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종종 시디를 듣는데 비틀즈의 컴필레이션 앨범 중에서 일명 레드 앨범이라 불리는 '1962-1966'의 첫 번째 시디를 트니 아이가 좋아한다. 특히 She Loves You의 후렴구 '예예예예'를 따라 부르는데... 거참. 아이도 좋아하고 아이의 반응도 재미있어 몇 차례 더 시디를 트니 아이는 아예 노래를 따라 부른다. 심지어 음악을 더 듣겠다고 차에서 안 내린다고 떼를 부르는 상황이 벌어져 난감하기까지.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애가 영어로 노래를 부르니.

아내 말로는 비틀즈 초기의 음악은 일반적인 동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간결한 멜로디, 반복적인 리듬, 경쾌한 분위기, 매끄러운 하모니, 일리 있는 말이다. 앞서 말한 부작용도 있어 산울림 동요 앨범도 틀어 줬는데 비틀즈 만큼의 호응은 없다. 사실 비틀즈도 그 앨범에 수록된 첫 네 곡인 Love Me Do - Please Please Me - From Me To You - She Loves You를 좋아할 뿐 뒤에 이어지는 곡은 네 곡에 비하면 호응도는 그저그런편. 다섯 번째 곡 I Wanna Hold Your Hand도 별로고 시대를 넘어선 한국인의 애창곡 Yesterday도 별로라 한다. 허긴 아들에게 지난날이란 뭐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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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조르주 심놈의 메그레 반장(경감이 익숙하지만 뭐) 시리즈를 내놓을 거라면서 "조르주 심농라는 책을 내놓았다. Buzzbook이라는 시리즈의 2권인데, 열린책들에 따르면 신간예고매체로 "중요 작가의 신작이나 저술을 펴내기 전에 저자나 책에 대해 미리 귀띔해 주는 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의 정가는 750원이다. 신간임에도 20% 할인이 적용되는데 이런 책은 도서정가제의 범위 외의 책인가 보다. 750원이라는 가격도 파격적이지만(버즈북 1권은 666원이라 덜 파괴적이긴 하다) 무엇보다 224쪽이나 되는 쪽수는 더욱 파격적이다. 대체로 흑백 인쇄이지만 몇몇 페이지는 컬러 인쇄되어 있다. 적어도 두 대는 컬러란 말인데... 대충 셈해도 이거 팔아 봤자 종이값이나 나올까 싶은데, 즉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책이다. 정말 이상한 책이다. ^^;

열린책들이야 매년 개정판을 내놓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로 손해 보는 장사에 재미들리더니 이제는 버즈북이라는 요상(?)한 매체로 진정 대인배로 등극하는 듯. 뭐 한국에서 추리소설 매니아를 빼고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조르주 심농의 책을 시리즈로 내놓는다는 것부터 이미 대인배 아닌가? 책 날개에는 무려 20권의 목록이 적혀 있다. 심지어 현존하는 유일한 심농 저작인 '13의 비밀'은 20권 안에 없다. 다시 보니 책 뒤쪽에는 들은 바 있는 75권 목록이 있다. 오우 대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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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작들을 모사한 복제품들은 놀라워요. 왜냐하면 그것들은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하거든요. .... 말하자면 사심없는 가짜들이죠."
- "어느 박물관의 지하"(마르크-앙투안 마티외/김세리/열화당/2007)

열화당에 들렀다가 이 책의 플래카드에 적힌 이 문구에 반해 버려 결국 책을 샀고 아예 이 시리즈를 사 버렸다. 아름다운, 그리고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유럽에는 이런 만화도 있다.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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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책'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면서 이제까지 트위터에서 끼적였던 '이상한 책'에 대한 트윗을 모아 본다. 정리 과정에서 조금 더 맥락을 추가한 경우도 있다.


"운명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자서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작자 자신의 일생을 소재로 스스로 짓거나, 남에게 구술하여 쓰게 한 전기."

그런데 인터넷 서점의 책에 대한 정보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고인이 남긴 저서,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 등과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을 토대로 출생부터 서거까지를 일목요연하게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일관된 문체로 정리하는 작업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았다. 또 퇴임 후 서거 직전의 미완성 회고록 노트를 기본으로 문체를 통일하는 작업을 거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짓지도' 않고 남에게 구술하여 '적게 한' 것도 아닌데, 이것을 '자서전'이라 할 수 있을까?

/ 2010-04-19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개정2판

출간된 지 8년 동안 개정판이 두 번 나왔다. 변화하는 정치 상황에 대한 수용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러한 변화를 누적하지 않으면서 섣불리 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글을 훼손하는 행태는 책 팔아먹기의 다른 형태라고 볼 수도 있다. 저자도 책도 존경하지만 책의 속성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듯해 안타깝다. 더 이상 개정판이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 2010-06-09


"바다생물 이름 풀이사전"

다 읽고선 우연히 책날개를 펴니 "이 책은 방일영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술 출판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책날개를 뜯을까 하다가 그냥 처분해 버렸다.

/ 2010-06-17


"비평고원10"

'블룩'이든 '카페북'이든 결국은 '책'일 뿐이다. 괜한 수식어 달아 놓고 새로운 척, 잰체, 하지 말자.

/ 2010-07-01


"절대지식 세계고전"

'절대'라는 수식어를 쓰는 책 치고, 제대로 된 책이 몇 권이나 되던가. 심지어 광고 카피는 '품격'을 운운한다.

/ 2010-07-05


감정 커뮤니케이션

석사 학위를 받으려는 제자를 공저자로 넣었다. 제자를 공으로 부리지 않는 '착한' 교수로 보인다. 하지만 제자의 유명세를 판매에 이용하는 '악랄(?)한 교수라는 의혹은 여전히 존재한다.

/ 2010-07-05


"삼성을 생각한다 2"

뜻 하지 않게 대박친 "삼성을 생각한다"의 후속 도서임을 표방하지만 저자는 김용철 씨가 아니라 출판사 사람들이다. 정확한 제목은 "삼성을 생각한다를 생각한다"일 것이다. 말이 이상하면 "삼성을 생각한다 이렇게 만들었다/팔았다"라고 하면 될 것을 후속 도서라 우기고 있다. 생각지 않은 대박은 돈독을 야기하는 법이다.

/ 2010-07-07


"Atlas of the World 아틀라스 오브 더 월드"

"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지도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1백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본문 내용은 영문으로 구성되었으며, 다루는 모든 지명은 The Times의 입장이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번역하기가 싫었단 말인가? 그럼 책은 왜 내? 얼마든지 외서 사서 볼 수 있는 시대인데.

/ 2010-07-20


'사용법'을 제목에 단 책들 일반

요즘 참 '사용법'이라는 문구를 제목에 넣은 책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별걸 다 사용하려 든다.

/ 2010-07-21


"축구를 망친 50인"

축 구, 정확히는 잉글랜드 축구를 망친 50인에 대한 책. 그런데 인터넷 서점에서 제공하는 설명을 보면 굳이 책을 안 사 봐도 될 법하다. 지나치게 자세하다. 보도자료 만든 편집자는 자기의 선한 의도로 책을 못 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선한 것과 좋은 것은 다르다.

/ 2010-07-27


"자유는 누구의 것인가"

원래는 웅진씽크빅의 임프린트인 프레시안북에서 '자유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는데 절판되고 웅진지식하우스에서 재출간되었다. 원제를 살린 제목이긴 한데 임프린트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책들이 많이 품절이다.

/ 2010-11-26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

"초간본 모습 그대로 편집되어 출간됐다"라고 해놓고선 "표기는 원칙적으로 현행 맞춤법에 맞추었"다고 한다. 초간본 총서라는 이름값 하려면 초간본 그대로 내야 하는 게 순리이다.

/ 2010-11-26


"문교의 조선" 세트

정가 1032만 원. 인터넷 서점에서 정가의 5% 주는 마일리지만 무려 46만 4400포인트이다. 알라딘 MD 말로는 알라딘에서 파는 가장 비싼 책이라는데 주문 들어오면 상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팔 수 있다고 한다. 이 정도 가격이면 실제로 파는 책이라기보다는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과 몇 군데 대형 도서관에 납본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는 책으로 보인다. 실제로 후덜덜한 가격을 달고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만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 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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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된 지 오래된, 그런데 최근에 재쇄를 찍은 책의 경우 읽다 보면 낯선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대부분 타이포의 문제인데 컴퓨터에 만들어진 서체가 아닌 예전 활판에서 찍어 나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막상 책을 손가락 끝으로 만져 보면 활판 인쇄 특유의 요철감은 없이 밋밋하다. 따라서 활판 인쇄에 대한 향수에 왜 그런 요철감이 없냐고 출판사에 항의 전화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한다.

현재 출판단지에 있는 활판 공방을 제외하곤 국내에서 활판 인쇄하는 곳은 없다. 즉 요철감을 느끼는 인쇄는 그러한 느낌을 구현할 수 있는 인쇄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며, 그런 인쇄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왜 그런 활판 인쇄 느낌의 타이포로 인쇄되었냐 하면, 옛날 책을 촬영해 새로 인쇄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쿽익스프레스이든 인디자인이든 컴퓨터로 책을 조판하기 전에는 전산조판이라는 입력기를 쓰던 때도 있었고, 아예 활판 인쇄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때의 자료는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즉 예전 책을 다시 찍으려면 직원이든 알바이든 책의 텍스트를 타이핑한 뒤 북디자이너가 새로 레이아웃을 잡은 뒤에 조판해야 한다. 즉 오래된 책 새로 만드려면 생고생해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옛날 책을 촬영하거나 스캔해 디지털 파일을 만들고 이것을 바탕으로 정해진 판형에 그냥 앉히는 작업을 거쳐 책을 인쇄한다. 따라서 예전의 타이포가 느껴지는데 요철감은 없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 경우 오타 수정이 곤란하다. 최대한 예전 타이포의 느낌을 살리는 서체를 고르고 장평과 자간도 그에 맞게 조절해 수정자를 만들고 그것을 사진이나 필름에 덧붙여야 한다. 이거 역시 생고생이다. 따라서 생산자의 윤리 따위는 눈 찔금 감고 독자의 원성 따위는 휴지통에 구겨 넣고 그냥 배째라 인쇄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표지 정도만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 개정판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양심적이면 판형이라도 교체하는데, 이 경우 여백의 미를 좀 더 살리거나 사진을 약간 확대하면 된다. 뭐 양심적이라고 하기도 그렇다. 외려 더 사기치는 느낌이 든다.

