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취미를 (안 팔리는) 영화 표 사주기[각주:1]라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안 팔리는 영화는 요즘 같은 와이드 개봉 시대에 단관 내지는 전국 다섯 관 이하 수준으로 개봉하는 마이너 영화를 말하는데, 소위 마니아 영화라고도 하며 예술영화라고 칭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마니아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마니아가 아니면 그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없는 마니아가 볼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 또한 마이너 영화는 예술영화를 포괄하지만 상업 영화, 대중 영화임에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말 그대로 마이너 영화이다. 일 년에 50-70편 정도 보면서 이런 영화를 절반 정도 봐 주었으니 마이너 영화 표 사 주기라는 표현은 그다지 틀린 표현은 아니었다. 하지만 출산과 함께 일 년에 영화 한두 편 보는 상태로 전락했지만 몇 년 안 남았다. 과연?

원래 이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닌데...

요즘 취미는 품절, 절판된 책 사 모으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집이나 컬렉팅이라는 용어는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 희귀한 책, 고서처럼 값이 비싼 책을 사지는 않는다. 원가 대비 가장 비싸게 주고 산 게 정가 1.2만 원짜리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민음사 본을 2만 원에 주고 산 게 가장 비싸게 산 책이다. 나머지는 여러 헌책방 또는 아직 재고가 남아 있는 서점을 두루 훑어서 산다. 그리고 품절, 절판된 책을 예측(?)[각주:2]해서 미리 사 두면 알아서 품절, 절판된다. 알라딘에 만들어 놓은 리스트를 보니 126권이다. 세트로 묶인 책도 있고, 결혼 전 아내의 책을 아직 리스트에 넣지 못해 대략 20여 권 정도 더 추가될 수 있다. 적지 않은 숫자인데 그만큼 뿌듯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간혹 리스트에서 빠져야 할 이들이 있으면 왠지 일시보호 하던 아이를 입양 보내는 느낌이며, 행여나 재출간되면 죽었던 아이가 살아오는 느낌이다. 반면 이따금 구매 리스트를 훑다가 품절된 책을 발견하면 정말 안타깝다.

이래저래 괜찮은 취미 같기는 한데, '품절 절판된 책 사 모으기, 하지만 수집이나 컬렉팅은 아님'이라는 말은 너무 길다. 뭐 좋은 말 없을까?
  1. http://gile.egloos.com/3229462 글 참조 [본문으로]
  2. 인문학 서적은 다른 분야에 비해 품절될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재쇄를 찍을 확률은 낮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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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돈을 쳐 발랐음에도 징하게 망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천년을 흐르는 사랑(The Fountain)"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클린트 맨셀도 크로노스 쿼텟도 몰랐을 것이고, 모과이도 그저 Take Me Somewhere Nice를 연주한 이들로만 기억했을 것이다. 물론 휴 잭맨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울버린 그 자체이었을 것이다.

천 년의 시간 동안 멕시코 마야 유적지, 미국의 어딘가, 그리고 시발라 성운을 오가는 이 복잡하고 난해한 영화에 집중하게 한 것은, 휴 잭맨과 레이철 와이즈의 연기도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연출도 아닌, 클린트 맨셀이 크로노스 쿼텟과 모과이를 동원해 만든 사운드트랙이었다. 사실 컴퓨터그래픽을 쓰지 않고 아날로그 작업으로 일일이 찍어 냈다고 하는 영상도 죽였지만, 그리고 두 배우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일품이었지만, 결코 음악을 넘어서지는 못한다.

소위 포스트락을 한다는 밴드 모과이는 일찍이 접해 보기는 한 밴드였지만, 크로노스 쿼텟은 처음 듣는 밴드(?)였다. 찾아보니 클래식쪽에서 주로 현대 음악이나 다른 장르의 음악을 재해석해 연주하는 현악 4중주단. 묵직하면서도 음산하고 다소 신경질적인 그들의 연주는 바이얼린, 비올라, 첼로로 구성된 모과이나 다를 바 없다. 특히 영화의 엔딩신에 삽입된 곡인 Death Is The Road To Awe에서 모과이와 함께 보여 준, 막다른 절벽을 향해 무한질주하는 알렉스의 드라이빙 같은 파괴적이면서 애잔한 연주는 압권이었다.



