 보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인가?
라라라 ...

오늘 아침, 누가 시민 여섯과 경찰 하나를 죽였을까? '할머니'가 제발 더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사람 목숨은 안중에 없고 돈벌이에 혈안이 된 사람이 이 놈의 땅구석에는 너무 많아. 도심 재개발? 개나 줘 버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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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타를 못 친다. 동아리 친구 여섯 가운데 기타를 못 쳤던 이는 나 하나뿐이었다. 심지어 아내도 베이스로 이름을 날렸다는데 나는 못 친다. 10여 년 뒤면 아들 녀석도 기타를 치겠다고 덤빌 텐데 나는 그때까지 아마 기타를 못 칠 것이다.

손으로 하는 것은 다 못하는... 글씨도 못 써, 바느질도 못해, 매듭도 못 묶어... 저주받은(?) 손 덕에 어렸을 적부터 악기라면 일단 고개부터 도리도리 했다. 초딩 시절의 멜로디온과 리코더, 중딩 시절의 하모니카, 고딩 시절의 단소... 그냥 아예 시험을 안 봐 버렸다. 그런 이들이 한 반에 서넛씩은 있었기에 음악 선생도 그냥 패쓰~해 버렸다. 뭐 점수 깎이는 것은 나를 비롯한 실기 거부자들의 응당 치러야 할 대가였으니 억지로 악기를 손에 쥐어 줄 필요는 음악 선생에게는 애당초 없었다.

대학 때 동아리 친구들이 선배를 하는 거 따라한답시고 동아리방에서 저마다 기타를 부여 잡고 띵까띵까 할 때 나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겠어 했다. 물론 그건 여우가 저건 시어 터져 버린 포도야, 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해 봤자 안 될 것 같으니 지레 겁 먹고 포기한 것... 여자친구 들에게 남자가 기타도 못 친다고 구박받아도 그냥 무시해 버렸다. 하하하.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기타를 연주할 수 있다는 게 좀 부러웠다. 하핫 부러우면 지는 건데 결국 부러워하고 있다. 특히 멋드러진 기타 연주를 들을 때마다 저것을 흉내 내 볼 수 있을까 하며 부러워한다. 하지만 아주 특별한 계기가 생기지 않는 한 내가 기타를 칠 날은 없을 게다. 이제 와서 손톱 밑에 굳은 살 배기게 하고 싶지 않다. 당연스레 무언가 배우는 것도 쉽지 않다. 뭐 그냥 이대로 살련다. 언제는 잘살았나?

그런데 우연히 걸려든 기타 연주곡... 오늘 또 졌다.
생긴 건 에릭 클랩튼을 연상케 하는 아저씨, 유윈!

Es Ware Schon Gewesen from <Sologuitar>(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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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옹은 동영상 찾아봐도 없다지만 유튜브 돌리니까 바로 나오는구먼.
비디오클립보다 Alchemy Live가 낫다 싶어 올려 본다.
머리끈 둘러멘 마크 노플러를 보자니 안개가 가득한 새벽 중절모와 트렌치코트를 입고 시가를 씹으며 어디로인가 걸어가는 사립탐정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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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보고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에 읊은 적 있는데, 이때 찾아본 자료에서는 2번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다 했다. 하지만 1악장 초두의 멜로디와 진행이 인상적이긴 해도 왜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그것은 1악장 들었기 때문.

아내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모음집 시디를 듣는데 1번보다 2번이 앞서 나온다. 와우 2번이 정말 인기가 좋은가 보군 했는데, 막상 2번의 2악장을 들으니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환청이 들렸다. 나는 1악장은 들어봤어도 2악장은... 한창 듣고 나서 깨달았다. 오빠만세~

그렇다. 브리짓 존스가 괴성을 질러 더 유명해진 에릭 카멘의 All by myself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에 N님이 브리짓 존스의 일기 관련 포스팅에서 에릭 카멘 All by myself를 연주하는 동영상에 코멘트를 달면서 피아노 연주는 라흐마니노프의 것을 차용했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글을 볼 때에는 그저 간주를 라흐마니노프 것을 빌려왔는 줄로만 알았는데...