범우사에서 나온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2011년 개정판. 판형은 조금 커졌는데 쪽수는 93년 초판과 일치한다. 여태까지 말한 것에 의해 새로 인쇄된 것으로 보인다. 도서관 관계자에게는 새로 교정 봤다고 하는데... 글쎄... 과연 그 생고생을 했을까? 뭐 품절된 채로 있는 것보단 그래도 이게 낫다. 이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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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엠블에 Hayden의 Bass Song을 포스팅하면서 낙엽이 떨어지는 늦가을에 애비로드[각주:1] 창가에 앉아 담배 반 갑을 연거푸 피우며 잭다니엘 서너 잔을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듯한 느낌이라 한 적이 있다. 이에 사람들은 여름에 들었다면 죽여 줬을 것 같다거나 맥주 한 잔 당긴다고 응수했다. 느낌이야 어쨌든 주관적인 것이니까 옳고 그름은 없지만 이 생경한 반응이 좀 묘했다.

아무튼 그 곡에 반해 버린 나머지 수록된 헤이든의 네 번째 앨범 Skyscraper National Park를 사려 했으나 좀체 구할 수 없었고, 다만 그 전작인 The Closer I Get를 구할 수 있었다. 동명의 타이틀 곡은 Bass Song이 전해 준 묵직한 맛에 비하면 딱히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무게감 없고 심심했다. 덕분에 손이 잘 안 간 채로 가끔 먼지나 털어 주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그러다 Skyscraper National Park를 드디어 구할 수 있었고, 덤으로 The Closer I Get도 복습을. 음악이라는 게 귀를 타기도 하고 시일을 타기도 하는지라 다시 들으니 꽤나 괜찮았다. Hayden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앨범을 차지하는 두 장을 듣고 나니 그의 다른 앨범도 궁금해졌다. 하지만 알라딘이 요상스레 Hayden을 Franz Joseph Haydn, 즉 하이든의 작품으로 등록[각주:2]해 버린지라 앨범 찾기도 참 ㅈㄹ 같다가 겨우 그들의 오래전에 품절된 두 번째와 다섯 번째 앨범을 중고로 구매할 수 있었다. 

먼저 순서대로 두 번째 앨범 Everything I Long For를 들었다. 위키피디어에도 헤이든의 장르를 어쿠스틱 락으로 분류하던데, 딱 그런 느낌. In September에서처럼 줄이 끊어져라 기타를 후려치면서 걸걸하게 외쳐대는 그의 목소리는 커트 코베인의 느낌을 지닌 닐 영을 오버랩하게 하지만 거기에는 묘하게 톰 웨이츠와 레너드 코헨의 느낌이 버무려져 있다. 대체로 멜로디가 예쁘게 뽑아져 나와 있지 않아 당장 또 듣고 싶은 마음을 일구지는 못했지만, We Don't Mind나 Tragedy 같은 어둑축축한 곡 덕택에 조만간 다시 또 들어봐야지 하는 숙제 같은 느낌만 남겨 버리는 기묘한 앨범. 다섯 번째 앨범인 Elk-Lake Serenade는 앨범 제목부터 전작을 연상케 하고 정서도 많이 비슷하다. 초반부는 초기의 격정 때로는 절망에 찬 이글거림은 휘발되어 버리고 애잔함, 먹먹함, 피곤함이 역시나 늦가을 낙엽 밟는 느낌을 전해 준다. 전형적인 방구석 음악. 첫 곡 Wide Eyes는 아예 톰 웨이츠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중반부에는 Hollywood Ending 같은 경쾌한 업템포 곡도 다수 배치되어 있지만, 뭐 발라드 가수의 앨범에 이따금 들어 있는 댄시블한 곡 정도. 무엇보다 이 앨범의 정수는 두 번째 앨범에서도 그랬다시피 짧디짧은 소품 위주로 구성된 앨범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11분 54초의 대곡 Looking Back To Me[각주:3].

hayden으로 검색하면 결과는 대부분 미드 주인공 헤이든 파네티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헤이든 크리스텐센으로 나올 만큼 인지도는 바닥 수준이다. 뭐 장재인을 비주류라고 하는 나라에서 캐나다 출신의 포크 지향의 뮤지션을 곡을 몇 사람이나 듣겠나. 첫 번째 앨범을 자주 제작인 듯하여 그렇다치더라도 최근 앨범 두 종은 주요 음반몰에 리스트업도 안 되고 다른 앨범도 중고를 찾아야 겨우 들을 수 있는 것을 보면 갑갑하다. 이런 암울한 시디 시장을 보면 차라리 디지털 음원 시장이 답인 듯하지만 달빛요정만루홈런의 비극을 보면 그래도 시디가 뮤지션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많겠지 싶다.



  1. 주인이 바뀌면서 맛탱이 갔다가 지금은 아예 사라져 버린 극동방송국 옆에 있던 뮤직바. 여기 창가에서 클럽 골목의 야밤 천태망상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본문으로]
  2. Hayden으로 검색하면 Charlie Haden이 나오는 건 그나마 발음이라도 같으니까 양호. [본문으로]
  3. 앨범 끝자락의 대곡답게 실은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은 채로 3-4분 흘러간다. 그리고 유튜브에도 동영상이 없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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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엔진에 '사나운 새벽'이라고 입력하면 검색 결과의 대부분은 판타지 소설이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20년 전에 나와 오래전에 절판된 외국 소설이 검색되기를 바랄 수는 없다.

켄 폴리트의 대표작, '사나운 새벽'. 원제가 'Pillar Of The Earth'인지라 '대지의 (불)기둥', '지구의 표주' 같은 제목이 어울릴 법한데 뜬금없이 '사나운 새벽'이다. 물론 중세 말기의 스산한 풍경을 배경으로 하는지라 코끝 찡하게 추운 새벽의 사나움이 연상되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나, 번역자와 출판사의 의도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어쨌든 판타지 소설이 제목으로 차용할 정도이니 제법 그럴듯한 제목임은 분명하다. 제목도 제목이지만 중학교 시절 밤새워 가며 읽었던 정말 재미있던 소설.

몇 년 전에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에 선정되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지만 한국에서는 오래 전에 절판되어 헌책방을 수소문해야 구할 수 있었다. 나는 몇 군데 헌책방을 뒤진 끝에 4권으로 된 절판본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람. 리들리 스콧이 8부작 드라마, 곧 미드를 만들어 인기를 끄니 급기야 모 출판사에서 재발간했다. 이번에는 '대지의 기둥'이라는 원제에 가까운 제목으로. 그런데 권 수는 하나 줄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 고생하며 절판본을 모으던 기억은 이제 미드 주인공의 얼굴이 박힌 매끄러운 새 판본의 표지와 맞닥뜨린다. 솔직히 별로다.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에 선정되었음에도 절판된 채로 내버려 두었던 책이 미드 붐에 편승해 재발간된다는 게. 반대로 이렇게라도 다시 세상을 보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대표작 '바늘 구멍'이라든가 속편인 'The World Without End'도 출간될지도 모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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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릿 조핸슨의 농염한 듯하면서도 특유의 어리숙하고 맹한 표정을 커버에 담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사운드트랙의 일본반에는 다른 반에는 없는 50 Floors Up이라는 곡이 추가로 수록되어 있다.

나직하면서 감미롭고 조금은 권태로운 듯 무미건조하게 딩동 거리는 건반 음이 3분가량 흘러나오다 한 8분 정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12분 58초라는 러닝 타임을 볼 때 히든 트랙에서 자주 써먹던 공백 처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갑자기 스칼릿 조핸슨이 '레이디스 앤 젠틀먼 블라블라' 하더니 이내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하핫. 영화 본 사람은 알겠지만 흘러나오는 멜로디는 록시 뮤직의 More Than This, 그리고 빌 머레이가 가라오케에서 이 곡을 지독히도 못 부른다. 영화 내내 그리고 최근 십여 년 동안 여타의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보여 준 권태의 극에 달한 표정과 자세, 말투 등을 한데 녹여 내어서. 이쯤 되면 제프 버클리가 Songs To No One(1991-92)에서 레드제플린의 Kashmir를 장난친 건지 아니면 조롱한 건지 코믹하게 부른 것과 비등하다.



비디오 버전은 저작권 관계로 짤렸다. 하하. 당연한 거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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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시절 해외 음악쪽은 에어 서플라이에서 이내 뉴트롤즈나 킹크림슨 같은 프로그레시브 계열 밴드로 관심사가 넘어갔지만, 국내 음악쪽에서는 넥스트 2집에 잠시 눈이 돌아간 것을 빼면 늘 015B가 1순위였다. 뿅뿅거리는 리메이크를 앞세운 5집에 화딱지가 나기 전까지 015B의 음악은 적당히 있어 보였고 적당히 매끄러웠고 적당히 세련됐었고, 적당히 실험적이었다.