하나에 꽂히면 그 대상에 대해 물자체 탐구를 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법. 내한공연도 했지만 크로노스 쿼텟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자료가 없었다. 음반도 별로. 게다가 영화 음악에서 다소 난해한 접근법을 보여 준 이들인지라 섣불리 음반을 사기도 모호.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전작 <Requiem For A Dream>에서 역시 클린트 맨셀의 지휘로 사운드트랙에 참여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일찌감치 음반은 품절되어 있었고, 결성 10주년 기념 10장짜리 박스세트를 알라딘에서 초염가에 팔았음에도 그 사실을 늦게 알아 품절 문구만 본 덕에 한동안 절망한 채로 관심을 끊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음반을 구해서 들으니 역시 아싸라비야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운드트랙이 어느 정도 기승전결을 갖춘 곡보다는 주로 짧은 스코어를 묶어서 편성한데다, 클린트 맨셀의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실험적인 음악이 곳곳에 자리 잡은지라, 크로노스 쿼텟은 <천년을 흐르는 사랑>만큼의 드라마틱한 연주는 들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 곡에서는 테마를 변주해 특유의 음산하면서도 신경질적인 연주를 제대로 들려준다. 사실 영화는 판타지인 <천년을 흐르는 사랑>보다 더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 군상의 어두운 모습을 보여 준다는데, 종종 반복되는 크로노스 쿼텟의 비오는 날 손톱으로 긁는 듯한 스트링 연주만으로도 영화를 다 보여 주는 느낌이다. '너무' 제대로 보여 줘 외려 영화를 절대 보고 싶지 않게 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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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프 벡 내한공연이 3월 20일로 잡혔다. 마음 같아서는 아내와 손 붙잡고 보고프지만 막 세살된 아이가 걸린다. 처가 등에 맡기고 보러 갈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게 할 짓인가 싶기도 하다.

2.
가오 선생은 30년 동안의 로망이 실현된다며 이를 계기로 모든 이를 용서하겠단다. 그러고 보니 15년 로망이었던 PFM과 뉴트롤스의 내한공연에도 나는 아무도 용서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소인배? 아내에게 이 이야기를 하며 만약 핑크플로이드가 온다면 이명박과 전두환도 용서하겠다고 했다. 아내는 전두환은 안 된다며 펄쩍 뛰지만, 릭 라이트의 타계로 핑크플로이드의 내한공연은 이제 없다. ㅋㅋ

3.
아내는 알이엠과 레드 제플린이 온다면 만사를 제쳐두고서라도 간다는데 레드 제플린이야 현존하지 않는, 재현이 불가능한 밴드라 치지지만 알이엠은 존속만 된다면 언젠가 한번은 올 듯싶다. 그 말에 나도 보고픈 밴드를 꼽아 보니 대번에 나오는 것은 캐멀. 듣자 하니 앤드류 레이티머의 건강이 호전되어 공연을 준비한다는데, 과연 한국에 올까? 만약 온다면 회사를 그만두고서라도 콜! 모과이나 틴더스틱스, 방코 같은 이들도 땡기는데 과연 올까나?

4.
또 누가 오면 좋을까? 그리고 설사 성사된다면 나는 누구를 용서할 수 있을까? 말은 그랬지만 전두환만큼은 무조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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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노작 <사기>는 기전체 서술의 효시인 만큼 본기, 세가, 열전, 표, 지로 다소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제왕의 역사를 기술한 본기와 여러 제후의 역사를 기술한 세가, 그리고 신하나 이민족 같은 세세한 인물들의 역사를 기술한 열전을 구분함으로써 유교적 세계관에 근거해 하나의 역사를 분리해 기술한다. 아울러 표와 지로써 장대한 역사를 서술하면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따로 보충함으로써 인물의 언행에 국한되는 역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도 한다. 물론 유교적 세계관이라는 게 장점이자 명확한 단점이기도 하지만.