연주자는 모르겠다. 집에서 CD 안 가져와 검색하면서 내가 들었던 것과 가장 비슷한 느낌의 연주를 골랐다. 젠장, 클래식 곡은 연주자 등등도 무지하게 중요한데 기껏 포스팅하면서 한 줄 적어 놓으면 안 되나? 그런데 사실 나도 나도 시디에서 본 연주자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 저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협연했다는 사실만 기억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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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못미 기상청을 읊조리는 눈 내리는 날, 데이빗 달링의 <Journal October>를 듣는다. 아 참 칙칙한 첼로 연주. 일렉트로 첼로니 8선 첼로니 피치카토 주법이니 하는 거창한 용어를 말하기 이전에 데이빗 달링의 첼로 연주는 무겁고 또 무겁다. 세상의 모든 근심을 한데 짊어진 듯한 연주.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자살을 유도할지 몰라 '청취금지' 딱지를 붙여야 할 것 같은 음악. 나 보고 부제를 붙여 보라고 하면 'Helpless'라는 단어 딱 하나만 택하게 할 곡. 그런 음악들이 연이어 흘러나오다 고지의 절정 'Minor Blue'가 나온다.

블로고스피어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세계에서 Minor Blue는 넘쳐난다. 무겁고 괴롭고 우울한 음악이지만 이 곡은 숨이 막힐 것만 같은 희열감을 느끼게 한다. 마치 '이보다 더 절망적인 게 있으랴' 하는 것 같은... 그래서일까 검색하면 주루룩 흘러나온다. 심지어 데이빗 달링의 다른 곡 Dark Wood 연작은 시의 소재로도 다뤄졌다. 하지만 앨범명 'Journal October'를 단 포스트에서 흘러나오는 Minor Blue는 죄다 <8 Strings Religion>에 실린 다른 버전의 곡이다.

나도 안다. 원곡인 <Journal October>보다 <8 Strings Religion>에서 다시 녹음한 버전이 훨 낫다는 것. 그런데 오리지널이어서 그럴까? 오늘 따라 커버곡의 세상 밑바닥까지 잡아 끄는 두터운 느낌보다 저 멀리서 손을 설래설래 흔드는 원곡의 가느다라 한 느낌에 귀가 솔깃한다.



<8 Strings Religion> 버전은 널려 있으니 알아서들 검색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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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갓 지난 아들은 아직 혼자 잠들지 못한다. 엄마 젖 먹으면서 자든지 아니면 내 팔에 안겨 자장가를 들어야 잠이 든다. 자장가라면 수도 없이 많지만 아들에게 가장 효과 있는 자장가는 <섬집 아기>이다. 아마도 산후도우미 분이 처음에 이 곡을 부르며 재워 줘 아들에게 가장 익숙한 곡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내가 가사는커녕 곡도 제맘대로 부른다는 것. 아내가 몇 번이나 '교정'해 줘도 이쪽으로는 둔감한 내 머리는 좀체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 해도 해도 안 되면 가르치는 사람도 포기하는 법. 아내는 입을 닫아 버렸다. 고로 나는 더욱 엉망으로, 그것도 듣보잡 스토리를 엮어 가며 부른다. 그래도 아들은 잘도 잔다.

찾아보니 리처드 용재 오닐의 비올라 연주가 있기에 불펌한다. 바이얼린도 아닌 첼로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의 비올라. 하지만 엄마 아이를 홀로 집에 남겨 둔 채 일해야만 하는 현실의 척박함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아이가 꿋꿋하게 잠을 잔다는 현실을 초월한 판타지가 엮인 이 곡과 잘 맞아든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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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앨범에 4곡이 들어 있는 EP와 'Gran'라는 이름을 더해 앨범을 내놓으면, 팬들은 좋아할까 짜증낼까? 기존 앨범에 보너스 트랙이 덧붙여진 다른 판 앨범을 보면 짜증과 소유욕이 충돌한다. 하다못해 커버만 바뀌어도 팬들은 때로는 설레고 때로는 짜증낼 거다.그런데 이 앨범은 이렇다. ^^;

에스파냐 이전에 바스크 족의 땅인 산 세바스티안 출신의 인디 팝/록 밴드인 '아름다운 삶'의 <커다란 파노라마>의 보너스 시디에 든 4곡 - 즉 이 곡들을 빼면 <파노라마> 앨범이라는 말이다. - 을 종이달 님의 요청으로 올려 본다. 요새 다소 바쁘긴 하지만 친구분 부탁인데 뭐 이 정도쯤이야, 라고 허세를 부려 본다. 실은 팟캐스트로 연속 재생하는 것을 테스트해 보려는 게 더 크다.흐흐.  mp3 파일만 올릴 수 있어 다시 리핑했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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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디롬에 모과이의 <Young Team>을 밀어 넣는다. 어디 만만한 곡이 없다 하지만 한 곡 두 곡 지나 어느덧 마지막 곡. 까끌 까끌거리는 일렉 기타의 인트로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내 들어오는 리듬 섹션의 그루브. 시선은 시디 커버에 멈춘다.

mogwai fear satan

이를테면 '마귀가 사탄을 두려워하네...'인가? 어랍쇼? Mogwai는 광둥어로 마귀(魔鬼) 또는 마괴(魔怪)를 뜻한다는데(그렇다 영화 <그렘린>에 나오는 '모과이'도 여기서 나온 말이다.), 그러면 두려워하지 말고 헤이 친구, 또는 네 주인님 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곡이 분위기를 타자 지옥에서 끓어오르는 듯한 일렉 기타의 거친 노이즈가 솟구쳐 오른다. 스래시메틀이나 데스메틀처럼 무자비하게 갈겨대진 않더라도 분위기는 이미 심상치 않다. 후훗.