뭐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홀린 감도 분명 있겠지만, 취향상 필연적으로 서태지를 좋아할 수 없는 내게 015B는 하나의 경전이었다. 물론 모든 곡을 다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정석원이 여자에게 채일 때마다 썼다는 매끄러운 멜로디의 발라드 넘버는 싫어하는 척했지만 몰래 흥얼거리기엔 딱 좋은 곡이었고, 지금은 '어장관리'라는 말로 정리되는 개념을 선구적으로 읊은 곡도 좋았다. 그리고 그네들이 있어 보이려고 노력한 연주곡이나 사회적 이슈를 소재로 적당히 사탕발림한 곡도 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좋아하기는 했다.

인기를 얻어 가면서 이들의 장난질은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급기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나온 5집은 자신들의 곡보다 리메이크 곡을 앞세우는 자기 존재 배신 행위로 영 아니었다 싶었다. 게다가 대학에 올라가서는 산울림과 프로그레시브 계열 음악 듣기조차도 버거웠던 관계로 015B는 차차 관심에서 멀어졌다. 음울한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내가 좋아할 만한 6집도 거의 들어보지 못하고 일단 패스. 그리고 밴드 해체와 장호일의 개그짓. 하하. 그러고는 015B는 내게서 사라졌다.

나이가 먹으니 옛 노래가 좋아져 한두 장씩 사 보려던 차에 015B도 들어보려 했더니 웬걸 죄다 품절이다. 세월이 흐르면 이렇게 되는 건가? 내 기억으로는 대영기획에서 음반을 냈는데 핑클도 내보낼 정도로 잘 나가던 음반사가 망했나? 그래도 중고는 간간히 볼 수 있었지만 딱히 중고로라도 꼭 사야겠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앨범을 중고 시장을 더듬다가 그들의 베스트 컬렉션 앨범과 4집이 있길래 일단 구매했다. 2, 3집은 너무 비쌌고 1집은 없었으며, 6집은 종수가 많아 다음 기회에 사기로 한 만큼 나쁘지 않은 구매. 당연히 파이널 판타지 앨범과 7집, 싱글처럼 완연히 맛 간 앨범과 연주력을 신뢰할 수 없는 라이브 앨범은 살 일이 없다.

중고 음반을 받아들자마자 회사에서 워크숍을 가야 해서 차에서 틀었다. 베스트 컬렉션의 첫 곡 '텅 빈 거리에서'가 나오자마자 옆자리와 뒷자리에서 나오는 탄식. 77년생과 80년생인 회사 후배들에게 015B와 이들을 가장 대표하는 곡인 '텅 빈 거리에서'는 분명 옛 추억을 상기시키는 매개체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 곡을 부른 이가 윤종신이라고 하니 안 믿는 사람이 있다. 하하. 뭐 84년생 듀오에게 윤종신의 소싯적 약간 빠다 바른 미성은 이른바 리즈시절일 테니. 뭐 요즘 아해들에게 윤종신은 심하면 라디오스타 DJ일지도 모르는 마당에 그네들이 코흘릴 적에 나온 노래를 두고 놀라는 것은 일도 아니다. 그만큼 015B는 정말 옛스런, 지나간 추억일지도 모른다.

'텅 빈 거리에서'를 두고 탄식했던 77년생 후배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에 재결성 기념 공연도 친구랑 다녀왔다고 하는데, 둘 다 티켓값 10만원이 아까웠다고 한다. 그럴 만한 게 그들도 이제는 늙어 버렸던 것이다. 설사 그네들의 실력이 아무리 좋다 치더라도 그간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뭐 실력보다는 당대의 트렌드를 절묘하게 잡아내 세련되게 상품으로 포장한 게 그네들이 히트한 이유란 평도 보긴 했다. 뭐 그래도 오랜 만에 그네들의 음악을 들으니 유쾌했다. 비록 지금 들으니 손가락이 오그라드는 같잖은 가사는 애써 들은 척하지 않았지만. 하지만 두 번은 몰라도 '텅 빈 거리'에서 정도를 빼곤 세 번 이상 듣기는 힘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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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ata Forneria Marconi, 일명 PFM의 데뷔 앨범에는 Impresionni Di Settembre라는 곡이 있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9월의 인상' 정도 된다. 조곤조곤 읊조리는 듯 어쿠스틱 기타에 맞추어 나직하게 들리던 목소리는 곧 이탈리아 남정네의 열정으로 발화되고 급기야 무그의 폭풍이 몰아친다. 그리고 반복. 여름과 가을의 문턱에서 낮에는 여름, 밤에는 가을 같은 9월에 대한 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Impressioni Di Settembre - Storia Di Un Minuto(1972)

PFM은 좁은(?) 이탈리아에서 벗어나고파 영국으로 진출한다. 그 과정에서 영어 앨범을 내놓고 Impresionni Di Settembre도 새로운 버전으로 내놓는다. 이름도 완연히 바꾸어서. 사운드의 질감은 좀 더 좋아지고 멜로트론이 좀 더 강하게 몰아치나, 혹자는 완벽한 편곡으로 더 좋아졌다고 하나, 왠지 느낌은 가을과 겨울의 문턱으로 옮겨진 데다 조금은 두터운 벽에 가로막힌 느낌. 그래도 원곡이 워낙 좋으니까.


The World Became The World - The World Became The World(1974)


보너스로 근자에 있었던 일본 클럽 치타 공연 실황의 일부. 약간은 힘에 부친 듯한 목소리와 조금은 느린 연주에서 꽤 오랜 세월이 지났음을 알 수 있으나, 거의 환갑줄 닿은 이 할배들의 열정만큼은 아직 청춘이다. 허긴 저때보다 몇 년 뒤인 내한 공연에서는 회춘했는지 아예 펄펄 날아다니더구만.


Impressioni Di Settembre - Live in Japan(2002)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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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유한 책 가운데 모 인터넷서점에서 품절 또는 절판이라 뜨는 책을 목록으로 만들었다. 사실 구매 버튼 대신 '품절' '절판'이라는 문구가 뜨면 왠지 뿌듯해지면서 안도의 한숨이 내쉬게 된다.

책이 품절 또는 절판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출판사가 망해 절판된 경우, 둘째, 출판사 측에서 책이 팔리지 않아 재고 보유로 인한 손실을 줄이고자 절판시키는 경우, 셋째 개정판을 내거나 출판사가 바뀌면서 재출간되는 경우, 넷째 출판사가 피인수되면서 새 주인이 기존의 책을 털어 버리려는 경우이다. 첫째는 어쩔 수 없다치지만, 둘째와 세째, 그리고 네째는 출판사가 돈벌이에 혈안이 돼 그리 된 걸 종종 보아 왔다. 그런 책을 볼 때마다 화가 치민다. 하지만 책이 잘 팔리면 그런 일은 대체로 없으니 역시 안타깝기는 매한가지이다.

몇 가지 절판 사유를 더 알게 되어 추가한다. 그중 하나는 타국과 자국의 출판 환경의 차를 고려하지 않은 채 외서를 계약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예컨데 하드커버와 페이퍼백 시장이 다른 미국에서는 별개의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섣불리 계약했다가 피눈물 쏟는 경우가 있다. 계약은 페이퍼백으로 해놓고 하드커버로 책을 내놓으면 명백한 계약 위반이다. 바다출판사가 <역사의 원전>과 <지식의 원전>이 양장본을 절판하고 반양장을 다시 내놓은 게 이에 해당하는 사례인 듯. (이 페이지에 따르면 잘못 알았던 사실.)

그리고 저자 스스로 지나간 책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절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공저자와 다툼을 벌인 끝에 의절해 둘의 이름으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을 수도 있고, 스스로 졸저라 생각하거나 자신의 책이 지금 시일에 맞지 않는다 판단해 책이 사라지기를 원하기도 한다. 심지어 저자가 출판사(정확히는 사장)가 마음에 안 들어 절판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 번역서의 경우 외국 에이전트들이 판권료를 무자비하게 올리는 바람에 대박으로 나가는 책이 아닌 양 군소 출판사가 감당하지 못하고 판권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읽는 것이 바로 나'라는 패러디성 문구도 있지만, 무슨 자랑질 하는 것도 아니고 내/아내가 보유한 책의 목록을 공개한다는 게 다소 추잡해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구매 도서 목록도 그런 맥락에서 비공개로 돌려놓았다. 이 글 또한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아니면 목록 부분만 떼로 떼어낼까 하다가 일단 두기로 했다. 이는 이러한 품절/절판 도서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열심히 노력해 장만하라는 뜻이다. 품절/절판 도서 구매는 손품이든 발품이든 열심히 찾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이 목록을 보면서 미리 품절된 만한 책을 장만해야 한다는 뜻도 담겨 있다.


덧.

1.
품절/절판된 책 구하는 방법으로 검색해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각종 헌책방을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발품을 파는 것. 다른 하나는 해당 출판사에 연락해 사정하는 것이다. 대개 품절된 지 얼마 안 된 책은 출판사에 보관용으로 남아 있는 게 좀 있다. 잘 보이면 득템할 수 있다. 책 구하는 방법을 찾고자 하는 유입이 많아 헌책을 구하는 방법에 관한 포스팅을 따로 했다. http://camelian.tistory.com/288

2.
내가 보유한 품절/절판된 책의 권 수를 세어 보니 모두 90권이다. 흐믓하기보다는 씁쓸하다.