<사기>라는 텍스트는 사마천 1인이 저술했다고 믿기 않을 만큼 방대하게 구성되어 있다. 거기에 앞서 말했듯 기전체라는 독특한 구성 방식은 그 장대한 중국사를 한눈에 파악하기 힘들게 한다. 그런 점에서 고작 '열전'의 전부, 심지어 일부만 번역해 책으로 내놓은 일은 원전에 대한 그릇된 접근 방식이다. 아무리 <사기>에서 '열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고 <사기>의 기전체식 기술 방식을 부정하고 시대 순에 따라, 즉 편년체 방식으로 재구성해 기술한 서해문집에서 내놓은 <불멸의 인간학, 사기 세트>는 애초에 사마천이 역사를 기술하면서 가졌던 문제의식을 부정하는 게 아닐까 한다. 영화 <메멘토>에서 한 인물이 겪는 이야기를 순방향과 역방향으로 교차 편집되어 있어 보는 이를 무척 혼란케 한다고 이를 시간 순으로 편집한 판본이 영화의 독특한 맛을 유지하고파 했던 팬들에게 끝내 사장되었고, <무간도> 3부작 영화를 비슷한 방식으로 재편집해 DVD에 탑재하려고 했던 한국의 출시사의 기획이 홍콩의 영화사에게서 거부당했듯, 애초에 저자가 구상한 개념을 편집이라는 이름으로 훼손하는 일은 무수한 문제점을 양산한다.

정 많은 이들에게 <사기>를 올곧게 그리고 쉽게 읽히고 싶었다면 상세한 해설과 함께 '표'를 바탕으로 사건과 인물을 배치한 레퍼런스를 제공했어야 했다. 그래서 그러한 레퍼런스로 전체적인 맥락을 읽으면서 관심 있는 부분은 해당 권이나 장을 찾아 읽게 했어야 했다. 하지만 편년체 식으로 재구성한 <사기>를 읽으면 사마천이 '자객열전'이나 '유협열전' 같은 열전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 수 없다. 또한 제후가 아니었던 공자가 왜 제후들의 이야기인 '열전'에 포함되지 않고 '세가'에 등장하는지 파악할 수 없다.

다행히도 이러한 무모한 번역 방식은 책을 번역한 기획 집단의 독창적인(?) 도전이 아닌 일본의 출판사가 이미 저지른 것이다. 적어도 학문의 영역, 번역의 영역에서 한국보다 한 수 높다고 할 수 있는 일본의 대학 교수들이 허튼 짓을 한 것은 아닐 게다. 하지만 쉽게 읽히려고 원작의 형식을 허무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의문이 든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것은, 역사책을 읽는 것은 저자가 당대 또는 그 시대를 왜 그렇게 기술했는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던가. 그것을 방기한 채 역사적 사건과 텍스트적 해석만을 아는 것은 역사책을 읽는 가장 잘못된 방식 중 하나이다. 굳이 초중고 12년 동안 잘못 저지리는 역사 수업을 반복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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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솔루션책 취향 섹션이 추가되었다. 이런 거 있으면 절대 마다하지 않고 해 보는데, 첫 테스트 결과는 평론가의 까탈, "북방침엽수림" 독서 취향이었다. 이전 취향 테스트에서도 할 때마다 결과가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 다시 해 보니 웬걸 우수에 젖은 휴머니즘, "서안 해양성" 독서 취향이 나온다.

이쯤 되면 극과 극을 오가는데 서안 해양성은 영 아니다 싶기도 해 또 한 번 더 해 보니, 이번에는 하드보일드 실용주의, "사막" 독서 취향이 나온다. 재미 붙어서 또 하니 이번에는 외톨이의 초연함, "툰드라" 독서 취향. 그 후로는 사막이 두 번 더 나와 결국 사막이 내 취향이 아닌가 잠정적으로 결론내렸다. 빌 밸린저나 위화는 읽어 보지 않았지만 베르베르는 그래도 몇 권 읽기는 했다.


사막을 포함해 무려 4개의 유형이 나왔지만, 그럼에도 다른 4개의 유형, 즉 온화한 "지중해성" 독서 취향, 출판계의 패셔니스타, "몬순" 독서 취향 , 비옥한 창의성, "열대우림" 독서 취향 , 현실적인 품격, "사바나" 독서 취향 같은 유형은 선택되지 않으니 대략적인 내 독서 취향이 드러난다 싶다. 사실 사람의 취향을 딱 이거다라고 정의내리기는 힘들다. 당연스레 가능할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수많은 유형의 교집합에서 어느 한쪽으로 살짝 쏠리는 정도일 게다.