아니 그런데 거친 디스토션 속에서 플룻 소리가 들린다. 흠, 식상한 표현이지만 쓰레기통 속에서 핀 한 송이 장미 같은... 에이, 너무 상투적이다. 어디 다른 표현 없을까? 하하 사탄의 달콤한 속삭임, 이러면 좋을까? 이후 연주는 플룻 연주와 일렉 기타가 반복을 거듭하며, 지옥의 나락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뭐가 이리 길어 싶어 다시 챙겨 보니 연주 시간은 16분 19초.

검색 엔진을 돌려 보니 눈에 띄는 문구가 보인다.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 저녁은 지옥에서 먹을 테니까.

모든 에픽 서사 반복 점층 폭발 노이즈 오르가즘 대곡들의 원조.

모과이의 음악에 대한 이바구에는 섹스나 오르가즘 같은 말이 많이 쓰인다. 패턴을 반복하는 가운데 점층적으로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킨 뒤 아스라한 짜릿함을 보여 준 뒤 약간 서툴리 정리하는 이들의 표현 방식은 그러한 해석 내지는 평을 낳았다. 글쎄...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어느덧 길지만 지루하지 않던 연주가 끝나 간다. 약간 허무한 듯 느껴지는 플룻 소리에 사탄이 죽어 가는 비명 소리 같은 이펙트가 잇달아 겹치면서 연주는 끝나 버린다. 사탄은, 지옥은 과연 어떻게 된 걸까? 모과이는 사탄을 물리친 걸까? 아니면 두려움으로 굴복해 버린 것일까?





from <Young Team>(1997)

바보 같이 초등 수준의 단어를 헷갈리는 대망신을 겪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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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도미옹이 쥑인다고 할 때 설레발치지 말라는 식으로 퉁했는데...
손이 미안하게스리 오늘 나 또한 쥑인다 읊조린다.
앨범 뒷표지에도 속지에도 나오지 않는 히든 트랙.
앞에서 한번 나온 곡이 다시 나온다 싶었는데,
웬걸 심장에 대못을 박는다.
자본이란 이름에 /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 개발이란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 세련된 너의 파괴
숨겨진 가사에서 그는 우리 모두가 착취와 파괴의 동조자임을 밝힌다.
가슴 한 켠이 울컥 한다.
아니라고 변명해 봤자, 조윤석처럼 '난 사람이었네'라고 말해 봤자,
그건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악마의 맷돌을 멈추지 않는 한 이 수렁에서 우리는 헤어날 수 없다.
하지만... 그 맷돌은 우리마저 갈아 버리기 시작한 게 오늘의 우리 세계.


루시드폴 시디를 걸기 이전에 우연찮게도
공정무역 쇼핑몰에서 아들에게 줄 축구공과 몇 가지 식료품을 주문했다.

'착한 축구공.'

어찌 일개 사물인 축구공에게 '착하다'라는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우리네 세상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다.
아니, 그것을 강요해 왔다.
내가 9천 원짜리 축구공 하나를 사면 만든 꼬맹이들에게 몇 푼이나 갈까?
그래도 거대 스포츠용품점에서 사는 것보단 좀 더 쥐어 줄 수 있다면...
알량한 마스터베이션 같은 구매이지만, "그래도"라는 수식어을 달아 본다.

이참에 조금 맛이 떨어지더라도 커피도 공정무역 제품으로 바꿀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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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l - Stationary Traveller from <Pressure Point> DVD(1984)

방금 내일 날짜 부이긴 하지만 미리 마지막 포스트를 올렸다.

두 학기 더 다닌 학교를 가까스로 졸업한 느낌...

쩝... 이제는 이곳이다. 블로깅 제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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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my Smith - Ruby from <Standards>(1959)

해먼드 오르간 연주야 당근 지미 스미스이고, 찾아본 바로는 기타를 연주한 이는 스탄 게츠의 마지막 동반자(?)였던 케니 배런인 듯하다. 케니 버렐이다. 은근 환장하게 하는 연주를 한다. 이 사람.