3.
품절과 절판의 차이를 검색어로 들어오는 유입이 좀 있다. 나도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선배에게 물으니 공식적으로 출판사에서는 절판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설사 앞으로 책을 찍어 낼 일이 없다고 해도 출판사에서는 체면치레 겸 책임 소재로부터 도망갈 요량으로 절판했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냥 품절이라고 한단다.
다만 출판권을 소멸한 경우에는 어쩔 수 절판이라고 한단다. 예를 들면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녹색평론사에서 나오다 현재는 중앙북스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럴 경우에나 절판되었다고 한단다. 아니면 출판사가 아예 망하거나 꽤 오랫동안 품절 상태로 있던 경우나 새 판본을 내놓으려 구판을 폐기했을 경우 절판이라 한다.
물론 이것은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 몇몇 출판사는 앞으로 출간할 의사가 없을 경우 절판이라고도 선언하는 듯 보인다. 예컨대 세미콜론의 신시티 시리즈 중 몇 권은 절판 딱지가 붙어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 슬쩍 일시품절 같은 면피를 붙였다가 슬쩍 품절로 바꿔 놓는데, 재고가 떨어지자마자 아예 절판 딱지를 붙여 버렸다. 이럴 때 책을 애타게 찾던 독자의 슬픔은...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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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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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펌질한 것을 재차 퍼 오고, 약간의 오탈자와 띄어쓰기를 수정했다. 볼드 친 것은 내가 소유한 앨범. 26장밖에 안 된다. 이렇게 추천해도 끝내 안 살 앨범도 적잖게 있고, 한 뮤지션의 다른 앨범을 추천한 경우도 있지만 어쩌나 저쩌나 다소 적은 수. 이게 다 캐멀, 핑크플로이드, 킹크림슨에 몰빵해서 생긴 일이라고 자부하지만 '매니아'들에 비하면 적게 산 건 적게 산 거다. 그나저나 출처는 어떻게 될까? 혹시나 원작자께서 보시면 연락 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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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ngelo Branduardi [Cogli La Prima Mela] (79)
이탈리아 계열의 명인 중 한 사람으로 본 작은 그의 중반기 걸작으로 평가된다. 초기 [Alla Fiera Dell'est]에서 들려준 동요틱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에서 그의 진기가 더욱 배가 되어 Ninna Nanna 등은 초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2. Ange [Au Dela Du Delire] (74)
프랑스에 몇 안 되는 대 그룹 중 하나로 Decamps 형제를 주축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다.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느나 명반 대열에 항상 끼는 작품이다. 장대한 스케일의 편곡과 깨끗한 리듬이 장점이며 멜로트론을 즐겨 쓰고있다.

3. Amazing Blondel [England] (72)
영국 계열 그룹으로 실력에 비해 명성은 높지 않으나 골수팬들 중에는 추종자가 많다. 3인조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믿어지지 않을 만큼 꽉 찬 느낌이며 마치 영화 한편을 본 듯하다. The Paintings는 특히 매력 만점이다.

4. Affinity [Affinity] (70)
Led Zeppelin의 John Paul Jones가 참여한 아트록 판이라 해서 콜렉터들 사이에서 최고가로 거래되었던 작품으로 급기야 93년에 시디화되었다. 그다지 큰 감흥은 없으며 재미로 들을 만하다. 어이없게 Bob Dylan의 히트곡인 Along The Watchtower를 커버하고 있다.

5. Alphataurus [Alphataurus] (73)
그 유명한 자켓으로 더 유명하게 된 이탈리아 출신의 이들은 의외의 수확이라 하겠다. 당시로서는 충격적이라 할 수있을 정도의 개성적인 분위기를 창출하고 있으며 연주도 꽤 잘한다. 가장 유명한 곡 La Mente Vola 외에 Croma, Dopo'uragano 등 들을 곡도 많다.

6. Atoll - L'araignee Mal (75)
프랑스 대표 그룹으로 여타 그룹에 비해 테크닉적인 측면이 꽤 강하다. 첫곡 Le Photographe Exorciste는 장난이 아니며 특히 반을 가득 채우고 있는 L'araignee Mal 시리즈의 구성력은 따라올 자가 없다. 80년작 [Rock Puzzle]도 들을 만하다.

7. Amon Duul II - Wolf City (72)
꽤 멋진 자켓이 우선 눈길을 끄는 Amon Duul II의 대표작이자 그나마 다른 작에 비해 들을  만한 작품이다. 독일 출신으로 Amon Duul이라는 커다란 음악 집단이 정치적인 견해 차이로 I 와 II 로 분리되었다고 한다. Surrounded By The Stars나 Wolf City 등 편곡이 깨끗히 잘 되었다. 한편에서는 [Yeti] 를 걸작으로 추앙하나 개인적으론 별로다.

8. Area [Crac] (75)
이탈리아 출신인지 불가리아 출신인지 잘 모르겠으나 여하튼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특히 재즈적인 구성 속에 그 자유스러움은 너무나 신선하다. 들을 곡이 꽤 많은데 La Mela Di Odessa, Megalopoli 등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멋지다. PFM 의 Patrik Dijvas가 눈에 띄고 이 밴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은 거의 없으나 리더인 D. Stratos는 암으로 죽었다고 전해진다.

9. Apoteosi [Apoteosi] (75)
처음 한 이탈리아 아트록 Compil 시디로 접하게 된 그룹으로 다행히 후에 시디화되었다. 이 밴드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으며 Silvana Ida이라는 여성 보컬를 주축으로 5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청아하고 깔끔한 사운드가 특징이며 연주력도 꽤 뛰어나다. Embrion는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10. Anekdoten [Vemod] (93)
80년대 이후로는 그다지 과거 선배 형들을 뛰어넘을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스웨덴 출신 Anekdoten의 [Vemod]는 온통 아트 휀들을 뒤집어 놓았는데 그 위대한 King Crimson에 견주어지기도 했다. 멋진곡들이 많지만 특히 The Old Man & The Sea는 압도적.

11. Barclay James Harvest [Once Again] (71)
영국의 대표적인 그룹으로 Poor Man's Moody Blues의 원곡자들이다. 굉장히 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본 작을 비롯해 대체로 초기작들이 명반으로 손꼽힌다. 깔끔한 John Lees의 목소리와 전반적인 연주의 조화가 뛰어나다. 대표곡으로 잘 알려진 She Said와 Mocking Bird가 들을 만하다.

12. Bloque [Hombre, Tierra Y Alma] (79)
Nu, Crack, Mezquita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대표적 그룹으로 손꼽히는 Bloque의 대표작이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선곡 구조를 가지고 있고 Gutierrez의 키보드가 사운드를 주도한다. 스페인의 핏줄답게 장엄하고 굳센 분위기다. 특히 Humanidad Inderfensa는 뛰어난 곡 !

13. Banco Del Mutuo Soccorso [Darwin] (72)
Banco라는 축약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간판 그룹으로 최근까지 활동하는 장수
밴드다. 그들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내공과 외공 모두 뛰어나다. L'evoluzlone을 비롯해750,000 Anni Fa.. L'amore 등 이탈리아 특유의 감각을 잘 살리면서 실험적인 노력도 함께 도모한 노력이 엿보인다.

14. Blocco Mentale [Poa] (73)
Titania라는 알 수 없는 레이블에서 발표되었고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Poa]는 유일한 작품이다. '정신적 결합' 정도로 해석되는 그룹 이름답게 음악도 조화스럽다. Capita, Ritorno 등 서정적이고 깔끔한 사운드가 앨범을 매운다.

15. Bread, Love And Dreams [Amaryllis] (71)
Fairport Convention과 같이 포크로 아트록 범주에 포함되는 그룹이 몇 있는데 이들도 여기에 속한다. 깔끔하고 촉촉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짜임새있게 구성했다. McNiven과Angie 등 2인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Time's The Rhief를 비롯해 Brother John 등 기분 좋은 곡들이 수록되었다.

16. Cico [Notte] (74)
Alberto Radius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그의 유명 솔로작이다. Formula 3 를 결성하여 활동한 뒤 발표한 첫 작품인데 '신선함' 그 자체다. Paolo Ormi, Ciro Cicco 등이 도와주고 있으며 Se Mi Vuoi, La Notte 등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17. Cervello [Melos] (73)
자세한 정보는 없는 그룹이나 Osanna 의 Rustici 동생이 재적해 있는 그룹이란다. 프로라기에는 조금 모자른 측면이 없지않으나 그 맛으로 좋아하는 작품이다. Canto Del Capco라는 곡이나 Scinsione, Melos 등 꽤 개성적인 사운드를 들려 주고있다.

18. Crack [Si Todo Hiciera Crack] (79)
스페인이 아트록 계열이 꽤 강한 측면을 나타내는 데 이들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간판 그룹이다. Fontaneda라는 보컬이 꽤 특이하며 Mento Hevia 의 건반 연주도 일품이다. Marchando Una Del Cid 등 잘 만든 곡들은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끌리는 건 아니다.

19. Caravan [If I Could Do It All Over Again] (70)
꽤 긴 이름을 가지고 있는 앨범으로 국내에서 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Canterbury 의 대표 Wild Flowers의 Kevin Ayers가 빠지고 재편성된 후신이라고 볼 수 있는 Caravan 은 구수한 멜로트론을 주무기로 한다. 잘 알려진 앨범과의 동명곡을 비롯해 Hello Hello 등 좋은 곡이 많다.

20. Celeste [Principe Di Un Giorno] (76)
아트휀이 아니더라도 Celeste 정도의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Celeste는 유명 그룹이다. Museo Rosenbach나 Il Sistema 등과 관련되어 꽤 계보가 복잡하다. 앨범 자켓처럼 하얀 색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같이 신선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는 데 Favole Antiche는 매우 흡족한 곡 !

21. Dr. Z [Three Parts To My Soul] (71)
시완에서 디지팩으로 발매되어 접한 Dr. Z 의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박사들로 구성된 인텔리 밴드이다. Keith Keys라는 무시무시한 작자의 음성과 건반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Watkins 의 Drum 솜씨도 장난이 아니다. 좋은 곡들이 꽤 많은 데 특히 In A Token Of Despair는 걸작 중에 걸작이다.

22. Delirium [Ⅲ] (74)
이름만으로 볼땐 무시무시한 밴드같지만 굉장히 깨끗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주무기로 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대표적 그룹이다. 어이없게 산레모 가요제 출신이라고 하며 다양한 악기 구성을 지니고 있다. 대표작인 Ⅲ에선 개인적으로는 Il Dono가 마음에 들며 전해지기는 La Battaglia Degli Eterni Piani가 명곡으로 손꼽힌다.

