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종종 시디를 듣는데 비틀즈의 컴필레이션 앨범 중에서 일명 레드 앨범이라 불리는 '1962-1966'의 첫 번째 시디를 트니 아이가 좋아한다. 특히 She Loves You의 후렴구 '예예예예'를 따라 부르는데... 거참. 아이도 좋아하고 아이의 반응도 재미있어 몇 차례 더 시디를 트니 아이는 아예 노래를 따라 부른다. 심지어 음악을 더 듣겠다고 차에서 안 내린다고 떼를 부르는 상황이 벌어져 난감하기까지.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애가 영어로 노래를 부르니.

아내 말로는 비틀즈 초기의 음악은 일반적인 동요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는데, 간결한 멜로디, 반복적인 리듬, 경쾌한 분위기, 매끄러운 하모니, 일리 있는 말이다. 앞서 말한 부작용도 있어 산울림 동요 앨범도 틀어 줬는데 비틀즈 만큼의 호응은 없다. 사실 비틀즈도 그 앨범에 수록된 첫 네 곡인 Love Me Do - Please Please Me - From Me To You - She Loves You를 좋아할 뿐 뒤에 이어지는 곡은 네 곡에 비하면 호응도는 그저그런편. 다섯 번째 곡 I Wanna Hold Your Hand도 별로고 시대를 넘어선 한국인의 애창곡 Yesterday도 별로라 한다. 허긴 아들에게 지난날이란 뭐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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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에서 조르주 심놈의 메그레 반장(경감이 익숙하지만 뭐) 시리즈를 내놓을 거라면서 "조르주 심농라는 책을 내놓았다. Buzzbook이라는 시리즈의 2권인데, 열린책들에 따르면 신간예고매체로 "중요 작가의 신작이나 저술을 펴내기 전에 저자나 책에 대해 미리 귀띔해 주는 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재미있는 건 이 책의 정가는 750원이다. 신간임에도 20% 할인이 적용되는데 이런 책은 도서정가제의 범위 외의 책인가 보다. 750원이라는 가격도 파격적이지만(버즈북 1권은 666원이라 덜 파괴적이긴 하다) 무엇보다 224쪽이나 되는 쪽수는 더욱 파격적이다. 대체로 흑백 인쇄이지만 몇몇 페이지는 컬러 인쇄되어 있다. 적어도 두 대는 컬러란 말인데... 대충 셈해도 이거 팔아 봤자 종이값이나 나올까 싶은데, 즉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책이다. 정말 이상한 책이다. ^^;

열린책들이야 매년 개정판을 내놓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로 손해 보는 장사에 재미들리더니 이제는 버즈북이라는 요상(?)한 매체로 진정 대인배로 등극하는 듯. 뭐 한국에서 추리소설 매니아를 빼고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조르주 심농의 책을 시리즈로 내놓는다는 것부터 이미 대인배 아닌가? 책 날개에는 무려 20권의 목록이 적혀 있다. 심지어 현존하는 유일한 심농 저작인 '13의 비밀'은 20권 안에 없다. 다시 보니 책 뒤쪽에는 들은 바 있는 75권 목록이 있다. 오우 대인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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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작들을 모사한 복제품들은 놀라워요. 왜냐하면 그것들은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하거든요. .... 말하자면 사심없는 가짜들이죠."
- "어느 박물관의 지하"(마르크-앙투안 마티외/김세리/열화당/2007)

열화당에 들렀다가 이 책의 플래카드에 적힌 이 문구에 반해 버려 결국 책을 샀고 아예 이 시리즈를 사 버렸다. 아름다운, 그리고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유럽에는 이런 만화도 있다. 부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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