그런데 책 취향이라기보다는 문학, 좁게는 소설 취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거론되는 인물들은 죄다 소설가들이다. 묻기는 시도 있었고, 비문학 표지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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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6권이 나왔단다. 어라 작자인 더글러스 애덤스는 몇 년 전에 죽었다고 들었는데. 미공개 유작이 출간된 걸까? 인터넷 서점의 책 소개를 보니 다른 사람이 썼단다. 허긴 셜록 홈즈도 미공개 사건집이나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같은, 코난 도일이 쓰지 않은 셜록 홈즈 시리즈도 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좋게 보면 오마주고 나쁘게 보면 셜록 홈즈 이미지 도용이다. 하지만 도용 내지는 차용했을 뿐 아예 시리즈를 다른 사람이 이어서 쓴 것은 아니다.

애초에 더글러스 애덤스가 6권에 대한 집필 계획을 세웠다가 급사했고, 팬들도 강력히 6권을 요청했고, 심지어 유족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직접 집필자를 물색했다고 하지만, 이는 결국 미완의 작품이 가지는 아우라에 대한 훼손이다. 아무리 시시껄렁한 대중 소설이라 할지라도 애초에 작가가 설정한 세계가 있고, 인물이 있으며, 사건에는 패턴이 있다. 그것을 생판 다른 사람이 이어서 쓴다는 것은 연장이라기보다는 그저 모방에 불과하다. 설사 재해석 내지 재창조한다고 해도 그것은 이미 고인의 작품과 별개인 완전히 새로운 작품일 뿐이다.

은하수~안내서 6권의 출간 소식에 기뻐하는 팬들도 적잖게 보인다. 소설이야 정주행 1회밖에 안 했지만, 영화는 수 차례 반복해 본 내 나름 팬의 범주 안에 든다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에 그 모습이 안타깝다. "대체로 무해"했던 작품에 왠지 몸에 좋지 않은 첨가물을 더 넣어 버린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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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시사인에서 '2009년 인문·사회출판 지형도는?라는 기사로 일 년간 출간될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에 대한 전망해 보더니, 올해에는 교수신문에서 '2010년 출간예정 학술서, 트렌드를 읽는다'라는 기사로 2010년의 인문학 /사회과학 서적 출간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전혀 관심 없는 분야가 있는가 하면, 나와라 나와라 주문을 외울 책도 몇 권 있다. 그리고 사정상 작년에 나온다고 해 놓고 못 나온 책도 있고, 과연 저 출판사에서 저 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드는 책도 든다. 작년 출판사들, 특히 저 책들을 내놓겠다 하는 출판사들의 매출 실적이 밑 모를 정도로 추락하는 이 판국에 저 책들을 내놓겠다는 것은 가오를 중시하는 곤조 내지는, 빈곤한 한국 인문학/사회과학 출판 시장에 대한 적선이라 생각될 정도이다.

교수신문에 나온 책을 발간 예정 시기별로 재정리해 봤다. 교수신문 기사에서는 출판사별로 정리[각주:1]되어 있는데 그것보다는 발간 시기로 보는 게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편집해 봤다. 리스트를 구경하는 값이라 생각하련다.



  1. 교수신문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에는 좀 더 많은 출판사와 출간 예정작이 기재되어 있다. [본문으로]
  2. 2009년 12월에 기출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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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한국출판콘텐츠 사업부 팀장이 <기획회의> 262호에 기고한 '출판사가 알아야 할 전자책의 모든 것'의 링크이다. 이 링크는 한국출판콘텐츠 웹페이지(www.e-kpc.co.kr)의 공지 사항에 연결되어 있다. 현재 교보문고든 인터파크든 유통 업체 중심으로 추진되는 전자책 사업에 대해 출판사가 알아야 할 기초적인 내용과 대략적인 방향성을 담고 있다.