E.R. 시즌 5의 한 에피소드 막판에 카터가 애인과 동침(?)할 때 틀었던 음악으로, 나름 검색을 철저히 하긴 했지만, 음원의 일부만 구할 수 있었다. 그러다 어제 우연히 다른 걸 검색하다 심심해서 구글을 돌려 보니 중국 사이트로 보이는 데서 이 음원을 발견했다. 훗, 사실 시디를 구입하면 음원 확보는 껌인데 말이다. ^^;

그나저나... 오르간 소리는 웬만해선 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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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i di Settembre from Live Marina di Campo (Isola D'Elba)

올해 엘바 섬에서 열린 공연을 도촬한 동영상인 듯. PFM 공연을 본 게 2년 전인지 3년 전인지 헷갈리는 마당에, 오래 전에 밴드를 탈퇴한 전직 멤버의 동영상을 보는 게 뭐 의미 있으랴 했는데... 아니다. PFM의 잔류 멤버와는 살짝 다르게, 그러면서 바이얼린이라는 그만의 무기로 왕년의 히트곡을 큰 무리 없이 재해색해 낸다. 뭐 환갑 다 된 아저씨가 아직도 공연을 뛴다는 것만으로도 뭐... 마우로 파가니와 PFM이 협연도 했다는데, 이런 공연 볼 기회가 내 생에 남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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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ndersticks - The Hungry Saw from <The Hungry Saw>(2008)

틴더스틱스의 새 앨범이 나왔나 보다. 그들의 6집과 <BBC Sessions>도 아직 안 샀는데... 이리 말하면 틴더스틱스의 전작은 다 산 듯해 보이지만, 내가 산 앨범은 4,5집과 초창기 컴필레이션, 그리고 OST 한 장뿐이다.

틴더스틱스의 음악은 늘 그렇듯 슬픔과 우울을 잔뜩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무심한 듯하면서도 이이제이 식으로 슬픔과 우울로 치유한다. 새 앨범도 여전한가 보다. 타이틀 곡의 비디오클립을 보면서 피아노의 음표 하나하나가 나를 어루어 만져 준다. 아, 이거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아닌 그저 어루어 만져 주는 것뿐인데...

그러다 나오는 심장을 써는 톱. 아마 곡명이자 앨범 타이틀인 'The Hungry Saw'를 뜻하는 듯. 산 심장을 톱으로 썰면 어떨까? 아프겠지. 하지만 틴더스틱스의 음악은 진통제이다. 아편이다. 의식을 몽롱하게 만드면서 고통을 잠시 떨치게 한다. 그래 봤자 곡은 4분도 안 된다. 수 분 후 음악이 멎으면 다시 고통이 찾아온다. 더 아프다. 몹시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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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gles are calling from prairie to shore,
"Sign up" and "Fall In" and march off to war.
Blue grass and cotton, burnt and forgotten
All hope seems gone so soldier march on to die.
Bugles are calling from prairie to shore,
"Sign up" and "Fall In" and march off to war.
There in the distance a flag I can see,
Scorched and in ribbons but whose can it be,
How ends the story, whose is the glory
Ask if we dare, our comrades out there who sleep.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1966)


노 예 해방이라는 인도적 의지로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남북전쟁은 실제로는 무산프롤레타리아가 필요한 북부의 산업자본가 계급이 남부의 농업자본가로부터 노동력, 즉 흑인 노예를 빼앗으려 일으켰다. 그렇기에 전쟁의 성과물은 해방된 흑인 노예가 아닌 산업자본가들에게 전유됐고, 그 대가는 북군이든 남군이든 군인으로 징집된 기층 대중과 포화 속에서 자신의 사유재산을 날려먹은 중하층 '국민'들이 전담해야 했다.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웨스턴의 걸작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 나오는 The Good인 블론디는 실제로 착한 놈이 아니다. 다만 '착한 놈'처럼 행사하는 '추한 놈'이자 '나쁜 놈'이다. 우리는 노예를 해방시킨 북군을 The Good으로, 노예를 부려먹은 남군은 The Bad라 생각해 왔지만, 실제로 북군은 The Ugly이다. 진정 The Good은 연방 정부(북군)이든 남부연합 정부이든 정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들어 죽으라면 죽고 죽이라면 죽이는, 하지만 그러하면서도 괴로워 죽으려 하는 XX 대위를 비롯한 남군과 북군의 장병들, 그리고 포화 속에서 착취당하고 죽임당하고 학대받는 사람들이다. 선하지만 몽매한, 선하기에 몽매한 그들 말이다.

그렇다, 이 노래는 그러한 이들의 노래이다. 그래서 아름답고, 그래서 구슬프다. 비단 이 노래가 연주되는 동안 동료가 고문받는 것을 알면서도 명령에 따라 연주해야만 하기에 구슬픈 게 아니다. 이는 힘 있는 소수에게 희생당하는 힘 없는 다수의 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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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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