23. Devil Doll [Sacrilegium] (92)
아주 예전에 Devil Doll의 이 음반을 구하기 위해 별 짓을 다했던 기억이 떠오르는 데 어렵사리 구입한 후 기대한 만큼 큰 성과는 없었다. 대부분의 앨범에서 그렇 듯이 58분 짜리 Sacrilegium 달랑 한 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끝까지 들은 기억은 없다. 난 차라리 데뷔작 [The Girl Who Was Death]가 더 낫다.

24. Darryl Way's Wolf [Canis Lupus] (73)
Curved Air를 워낙 좋아해서 구입하게 된 작품인데 리더 Darryl Way의 능력은 워낙 뛰어나다. Curved Air 시절에 비해 좀 더 난해해 졌는데 Darryl Way 나름의 본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Cadenza 같은 곡을 명곡으로 불러야 한다.

25. Esperanto [Last Tango] (75)
[Danse Macabre]에 맛들려 바로 어렵사리 [Last Tango]를 구했는데 대만족이었다. 굉장히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으며 특히 Beatles의 Eleanor Rigby 편곡은 Beatles도 감동받을 만하다. 다양한 국적의 멤버들이 모인 밴드로 유명한데 그 때문에 제대로 된 음악적 평가보다는 가쉽거리 밖에 되지 않아 아쉽다.

26. East of Eden [Mercator Projected] (69)
아트록을 듣다 보면 결국 남는 건 영국 밴드다 라는 말이 있듯이 영국의 위력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Curved Air가 그렇듯이 실력에 비해 그 인지도는 떨어지는 아까운 그룹들이 꽤 많다. East of Eden도 그러한 경우에 속하는데 걸작 [Mercator Projected]는 최고로 좋아하는 앨 범 중 하나다. [Snafu]도 꽤 많이 회자되나 Dave Arbus의 뛰어난 잡기력은 본 작에서 드러난다.

27. Earth & Fire [Atlantis] (73)
네덜란드의 간판격 그룹인 Earth & Fire의 3번째 작품이다. 전작인 [Song of The Marching Children]도 들을 만하나 개인적으로는 [Atlantis]를 더 좋아한다. 미녀 Jereny Kaagman의 음성은 이보다 신선할 수 없으며 전반적으로 컨셉에 의해 잘 짜인 책과 같다. 특히 Plelude 와 Prologue는 기분을 좋게 하는 명곡이다.

28. Equipe 84 [ID] (70)
Equipe 84는 꽤 많은 음반을 발표했는데 대체적으로 여타 그룹에 비해 조금 경쾌한 편이다. Maurizio Vandelli가 리더인 듯하고 이외의 정보는 잘 모른다. La Notte Di Verita 나 Giochi D'amore는 너무나 재미있는 곡 !

29. Emerson Lake & Palmer [Trilogy] (72)
너무 유명해서 덜 애착이 가지만 잘하는 자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Nice 출신의 Keith Emerson을 비롯 Greg Lake라는 King Crimson 초기 멤버, Arthur Brown과 함께 멋진 Crazy World와 Atomic Rooster를 거친 Carl Palmer까지 초특급 구성이다. 너무나 많이 들었던 초절정 명곡 From The Beginning을 비롯 죄다 명곡이다. 개인적으론 73년작 [Brain Salad Surgery]도 추천한다.

30. Emmanuel Booz [Le Jour Ou Les Vaches] (74)
정보 부실한 프랑스 그룹으로 Emmanuel Booz라는 멋진 보컬이 이끄는 그룹이다. 부클릿을 살펴보면 내가 아는 딱한 사람의 이름이 띄는 데 프랑스의 유명 건반 주자로 꼽히는 William Sheller 정도다. 대체적으로 장엄한 스타일이며 나름대로 들을 만하다. 곡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고른다면 Esperance 정도가 그나마 좋다.

31. Fusion Orchestra [Skeleton in Armour] (73)
개인적으로 아끼는 앨범 중에 하나로 특히 여성 리더 Jill Saward의 파워풀한 면모를 내세우는 밴드다. Saward는 보컬뿐만 아니라 플룻과 건반까지 다루고 있어 리더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Talk to The Man In The Sky를 비롯 Sonata in Z 등 하드록적이면서 재즈적인 어프러치나 섬세한 플룻 연주까지 곁들여져 전혀 새로운 분위기를 창출한다.

32. Focus [Moving Waves] (73)
본 작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네덜란드 간판스타인 Focus의 인기작이다. 다양한 악기와 보컬을 맡고 있는 리더 Thijs Van Leer와 기타 Jan Akkerman의 역량이 눈부시며 오랫동안 사랑받은 Hocus Focus가 수록되어 있다. 이 외에도 5부작으로 구성된 명곡 Eruption이 들을 만하다.

33. Fields [Fields] (71)
Rare Bird의 리더인 Graham Fields 를 중심으로 King Crimson이나 Athur Brown 등과 활동했던 Andy McCulloch와 다양한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했던 Alan Barry가 합류한 그룹이다. Rare Bird적인 느낌에 각 멤버들의 개성이 녹아 들어 나름대로 새로운 사운드를 위해 노력한 듯 보인다. A Friend of Mine은 꽤 좋은 곡 !

34. Fruupp [The Prince of Heaven's Eyes] (74)
Fruupp의 걸작이라 하면 73년 첫 작인 [Future Legends]를 뽑기도 하나 개인적으로는 본 작을 더 좋아한다.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Paul Charles라는 이상한 놈의 이야기의 후속편을 다루고 있으며 그 내용답게 음악도 신비하다. 재즈적인 느낌도 풍기고 있으며 전반적으로는 클래식컬한 사운드를 전개한다.

35. Formula 3 [Sognando E Risognando] (72)
Lucio Battisti-Mogol 사단이 탄생시킨 Numero Uno의 간판 그룹이자 이탈리아의 대표 밴드로 알려진 Formula 3의 유명작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싫어하는 밴드이나 아트록 베스트에 빠지지 않는 작품이라 올린다. Lucio Battisti 원작인 Sognando E Risognando를 제대로 망쳐 주고 있어 용하기도 하다. 차라리 데뷔작 [Dies Irae]가 들을 만하다.

36. Faust [Faust] (71)
독일의 당시 전반적인 락씬은 대체적으로 기계적이거나 전위적이다. 이 계열의 사운드도 예외가 아닌데 Faust 역시 두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오히려 인더스트리얼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시기를 넘어 미래지향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다. 특히 명곡 Meadow Meal은 너무나 멋지다. 마음에 든다면 이들의 73년작 [Ouside Dream Syndicates]도 함께 추천한다.

37. Fairfield Parlour [From Home to Home] (70)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으로 Fairfield Parlour는 유명한 영국의 포크 그룹 Kaleidoscope의 후신격이다. 두 대의 멜로트론이 사운드를 매우고 있어 전반적으로 꽉 찬 느낌을 부여한다. 앨범 전체적으로 구성도있는 곡들이라 하나 버릴 것 없으나 Emily는 특히 추억의 명곡이다.

38. Genesis [Foxtrot] (72)
대그룹 Genesis 의 대표작 [Foxtrot] 이다. 물론 [Nusery Cryme]이나 [The Lamb Lies Down on Broadway] 등 뛰어난 걸작들이 즐비하지만 Watcher of The Skies의 감동은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본 작에 백미 Suppers Ready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위엄을 지니고 있다.

39. Gravy Train [(A Ballad of) A Peaceful Man] (71)
영국 출신으로 이들은 줄곧 Jethro Tull 등과 비교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Gravy Train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분위기 메이킹은 꽤 잘해 주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하드한 사운드로 매우고 있다. Alone In Georgia는 장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Jule's Delight는 블루지하기도 하다. 뭐니뭐니 해도 백미는 Messenger!

40. Gun [Gun] (68)
Gun은 아주 재미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그룹이다. 블루지하고 사이키델릭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오케트레이션까지 동원하고 있으며 팝적인 센스도 뛰어나다. 잘 알려진 곡인 Race With The Devil뿐만 아니라 너무 재미있는 곡 The Sad Saga of The Boy and The Bee, 팝 성향의 깨끗한 발라드 Rat Race, 10분이 넘는 대곡 Take Off 등 들을거리가 많다.

41. Il Balletto Di Bronzo [YS] (72)
이 분야에 있어 최고 명성을 지닌 앨범 중 하나로 굉장히 뛰어난 작품이다. 전작 [Sirio 2222]에 비해 일취월장한 작품으로 그리스 신화의 사랑의 신을 테마로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 있다. 첫 곡 Introduzione을 시작으로 Epilogo로 끝맺기까지 전개되는 혼란과 조화는 마치 유럽의 예술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다.

42. Il Giardino Dei Semplici [Il Giardino Dei Semplice] (75)
高3 때 선물로 받은 원판 엘피로 접하게 된 이탈리아의 꽤 유명한 그룹으로 본 작은 이들의 대표작이다. 나뭇잎이 인쇄되어 있어 자연 친화적인 인상을 느끼는데 음악도 마친가지로 자연스럽다. 첫 트랙과 마지막 트랙으로 들어가 있는 M'innamorai나 Tu Ca Non Chiagne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43. Holderlin [Holderlins Traum] (72)
독일 출신으로 전반적으로 깨끗하고 따뜻한 사운드를 전개한다. 포크적인 어프로치가 매우 강하며 특히 Nanny De Ruig 라는 여성 보컬이 매력적이다. Peter 나 Traum 정도가 들을 만하다.