출판사가 알아야 할 전자책의 모든 것(일종의 서문)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5&bsort=desc&bfsort=ino

01_전자책을 바라보는 관점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6&bsort=desc&bfsort=ino

02_전자책 제작의 문제점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7&bsort=desc&bfsort=ino

03_전자책 시장의 허수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8&bsort=desc&bfsort=ino

04_DRM의 원칙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39&bsort=desc&bfsort=ino

05_출판사가 지켜야 할 원칙과 행동
http://www.e-kpc.co.kr/html/news_1.html?sno=&group=basic&code=B1&category=&&abmode=view&no=40&bsort=desc&bfsort=ino

HWP 편집 파일


앞의 링크에 연결된 페이지에 있는 글을 모아 하나의 파일로 간단하게 편집한 것으로, 당연스레 저작권은 이동준 씨 또는 한국출판콘텐츠, 그리고 <기획회의>에 있다. 편의상 만든 것이므로 읽기만 하고 타인에게 배포는 안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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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서 투발루 대표가 우리 죽는다고 외치는 목소리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삼한사온이라는 말은 고대적 사어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일주일 내내 살을 깎아 내도록 지속되던 한파가 좀 사그라지자,

김두수의 서늘함, 닉 드레이크의 공허함, 제프 버클리의 불안감이
나를 감싼다.

이런 날씨 또 누가 생각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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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품절/절판된 책을 수집하게 되었는데, 그러다 보니 좋은 책임에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을 접하게 된다. 그들의 애타는 심정을 얼마나 알겠냐 싶지만 그래도 인지상정인지라 나 또한 안타깝기 마련이다. 내 책이라도 내 주고 싶은 마음이 0.01초 정도 들지만 그러지 않으려고 사 모으는 게 아닌가.

이런 일을 대비하여 e북의 효용성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렇게 책을 원하는 사람들은 자본마냥 허구의 상품인 e북이 아닌 자신의 손때를 묻히며 책장을 넘길 책을 원할 게다. 이런 이들을 위해서는 예전에 소개된 적 있는 에스프레소 북 머신 같은 게 유용할 듯싶다. 물론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난점이 있다. 실제로 이 기계를 운영하는 미시간 대학에서는 저작권이 소멸된 책만 제작이 가능하다. 뭐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아무도 총대를 메고 돈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을 듯하니 이 획기적인 시스템을 보고도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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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톤과 달리 칙칙하고 코믹한 뮤직비디오


그나마 훨 나은 공연 실황

칙칙하고 쌀쌀한 늦가을-초겨울에 잘 어울리는 곡, Procol Harum 하면 떠오르는 명곡 A Whiter Shade Of Pale. 킹크림슨과 함께 전문 작사가를 밴드에 두었는데, 둘 다 좀처럼 알 수 없는 관용 표현을 엄청나게 사용해 가사를 쓰는 바람에 난해하기 그지없다.

가사는 난해할지라도 바흐의 멜로디를 차용한 장중한 오르간 연주 하나만으로도 불멸의 히트곡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이 곡을 무수히 뮤지션들이 리메이크했는데, 그중 데이빗 랜츠가 리메이크한 곡에서는 원곡에서 오르간을 연주했던 매튜 피셔가 오르간을 연주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눈이 내리는 계절에는 데이빗 버전의 연주가 좀 더 어울린다 싶다.


데이빗 랜츠의 뮤직 비디오

며칠 동안 지속된 날씨 때문에 문득 생각나 아쉬운 대로 인터넷을 검색해 들으려 하니 뜬금없는 뉴스가 검색된다. 오르간 연주자 매튜 피셔가 Procol Harum의 리더 게리 브루커와 작사가 키스 레이드뿐만 아니라 자기에게도 저작권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 애초에 피셔는 바흐의 칸타타 '눈뜨라, 부르는 소리가 있어관현악 모음곡 3번 D장조 2악장, 일명 'G선상의 아리아'의 멜로디를 차용해 게리 브루커와 키스 레이드가 이미 만들어 놓은 A Whiter Shade Of Pale에 오르간 전주를 덧붙여 새로 녹음했기에 자신에게도 저작권이 있다고 주장했단다. 사실 이 곡은 그 오르간 전주 하나만으로 이미 팝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곡인지라 피셔의 공로가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한 영국 법원은 피셔의 공로를 일부 인정하는 것으로 판결했다.


