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독하는 잡지 중 하나로 <작은책>이 있다. 작은책... 정말 작다. 가지고 다니기에 아무런 불편이 없을 정도가. 카고바지 양옆의 주머니(일명 건빵주머니)에도 쏙 들어갈 만하다. 내용도 내 감수성과 취향에는 그닥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내음새가 물씬 풍겨나는 잡지다. 게다가 값도 싸다. 2,500원. 매달 2,500원씩 CMS로 빠져 나가는지 아닌지도 통장거래내역을 굳이 확인하지 않으면 출금되는지조차 인지할 수 없을 정도. 일전에 이전 직장에서 알게 된 한 교사가 자기 블로그에 그럭저럭 먹고살 만큼 되는 수익을 정기적으로 받는 사람들이 이런 잡지를 꼭 봐 줘야 한다고 하는 바람에 조금 마음에 찔려 구독하고 말았다.
 
그런데... <작은책>은 다 좋은데 문제가 하나 있다. 오늘이 20일. 7월호가 벌써 오늘 배달되어 온 것이다. 그것도 익일배송 되는 택배가 아닌 2-3일 걸리는 우편으로. 뭐가 문제냐고? 나는 아직 마감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주말이 앞에 끼어 있어서 지난달보다 이틀 정도 늦게 왔다. 그렇다면 <작은책>의 마감은 도대체 언제란 말인가? 16일 발송을 했다고 치면 인쇄하고 제본해 DM발송하는데 대략 48시간에서 60시간. 약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니 13일에 마감했다는 소리? 뭐 예비일 등으로 하루 정도 까먹는다 생각하면 대략 12일. 헉! 이 날짜면 한창 마감의 엔진이 돌아갈 때고 전 직장 같은 경우에는 이제 마감 시작해 볼까 하는 시간이 아닌가. 물론 <월간조선> <신동아> 류의 월간지는 거의 15일 정도에 가판에 깔린다. 1일에 깔려야 하는 게 보름이나 일찍 깔린다는 소리.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 거야?
 
참고로 <작은책>은 정기구독 이외에는 시중에서 볼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한 달 구독료는 단 돈 2,500원이다. 자장면도 3,000원은 한다.
홈페이지는 www.sbook.co.k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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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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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비싼 값에 산 <브라질>의 중고 비디오테이프. 무척 아끼는 영화이지만, 때는 이미 디비디 시대인지라 더 이상 보지도 않게 되고 그렇다고 책장에 꽂아 두자니 술 생각만 절로 나게 하던지라 마침 네온님이 <브라질>을 비롯한 내가 가진 비디오테이프 10장 9편을 전량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 네온님이 때린 번개 때 소유권을 네온님에게로 이전했다.
 
인수가는 협의 후 결정하자고 했는데 네온님은 내가 생각했던 금액의 2.5배를 때려 나를 당황케 했다. 순간 나는 큰 맘 먹고 그 금액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양심적으로 원래 내가 생각했던 금액을 말할지, 양심을 약간 만 팔아 적당한 값에서 선심 쓰는 척 값을 부를지 고민하다가 결국 내가 중고 비디오테이프로 큰 돈 벌면 벌 받을 듯해 결국 내가 제시한 금액만 불렀다. 그리고 대금도 현금 박치기가 아닌 책 교환으로. 네온님은 서점에서 일하신다. 직원가로 사면 싸단다 ^^; 그래서 고른 책이 스티븐 제이 슈나이더가 책임편집을 맡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과 수전 손택의 <우울한 열정>이다. 물론 두 권의 책 값은 비디오 거래가보다 많고, 인터넷서점에서 사는 것보다 싸다. 결과적으로 네온님과 나의 거래는 윈-윈.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은 1001편의 영화를 다루고 있는 만큼 분량부터 압권이다. 960쪽 아트지에 양장본. 도저히 들고다닐 수 없는 무게에다 하루에 한 편씩만 본다고 해도 1001일이 걸린다. 연애하면서 1000일을 세는 사람이라면 그 엄청난 시간의 흐름에 질릴지도 모른다. ^^; 수전 손택은 유명세에 비하면 잘 모르는 저자이지만, '우울한 열정'이라는 책 제목에 끌렸다. 실은 두 권 다 <필름2.0>의 컬처 블로그에 소개된 책이다. 으하하하 책을 자주 사지도 않으면서도 책을 잘 읽지도 않아 안 본 책이 점점 쌓아져 가는데 들어온 책. 다 읽을 고통과 다 읽고서 느낄 쾌감이 뒤섞여 나를 흥분시킨다. 흠... 이번에는 후딱 읽어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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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에게 빌려온 아다치 미츠루의 러프 12권을 세 시간 동안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
물론 재미있었으니 앉은 자리에서 쉬지 않고 봤겠지.
그러나...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보면 안 돼.
하지만 나는 내일 H2를 볼 것이다.
그리고 또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는 보면 안 돼, 라고 말할 것이다.
터치를 봤을 때도 레인보우스토리를 봤을 때도 그랬다.
 
그 이유는 남자 주인공은 뭐든지 잘하고 여자가 줄줄줄 따라다니고,
거기다 여자 주인공 또한 예쁜 데다 뭐든지 잘하고 남자한테도 헌신적이라는 것이다.
단지 만화속에나 나올 법한 인물들일 뿐인데도,
쓸 데 없이 내게 판타지만 가져다 줘 비하감만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있다. 그게 문제다.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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