44. It's A Beautiful Day [It's A Beautiful Day] (69)
간만에 미국 밴드를 소개하게 되는데 이름도 긴 It's A Beautiful Day는 음악적으로는 부담없이 무난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리더인 Dave의 재량이 크게 발휘되고 있으며 Hot Summer Day, White Bird 정도가 들을 만하다.

45. Il Volo [Il Volo]
역시 Fomula 3와 밀접하게 관련된 이탈리아 출신의 매우 유명한 그룹으로 Alberto Radius와 Gabriele Lorenzi가 참여하고 있다. 그나마 Formula 3 때보다는 덜 구리게 좀 산뜻한 사운드를 만들어 주고 있으며 Come Una Zanzara 등 들을 만한 곡도 꽤 있다.

46. Jethro Tull [Aqualung] (71)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없겠지만 외다리로 줄곧 풀룻을 불어왔던 Ian Anderson과 John Evans 등으로 구성된 영국 그룹이다. 타 그룹에 비해 플룻이 주가되어 이끌어 간다는 점이 특이할 사항이며 명곡 Aqualung을 비롯해 My God, Locomotive Breath 등 음악적으로 뛰어나면서도 대중적으로 인기를 끈 트랙들로 구성되었다.

47. J.E.T [Fede, Speranza, Carita] (72)
그냥 읽으면 J.E.T이지만 사실 이탈리아식 발음은 일룽고 에 티라는 이상한 이름이다. 국내에서도 꽤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신뢰, 희망, 자비를 모터로 걸고 있다. 대체적으로 무난한 연주와 사운드를 들려주며 특히 최히트 곡인 Sinfonia Per Un Re는 명곡!

48. Junior's Eyes [Battersea Power Station] (69)
명반 선집 같은 잡지에 줄곧 잘 나오는 작품인데 특히 그 유명한 Mick Wayne이 소속되어 있던 그룹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다양한 음악성을 지니고 있으며, 연주력은 두말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 Palytime 이나 White Light 정도가 들을 만하며 Rick Wakeman이 건반에 참여하고 있다.

49. Hawkwind [Warrior On The Edge of Time] (75)
앞에서 소개했던 Jethro Tull 등과 함께 영국 출신의 대표적 그룹으로 Group X의 후신으로 알려져 있다. Hawkwind는 솔직히 좋지는 않으나 본 작만큼은 들을 만하다. 역시 잘 알려진 대로 우주적인 사운드가 이끌어 가고 있고 Warriors 등 들을 만한 곡도 있다. 그러나 특성상 전체적인 감상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50. Hunka Munka [Dedicato A Giovanna G] (72)
처음 시완에서 수입되어 화장실 변기가 열리는 괴상한 부클릿으로 인기를 끌더니 라이센스까지 된 작품이다. 그룹에 대한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고 Roberto Carlotto라는 자가 이끄는 이탈리아 출신의 그룹이다. 스타일은 무난한 이탈리안다운 작품이며 Route E Sogni와 Cattedrali Di Bambu 등은 듣기 좋다.

51. King Crimson [In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69)
더이상 말할 필요 없는 작품이며 Epitaph 한 곡으로 이미 60년대 말을 대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중으로 부터도 Beatles에게 펀치를 날릴 만큼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Robert Fripp 선생 외에도 Ian McDonald, Greg Lake, Michael Giles 모두 탁월한 역량을 표출하고있다.

52. Kingdom Come [Journey] (73)
Atomic Rooster와 Crazy World를 주도한 Arthur Brown이 나름대로 야망을 가지고 만든 Kingdom Come의 대표작이다. 초기 Brown이 견지했던 사이키델릭적인 음악성을 뛰어넘어 새로운 진보 혁명을 이루어 낸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기타에 Andy Dalby가 참여하고 있으며 Gypsy, Superficial Raodblocks 등이 들을 만하다.

53. Kaipa [Kaipa] (75)
Kaipa 역시 내가 좋아하는 그룹으로 Sweden 출신의 4인조 밴드다. 대충 무난한 음악을 전개하고 있지만 되풀이하여 들을 수록 진국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Musiken Ar Ljuset는 뛰어난 곡이다.

54. Lucio Battisti [Umanamente Uomo: Il Sogno] (72)
아트록 계의 거물이라 할 수 있는 Lucio Barristi의 대표작으로 추억의 명곡 Sognando E Resognando의 감동은 잊을 수 없다. Numero Uno 사장의 아들로 음악적 환경에서 자라 충분히 그 토양은 마련되어 있었으며 Mogol과의 조우는 그 음악성에 큰 기여를 했다. I Giardini Di Marzo라는 또다른 명곡을 비롯 반드시 소장해야 할 작품이다.

55. Los Canarios [Ciclos] (74)
Los Canarios 역시 빠지지 않는 그룹으로 이미 [Ciclos]는 놀라지도 않을 만한 대표작이 되어 버렸다. 예닐곱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건반 주자인 Teddy Bautistaa를 중심으로 견고한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비발디의 [사계]를 편곡한 4 절로 구성되어 있다.

56. Mellow Candle [Swaddling Songs] (72)
이미 국내에 소개되어 큰 힛트를 기록한 작품으로 두 명의 청아한 여성의 목소리가 큰 특징이다. 포크적인 어프로치와 신선한 연주가 잘 녹아들어 마치 동화 한편을 연상시킨다. Heaven Heath, Silver Song 등 전체적으로 예쁘고 깨끗한 곡들이 주를 이룬다.

57. Mezquita [Recuerdos De Mi Tierra] (79)
스페인 출신의 그룹으로 나름대로 민속음악을 중심으로 감칠나게 잘 만들어 나가고 있다. Jose Rafa, Randy 등 4 명으로 구성된 것 외에는 정보가 없다. Ara Buza 등을비롯해 전반적으로 스페인 풍의 개성적인 곡들이 수록되어 있어 가끔 즐기기에 좋은 앨범이다.

58. Mr. Sirius [Dirge] (90)
일본은 꽤 아트록 계열의 뛰어난 그룹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특히 Mr. Sirius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플룻을 비롯해 건반, 기타까지 맡고 있는 Kazuhiro Miyatake의 역량이 발휘되어 Fanfare..Legal Dance, A Land Dirge 등 서양 그룹들을 손쉽게 따돌릴 만한 수준 높은 연주가 인상적이다.

59. Novalis [Sommerabend] (76)
독일 출신으로 구성도 높은 연주를 들려주었던 Novalis의 대표작이다. 시적이고 철학적인 가사에 걸맞게 낭만적이고 시원한 연주를 펼친다. 특히 뒷면의 다섯 장으로 구성된 Sommerabend에선 이들의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과시하고 있다.

60. New Trolls [Concerto Grosso Per.1] (71)
몇 년 전만 해도 New Trolls는 소수층에 의해 사랑받아 왔지만 몇 번 유명세를 타면서 그 본질이 잘못 인식되기도 했다. 여하튼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걸작 Allegro와 Adagio의 연속적인 감동은 Candeza, Shadows로 이어지며 배가 된다. 언제 들어도 감동이 밀려오는 것을 주체 할 수 없다.

61. Osanna [L'uomo] (71)
Fonit Cetra 레이블의 대표격 그룹으로 이미 명곡 Temme로 국내에서 사랑받은 바 있다. 이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음악성을 구사하고 있다. Introduzione로 시작해서 Lady Power로 끝날 때까지 귀를 땔 수 없을 만큼 집중을 유도한다. 개인적으로는 [Milano Calibro 9]이라는 작품도 좋아한다.

62. Pulsar [Halloween] (77)
프랑스 계열 그룹 중 Shylock과 함께 그나마 들을 만한 그룹인데 나름대로 특색 있는 사운드를 구사한다. Holloween을 주제로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특히 Lone Fantasy와 Halloween Song은 괜찮은 곡이다. Jacques Roman이라는 건반 주자의 실력이 꽤 쓸 만하다.

63. Picchio Dal Pozzo [Picchio Dal Pozzo] (76)
솔직히 아주 재미있는 자켓에 반해 구입하게 된 앨범이지만 알고 보니 New Trolls의 De Scalzi 친동생이 참여하고 있어 유명한 작품이었다. 물론 De Scalzi 역시 본작에 참여해 주고 있고 Celeste도 우정참여하고 있다. 여타 재즈록 그룹들의 앨범들이 오매의 위험도가 큰 것을 생각하여 볼 때 본 작은 나름대로 살 만한 가치가 있다.

64. Pallas [The Sentinel] (84)
Live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나 헤비하여 실망한 바 있는데 2집인 본 작은 과거 선배 형들의 음악성에 절대 뒤쳐지지 않는 개성있는 작품으로 Pallas를 다시 인식한 경험이있다. 80년 대가 그렇듯이 뛰어난 연주 실력과 과거의 대곡 구성을 그대로 닮은 온고지신의 정신이 들어나 있고 전작 [Arrive Alive]에 비해 훨씬 발전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특히 Eyes In The Night는 멋진 곡 !

65. Pavlov's Dog [Pampered Menial] (75)
멋진 자켓으로 눈길을 끄는 본 작은 그 가치에 비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굉장히 많은 멤버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Surkamp의 보컬은 압도적이다. 이들의 연주 실력도 놀랄 만큼 뛰어나며 Julia, Song Dance 등의 멋진 곡들이 작품을 가득 매우고 있다.

66. Premiata Forneria Marconi [Per Un Amico] (72)
축약하여 PFM 이라 하여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두고 있는 Numero Uno 소속 밴드다. 개인적으론 역시 결코 좋아하지는 않지만 빼놓기에는 또 섭섭하다. 첫 곡 Appena Un Poco는 꽤 들을 만하고, 구성력 있는 장대한 곡들이 계속 이어진다.