매튜 피셔도 함께한 실황인 Live at the Union Ch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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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에 주문하면 11월 30일에 받을 수 있다고 했던 서점은, 배송 기일이 지났음에도 내게 책을 보내 주기는커녕 여전히 "출판사 주문 중"이라는 문구만 내보낸다. 내가 주로 이용하는 다른 서점에는 진작에 품절된 책이어서 서점이 직접 출판사에 주문해야 하는지라 재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약속한 기일이 넘었는데도 사과의 말은커녕 지연 안내조차 없는 데에 대해 화가 치민다. 더군다나 내가 주로 이용하는 서점은 배송 현황에 대해서 실시간적으로 시각화해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늦을라치면 칼같이 사과의 말을 전하거나 심지어 보상도 해 주는 것에 비하면 국내 굴지의 서점의 행태는 다소 어이없다 싶다. 최근에 내가 주로 이용하는 서점보다 책을 싸게 파는 게 많아 당분간 분산 구매를 할까 했는데 그 마음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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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의 스튜디오 앨범은 다 가지고 있는데, 이중에서 굳이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The Dark Side Of The Moon>도 <The Wall>도 아닌, 아마도 가장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인 1994년작 <The Division Bell>을 고르지 않을까 싶다. 이 앨범은 실제로 가장 처음 들은, 그리고 가장 처음 산 핑크 플로이드의 앨범이다. 물론 라디오에서 이전에도 핑크 플로이드의 대표 곡들을 몇 번 듣기는 했지만, 앨범을 온전히 통으로 들은 것은 <The Division Bell>이 최초였다. 무척 오랜만에 핑크 플로이드의 정규 앨범이 나온지라 앨범 발매 당시 팝 음악을 다루는 라디오 방송이나 잡지에서는 <The Division Bell>에 대해 전성기 시절의 핑크 플로이드를 재현했다느니 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시일이 지나니 로저 워터스의 부재를 언급하거나 기대만 못하다, 전성기는 지난 지 오래됐다, 라는 혹평도 쏟아져 나왔지만, 모아이 석상을 차용한 앨범 커버 이미지와 Cluster One라는 첫 곡만으로도 나는 핑크 플로이드에 흠뻑 빠져들었고, 그 후 없는 돈을 털어 가며 십수 년 동안 그들의 앨범을 한 장 한 장 사 모았다.

연주곡인 첫 곡부터 앨범과 뮤지션에 빠져들게 했던 <The Division Bell>에서 내가 좋아하는 곡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지막 곡이었다. 방송에서는 Take It Back이나 Keep Talking이 주로 흘러나왔지만 뉴트롤스의 Adagio나 킹크림슨의 In The Court Of Crimson King처럼 단번에 나를 사로잡은 곡은 묘한 울림을 주는 종소리로 시작하는, 그리고 그것으로 끝을 맺는 High Hopes였다. 물론 우리네 종과 달리 중후한 멋도 없고, 대성당의 종처럼 묵직한 맛도 없는 고작 망치(?)로 때려 소리 내는 종소리였지만 빈 공간을 메우는 그 소리가 피아노 소리와 엮어질 때 들었던 그 느낌만으로 이미 게임은 끝났었다. 그다음 이어 나오는 핑크 플로이드의 연주와 특히 데이빗 길모어의 목소리는 실상 그 종소리를 거들 뿐. 비록 "거들 뿐'이라고 했지만 점점 고조되어 가는, 오케스트라를 가미한 핑크 플로이드의 연주는 듣는 내내 끝을 알 수 없는 스릴러 영화처럼 등골을 오싹하게 하며 내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했다. 그러다 끝나갈 때 다시 흘러나오는 종소리. 오호라 완벽한 수미쌍관이다.

유튜브에서 본, 2003년도에 발매된 <Meltdown Concert> DVD에 실린 데이빗 길모어의 연주. 샘 브라운을 위시한 무려 아홉 명의 코러스를 쓰긴 했지만, 오랜 친구들(릭 라이트, 밥 겔도프, 로버트 와이어트, 마이클 케이먼, 딕 페리)과 첼로, 콘트라베이스가 주축된 9명의 세션과 벌인 실내악스러운 공연은 빈약(?)한 규모 탓에 허전한 듯하게 들리는 감도 있지만,  대체로 데이빗의 목소리와 첼로 연주는 그 허전한 규모가 주는 빈약함을 사사삭삭 메워 버린다. 아니 이 곡에는 당최 빈틈이라고는 없게 설계된 곡일지도 모른다. 설사 순간순간 조그마한 빈틈이라도 생길라 치면 그의 밴드가 그것마저 메워 버린다. 덕분에 중반부터 나오는 코러스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정도. 그네들이 없었어도 데이빗과 그의 친구들은 완벽한 무실점 경기를 펼쳤을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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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파스텔 뮤직에서 나온 <Siamese Flower>라는 컴필레이션 앨범을 산 적 있다. 대체로 아내가 싫어하는 음악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파스텔 뮤직과 로봇이라는 영국의 인디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여덟 밴드의 음악을 두 곡씩 모은 것인데, 보너스 시디까지 들어 있는 이 앨범은 현재 품절 중이다. (씨익.) 젠장, 혹시나 해서 다시 검색해 보니 재출시되었나 보다.

간드러지는 미스티 블루는 나 역시 별로이나, 국내 인디 뮤지션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티어라이너나 해파리소년(Jelly Boy)가 함께 수록되었는 데, 로봇 출신의 뮤지션 중에서는 Tuco라고 하는 듣보잡 밴드에 귀를 뺐기었다. 뭔가 프로그레시브한 느낌이 나는 것 같으면서도 얼터네이티브한 면모도 좀 있고, 브릿스런 피시앤칩스 냄새도 살포시 나는데, 앨범에 포함된 부클릿을 보니 역시나 영국 밴드이다.

이 앨범에서는 그들의 앨범 <The Shrinking Process>(2005)에서 Meckanikal Dialling과 Can't Tell (the Cood From The Bed)이 실렸는데, 특히 앞의 곡이 무척 마음에 든다. 퉁탕 거리는 드럼 비트나 일렉트릭 기타의 디스토션 음의 배합도 좋고, 뭔가 왕 삐친 듯한 보컬의 목소리도 마음에 든다. 뒷 곡의 나른한 보컬도 왠지 정감이 간다.

투코라 하면 세르지오 레오네의 걸작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에 나오는 '추한 놈' 투코와 남미에 사는 설치류의 한 종인 투코-투코, 신촌에 있는 케밥집 이외에는 별 다른 검색 결과가 없을 정도로 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밴드이다. 향뮤직에도 앨범 입고 사실이 없는데, 이 앨범으로 인해 땡 잡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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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음악이 죽은 날' 하면 돈 매클린의 American Pie에 나오듯 버디 할리가 비행기 사고사로 죽은 1959년 2월 3일을 말하기도 하고, 존 레논이 팬이 쏜 총에 맞아 죽은 1980년 12월 8일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음악이 죽은 날'이라 하면 오늘 11월 1일이 아닐까 싶다. 이유는 1987년 11월 1일에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죽은 데 이어 정확히 3년 후 그의 좋은 술친구였던 김현식이 간경화로 죽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비범했던 두 뮤지션이, 그것도 함께 밴드 하며 곧잘 술을 퍼 마시던 둘이 3년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같은 날에 세상을 뜬 것은 우연 아닌 우연일 것이다.

이쯤에서 뭘 틀까? 비록 유재하가 앨범 녹음에는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채 탈퇴하긴 했지만 이 둘이 밴드를 함께했던 1986년에 나온 김현식의 3집에 실린 '가리워진 길'이 어떨지. 마침 유재하가 딱 자기 스타일대로 만들고, 김현식과 유재하가 따로 자신의 앨범에 실은 곡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유로 유재하의 곡보다는 김현식에 곡에 좀 더 끌린다.



사실 음악을 듣자마자 프로그레시브에 빠진 인간인지라 80년대 가요에 관심이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 점에서 김현식도 유재하도 그렇게 좋아해 본 적 없다. 개나 소나 다 아는 히트곡 한두 곡 빼고는 뭘 들어봤어야지. 얼마 전 구입한 박준흠의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을>을 읽다가 이 기묘한 이야기에 관심이 갔는데 마침 11월 1일이 되었다. 더분에 김현식과 유재하의 음악을 찾아 듣는데 진작에 듣지 못했던 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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