67. Popol Vuh [Hosianna Mantra] (73)
독일 출신으로 신비로운 음악성을 견지했던 Popol Vuh이다. Florian Ficke를 중심으로 Gila 의 Conny Veit를 비롯 Amon Duul의 Flank Fiedler 등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본 작에선 윤이상의 딸이라는 정 윤이 참가하여 잘 알려지게 되었다. 깔끔하고 신비로운 사운드로 이끌어 가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꽤 괜찮은 작품이다.

68. Procol Harum [Grand Hotel] (73)
영국을 대표했던 그룹 중 하나로 Gary Brooker와 후에 가입한 Robin Trower를 중심으로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Grand Hotel을 비롯 A Souvenir of London 등의 감동 어린 곡들이 인상적이다.

69. Quella Vecchia Locanda [Il Tempo Della Gioia] (74)
같은 국가의 PFM과 같이 QVL이라는 약어로 많이 불리우는 '저 오래된 여인숙'이라는 뜻의 그룹이다. 재미있는 자켓으로 만들어진 두 번째 작인 본 작은 전반적으로 현악과 건반이 잘 조화되어 고풍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첫 곡 Villa Dori Pamphili의 멋진 출발에서 이어지는 감동의 곡 A Forma Di... 등 들을거리가 많다.

70. Refugee [Refugee] (74)
Patrick Moraz를 중심으로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깨끗하면서도 정교한 사운드를 들려 준다. 특히 Moraz의 뛰어난 재능이 앨범을 전반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데, Credo라는 곡에서의 으르간 연주는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작품이다.

71. Strawbs [Bursting At The Seams] (73)
초기 포크 지향의 그룹으로 시작하여 점점 질적으로 발전하여 [Grave New World]를 비롯 [Hero And Heroine] 등 걸작들을 남겼다. 본 작 역시 Strawbs 의 전성기인 70년대 초반에 발매된 작품으로 다양하고 실험적인 사운드를 견지하고 있다. 감동적인 곡 Tears & Pavan 을 비롯해 들을 거리들이 꽤 많다.

72. Sagrado [Farol Da Liberdade] (91)
본디 Sagrado Coracao Da Terra라는 꽤 긴 이름을 지니고 있는 브라질 그룹으로 Marcus Viana를 중심으로 독특한 바이올린 연주를 특징으로 한다. 90 년대를 대표할 만한 그룹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의 뛰어난 실력이 십분 발휘된 본 작은 Danca Das Fadas 등 특색있는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73. Sandrose [Sandrose] (72)
프랑스 출신으로 Jean Pierre Alarcen과 Rose Podwajny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어여쁜 Rose의 청아한 목소리와 더불어 Henri Garella의 멜로트론이 잔잔히 잘 조화되고 있어 나름대로 개성 있는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본 작에선 Vision, Old Dom is Dead 정도가 들을 만하다.

74. Triade [1998: La Storia Di Sabazio] (73)
사실 Triade는 이탈리아 본 국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이라 하나, 모 국내 레이블에서 마크로 쓰고 라이센스까지 하여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 굉장히 세련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 특히 Espressione는 정말 멋진 곡이다.

75. Triumvirat [Spartacus] (75)
국내에 For You라는 곡으로 히트하게 된 Triumvirat는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독일 출신이다. 본 작은 뛰어난 구성력과 연주가 일품인데 특히 Hans Fritz의 거만한 듯한 음성과 멋진 건반 플레이는 매우 영국적이다. 특별히 흠잡을 때 없는 무난한 작품이며 [Old Loves Die Hard]라는 Triumvirat답지 않은 76년 작도 추천한다.

76. Tarantula [Tarantula] (77)
스페인 출신으로 Rafael Cabrera라는 꽤 멋진 음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멤버 구성원 외에는 그다지 정보는 없으며 나름대로 실력들은 다 출중하다. Recuerdos, Lydia 정도가 들을 만하다.

77. Tai Phong [Windows] (76)
한때 국내에서 커다란 호응을 받은 Tai Phong은 베트남과 프랑스의 혼혈인 Khanh을 중심으로 결성되어 꽤 서정적인 사운드가 주가 되는 프랑스 그룹이다. 전작 [Tai Phong]의 Sister Jane이라는 멋진 곡이 기억난다면 본 작에 수록되어 있는 Games도 만족할 듯하다.

78. Trace [Trace] (74)
네덜란드 출신으로 Focus의 드러머인 Pierre Van Linden이 소속되어 유명하다. 모든 멤버의 뛰어난 연주 실력이 십분 발휘되고 있으며 특히 Rick Van Linden의 건반 파트는 놀랄 만하다. The Death of Ace, A Memory 등이 들을 만하다.

79. Uno [Uno] (74)
Fonit Cetra 소속의 그룹으로 특이하게 영어로 노래하고 있다. 게다가 다분히 팝적인 느낌이 풍기며 Saxophone 파트가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Popular Girl, Goodbye Friends 등 이쁘장한 곡들을 비롯 이색적인 곡들이 많아 기존 이탈리아 출신의 그룹들과는 많은 차별성이 돋보인다.

80. U.K [Night After Night] (79)
Eddie Jobson, Bill Bruford, Allan Holdsworth, John Wetton 등 슈퍼급 뮤지션들이 출범시킨 프로젝트로 Allan과 Bill이 탈퇴한 뒤 또다른 스타 Terry Bozzio가 가입하여 녹음한 세 번째 작품이다. Rendezvous, Alaska 등 어쩌면 이들로선 당연한 멋진 연주를 해 주고 있다.

81. Van Der Graaf Generator [Godbluff] (75)
그 유명한 Peter Hammill이 이끌었던 그룹으로 개인적으로도 꽤 좋아하는 밴드다. 71년작인 [Pawn Hearts]가 많이 알려진 편이나 본작 역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Peter 의 카리스마뿐더러 Hugh Banton의 건반과 David Jackson의 각종 관악 등의 연주 실력이 모두 뛰어나다.

82. Wallenstein [Mother Universe] (72)
中3 때 담임 선생님이 녹음해 준 테잎에 담겼던 곡으로 개인적으로도 추억이 많은 눈물의 곡 Mother Universe가 수록된 독일의 Wallenstein의 대표작이다. 국내에도 본 작을 좋아하는 사람이 꽤 되는 데, 전반적으로 우주적이면서 따뜻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구수한' 작품이다. 그 외 들을 곡이 꽤 되는데 Braintrain, Dedicated to Mystery Lands 등 좋은 곡이 많다.

83. Wally [Wally] (74)
예전에 음감회에 튼 기억이 있는 The Martyr가 수록된 앨범이다. Wally는 영국 밴드임에도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밴드이지만 실력은 꽤 출중하다. 영국적인 사운드와 포크풍의 어프로치가 매력적인 작품으로 The Martyr를 비롯하여 What To Do 등이 들을 만하다.

84. Yes [Close To The Edge] (72)
명작 [Fragile]을 발표하고 음악적 기운이 달아오른 좋은 시기에 발표된 작품이다. 따라서 멤버들 간의 팀웍과 연주 실력이 극에 올라 있어 거의 완벽한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And You And I를 비롯 Siberian Khatru까지 뛰어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 이 앨범까지가 Yes의 음악적으로 마지막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85. Zao [Z=7L] (73)
프랑스 출신으로 Magma의 몇 멤버들이 나와 만든 밴드라고 한다. 나름대로 깨끗하고 귀에 잘 들어오는 사운드를 만들어 주고 있다. Marochsek, Arart 등이 들을 만하며 Maurici Platon이란 자는 꽤 노래를 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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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nits
,
1.
아내와 아이가 일주일 동안 처가에 가 있는 동안, 작년 이사 후 여태 하지 못했던 책 정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격이 안 맞는 책끼리 '가오' 떨어지게 등을 맞대고 있는 일도 참 뵈기 싫기도 하지만, 뭔 책이 어디 있는지 몰라 있는 책을 또 살 것 같은 불안감이 때때로 엄습했다. 매일 야근해야 하는 처지이긴 하지만, 이때가 아니면 언제 올지 모를 '그때'[각주:1]까지 책 정리는 언감생심, 그저 꽂힌 순서를 외우는 게 더 나을 게 뻔했다.[각주:2] 하지만 책 정리라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내가 책 사는 패턴을 보면 의도했든 아니 했든 '가오'라는 말을 빼놓을 수 없다. 책의 상당수가 두툼한 양장본이고, 책장에도 안 들어갈 만한 사이즈의 커다랗고 무거운 책도 제법 있다. 사는 책의 분야도 철학이나 역사를 위시한 인문학이나 교양, 미술 분야가 많다. 물론 만화책도 적지 않다. 이러니 책의 권수는 늘어나고 책 한 권 자체가 묵직한 게 많다.

2.
처가에서 돌아오는 날부터 매일 두세 시간씩 책 정리를 했다. 먼저 책을 책장에서 다 끌어내 분류했다. 천 권이 넘는 것으로 측정되는 책을 분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모든 책이 딱딱 분류되는 것도 아니다. 목차라도 읽어 봐야 분류되는 책도 제법 있으니 분류 자체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내가 분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망정이지 이 짓 할 짓 못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이 다가 아니다. 한 절반쯤?


분류 다음 단계는 서가 배치. 아내는 자기가 공부할 철학과 정치사상/철학 쪽은 서재방에 놓아달라고 부탁. 그런데 이 책들이 앞서 말한 '가오'를 뽐내기에 적합한 책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서가에서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쪽에는 어떤 책을 놓아야 할까? 미술/사진/건축을 배치할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경제학 책을 꼽기로 했다. 그래 내가 명색은 경제학과에 8년 반이나 적을 두다가 졸업은 한 사람 아니던가. 그리고 대외적으로 폼이 안 나는 만화책은 제일 아래쪽 구석에, 그중에 대여점용 코믹스는 신발장 옆 수납장으로.[각주:3] 그리고 아내의 오래된 잡지는 베란다 구석 수납장으로. 그다음부터는 역사, 교양 책 중심으로 거실 서가를 배치했다. 그리고 문학이나 사회 분석 같은 생각보다 부부의 관심을 덜 받고 의외로 폼도 안 나는 책은 서재 서가로.

3.
물론 이렇게 배치하는 와중에 책의 먼지를 털어내면 좋으랴만, 도저히 그렇게 했다간 일주일 내에 작업을 끝내지 못할 듯. 그래서 손과 발에 먼지 때가 진득진득 달라붙는 것을 눈 감고 일단 꽂아 버렸다. 그런데 이사 와서 버려진 책장도 하나 주어 오고, 책장 외 수납장에도 넣고, 유아와 육아는 아예 서가에서 빼놓고 건넌방에 둘 생각이었는데도, 책장이 부족한 상황 발생. 뭐 그동안 겹겹이 꽂아 둔 책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이럴 수가. 결국 의도와 달리 책을 다른 책 위에 쌓아야 하는 상황 발생. 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겹겹이 쌓아 뒤 책이 안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면 난감. 다행히 애초에 분류를 포기한 시디와 디비디만 그리 하는 선에서 난감한 상황은 모면했다.

하지만 좀체 계통과 장르를 알 수 없이 마구 꽂아진 시디와 앞뒤로 겹겹이 쌓여 뭐가 있는지도 알 수 없는 디비디는 이번 정리의 루저들. 좀 불쌍하지만 니들은 정황상 뒷전이다며 달래 주었지만 에휴. 그래도 이것들은 책에 비하면 정리는 껌이니 다시 여유가 생기면 재차 작업을 해야지. 수납박스 같은 것도 좀 구해 봐야 하고.

이제 남은 건 유아와 육아 책을 건넌방 수납 박스에 꽂아 두기만 하면 된다. 물론 집안 전체가 책에서 떨궈진 먼지로 가득해 가족 건강이 심히 위태로우므로 쓸고 닦고 해야 하지만, 그리고 은근히 발생한 정체 불명의 잡동사니도 정리해야 하고. 남은 건 오늘 밤 하루 달랑. 그래도 가능할 듯싶다.

3.5.
남은 유아와 육아 책도 정리. 잡동사니 상당수를 정리하고 청소까지 완료해도 정리할 것은 여전히. 그리고 기약할 수 없는 시디와 디비디 정리.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리(?)된 거실 책장. 저거 4칸치 서재방 책장도 완료. 정리는 해도 '가오'와는 거리가 좀 멀다.




4.
다시는 이사 가기 싫다.
책 좀 그만 사야겠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을 결심.

  1. 심지어 다음 이사, 나아가 몇 번의 이사를 끝내고 나서일 수도 [본문으로]
  2. 실제로 가오선생은 이렇게 한단다. [본문으로]
  3. 때마침 박쥐가 아이디어를 주었다. 그런데 수납장 사이즈가 그지같아서 겹겹이 쌓아야 하는 상황 발생. 하지만 이게 어디냐? [본문으로]
Posted by Enits
,
시디를 사다 보면 좀체 못 구하는 것들이 좀 있다. 뭐 해외에서 구해 보려면 어느 정도는 해 볼 만하지만, 환율 탓에 돈이 꽤 들고 무엇보다 예전에 아마존에 사기당한 게 있어 해외 구매에는 극소심해져 있다. 결국은 중고 음반몰을 곁눈질하거나 가뭄에 콩 나듯 들어오는 수입품을 노려야 하지만, 이것 역시 언제 가능할지 모르는 것.

언제쯤 구할 수 있을지.

Camel
- Never Let Go  
- Pressure Points - Camel Live In Concert
- Paris Collection
- On The Road 1972
캐멀의 스튜디오 앨범은 모두 갖추었고, 이제는 라이브 앨범을 하나 둘 모으고 있다.

Renaissance
- Turn Of The Cards    
- Live At Carnegie Hall
르네상스 공연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국내에서 르네상스 신품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중고도 거의 안 나온다. 카네기홀 실황은 아깝게 놓쳤다.

Pink Floyd
- Delicate Sound Of Thunder
핑크플로이드 정도는 언젠가는 수입되어 들어올 거라는 강한 믿음이 있다.

Richard Wright
- Wet Dream
하지만 일개 멤버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앨범은 언제 볼 수 있을까?

Patrick Moraz
- Windows Of Time  
사실 이거보다는 빌 브루포드와 함께한 "Flags"가 땡긴다. 어쨌든 시디로 Karu를 듣기란 좀체 쉽지 않다.

Klaatu
- Sun Set: 1973-1981
중고로 나왔을 때 미적거렸더니 놓쳤다. 언제 재회할 수 있을까?

Trace
- Trace   
- Birds
영국도 이태리도 아닌 네덜란드 프로그레시브 밴드의 앨범 누가 수입할까?

Mauro Pelosi
- La Stagione Per Morire
정녕 구할 수 없단 말인가?

Dalton
- Riflessioni : Idea D'infinito  
중고가 나올 법도 한데 좀체 보이지 않는다.

Ibis
- Ibis
역시... 중고도 수입도 보이지 않는다.

Banco Del Mutuo Soccorso
- ...Di Terra
- Io Sono Nato Libero
- Come In Un'ultima Cena
아주 못 구하는 건 아니지만 가격이 ㅎㄷㄷ하다.

Jeff Buckley
- Diamonds From The Pavement: The Ultra Rare Tracks, Vol.1
- Screaming Down From Heaven: The Ultra Rare Tracks, Vol.2
- The Live Show, The Life In Between (BOOTLEG)
생전 스튜디오 앨범은 꼴랑 한 장 냈는데 별 희한한 앨범이 다 있다. 그리고 강렬하게 땡긴다.

Eric Burdon And The Animals
- Roadrunner
이 앨범에 실린 Paint It Black 라이브 버전을 강력히 듣고 싶다오.

Pete Ham
- Golders Green
위다츄의 원형을 시디로 듣고 싶은데 사라져 버렸다.

Badfinger
- Ass
중고가 있긴 한데 좀 비싸다. 그래도 살 만은 한데...

Tindersticks
- First Album
- Second Album
- Curtain
- BBC Sessions
초창기 컴필이면 될 줄 알았는데 부족하다.

Shearwater
- Everybody Makes Mistakes
- Palo Santo
- Thieves
- Golden Archipelago
은근한 매력. 딱 사기엔 망설여지지만 막상 사면 만족하는데 살 수가 있어야지.

Explosions In The Sky
- How Strange, Innocence
- The Earth Is Not A Cold Dead Place    
- Those Who Tell The Truth Shall Die    
그래도 그나마 종종 수입되는 거 같은데 최근엔 잘 안 보이네.

Eugen Cicero
- Jazz Bach
인벤션 4번에 뻑 갔지만 언제까지 MP3로 들어야 하는지.

David Darling
- Eight String Religion
맥아리 없는 다른 버전이 아니라 이 앨범의 버전을 듣고 싶다고.

High Fidelity Soundtrack
괜찮다는 썰은 무성하나 사라져 버렸다.

Pi Soundtrack
클린트 맨셀의 후속작을 들으니 이 앨범이 몹시 궁금해졌다.

하이 미스터 메모리 (Hi, Mr. Memory)
- 1집 안녕, 기억씨
정작 뮤지션조차도 한 장밖에 없다고 했던가?


추가
Focus - Moving Waves
햄버거 콘체르토 앨범 갖춰 놓고 까먹고 있었다. 포커스의 앨범은 한 장도 없었다는 것을. 컴필레이션이라도 한 장 있어야 하는데. 물론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Eruption이 없긴 하다.

Posted by Enits
,
슬립워커 님의 음반몰을 뒤지다 한 앨범에 시선이 멈추었다. Darryl Way's Wolf의 데뷔 앨범 "Canis Lupus". 늑대의 학명을 타이틀로 한 이 앨범은 커버에도 늑대(개처럼 보이지만 뭐 둘은 사촌이니까)를 담았다. 오래 전에 "아트록 음반 가이드"에서 이름만 보았는데, 호기심이 생겼다. 그의 이전 밴드인 Curved Air는 몇 번 듣기는 했으니까 비슷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었다. 마침 슬립워커 님이 국내에서 인기 얻은 곡이라며 McDonald's Lament를 소개한지라 유튜브에서 검색, 그리고 청취.

오옷! 이런 느낌 참 오랜 만이다. 바이얼린인지 비올라인지(도대체 음악 몇 년을 들었는데 둘의 소리를 구분하지 못하다니) 아무튼 대릴 웨이의 애절한 연주는 '만가'라는 제목을 그대로 살려 주며 심장을 저며 버렸다.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연주에 술 생각만 간절. 아, 남들 다 휴가 가는 시즌에 평생 여름 휴가 한번 못 가 본 설움이 북받치는 이런 건. 아무튼 한번에 뿅 가 버린 탓에 원래 사려고 마음먹었던 배드핑커의 "애스"를 장바구니에서 삭제. 그런데 아뿔사 며칠 지난 뒤에 다시 보니 누가 사가 버렸다. 슬립워커 님 말대로 중고는 한번 마음이 동할 때 서슴없이 카드를 긁어야 하건만.

그래도 간만에 한 장 건졌다. 물론 앨범 전체적으로 보면 이 곡 정도의 임팩트를 주는 곡은 없지만 그래도 못 들을 만한 곡은 하나 없으니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 앨범은 국내에 그리 많이 들어오지 않은 앨범인 만큼 잘 사기는 잘 산 거다.




덧.
제목의 맥도널드는 앨범을 프로듀싱했다는 이언 맥도널드를 말하는 건가? 그런데 그의 만가라고 하면 왠지 그가 죽었을 것만 같다. 물론 이언 맥도널드는 이후에 포리너로 히트쳤으니 그가 죽었을 리는 없고. 흠...
Posted by En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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